상단여백
HOME 칼럼·연재 이정민 칼럼
가을하늘 공활한데···
이정민 기자 | 승인2017.09.03 16:20

길거리에서 조금씩 구린내가 날라 오기 시작했다. 가을이 왔다는 냄새다.
불쾌한 냄새지만 또 한 해가 그리고 시간이 냉큼 흘러갔다는 신호다.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은행나무의 냄새다.

가을만큼 수식어를 많이 달고 다니는 계절이 있을까?
정확한 뜻도 모르고 남발하는 ‘공활’ . 가을하늘이 공활하다는 말부터 하다못해 사용도 하지 않는 가을 우체통, 가을 계단, 가을 편지 등 가을은 온갖 것들에 의미를 부여하게 되는 계절이다. 의도적으로 고민하고 사색하게 만드는 계절이다.

같은 사계절 여행상품이라도 가을 여행 상품은 왠지 풍성해 보이는 듯하다.
봄 여행은 새 신을 신고 외출을 나가는 냥 새로 만나는 연인과 여행을 가는 듯하고 여름 여행은 친구 또는 사랑하는 이와 단 둘이 바다로의 여행을 꿈꾼다.

하지만 가을 여행은 가족 또는 부모와 함께 가야 할 것 같은 느낌은 필자만의 생각은 아니었으면 좋겠다.

올해 가을 여행 상품은 모두 추석 연휴에 맞춰져 있다. 상품가는 이미 최고치를 넘었고 올해 마지막 ‘대목’을 앞둔 업체들의 기대감 역시 최고치다.

하지만 이 모두가 일부 업체에만 집중돼 있다는 점이 우리의 가을을 초라하게 만든다.

‘공활’해야 할 가을 하늘이 ‘공허’한 하늘로 변해버린 건 비단 그들만의 책임은 아닐 것이다.

분명한 것은 불공정한 게임의 룰에서 나온 예견된 결과이자 악순환의 반복이다.

소비자는 매우 영리하며 빠르고 이기적이다. 자신에게 불리한 조건이면 뒤도 안돌아보고 심지어 심한 거부감까지 서슴없이 드러낸다.

같은 시장, 한 가게에서 안 좋은 상품을 팔 경우 옆 가게로 가지 않는다. 아예 시장을 바꿔버린다. 다소 비싸거나 불편해도 말이다. 이것이 지금의 여행트렌드며 변화 추세다.

이미 소비자들은 버릇처럼 찾아갔던 시장을 외면하기 시작했다. 굳이 시장안, 상인들의 유통구조와 불공정한 거래는 알 필요가 없다. 상품에 고스란히 반영돼 있기에 눈치 빠른 소비자들은 이미 다른 시장을 찾아가고 있는 것이다.

연인사이에서의 만남과 이별은 어쩌면 ‘인연’일 수 있지만 냉혹한 시장경제에서는 ‘이익’이다. 싸건 비싸건 나에게 이익이 된다면 소비자는 찾는다. 하지만 지금의 이 시장은 소비자에게 떠나라고 밀어내는 불공정한 유통 구조를 갖고 있다. 다른 시장으로 옮겨간다 한 들 똑같은 DNA를 갖고 가봐야 그게 그거고, 거기서 거기다.

소비자를 다시 끌어 모으는 일, 지금의 시장에서 변해야 하며 바꿔야 한다.

가을.
모두가 ‘공활’한 가을 하늘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

참고로 ‘공활(空豁)’의 사전적 의미는 ‘텅 비고 매우 넓다’라는 의미란다.

 


 

이정민 기자  ljm@traveldaily.co.kr

<저작권자 © 트래블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정민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회사소개기사제보광고안내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04522) 서울특별시 중구 무교로 16 (체육회관빌딩) 608호   |  대표전화 : 070-5067-1170/010-2678-5455
발행일자 : 2015년 7월 15일  |  등록번호 : 서울 아 03741  |  등록년월일 : 2015년 5월15일  |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정민
Copyright © 2021 트래블데일리. All rights reserved.  |  ljm@traveldaily.co.kr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