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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감각
이정민 기자 | 승인2017.09.24 19:10

끈질기게 ‘바로크’를 물고 늘어지는 체코.
올해도 어김없이 체코에서는 바로크 시대의 문화와 건축, 음악, 미술 등을 주제로 축제를 열었다.
갖고 있는 바로크자원이 워낙 풍부하니 무엇 하나를 내세워도 존경과 감탄의 연속이다.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그대로의 자원 그리고 무서우리만큼 철저한 관리와 보존이 가히 존경할 만한 수준이다. 흔히 현대적인 것이 편하고 아름답다 생각하지만 체코를 비롯한 중세 유럽의 도시들을 여행하다보면 오래된 것이 가장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보존의 힘’을 가장 잘 보여주는 체코는 여행자에게 아름다운 풍경 외에 다시찾고 싶은 또는 살고 싶다는 말을 꺼내게 하는 ‘힘’이 있는 여행지다.

여행에 동원되는 인체의 감각은 여러 가지다. 먼저 상상한다. 그리고 상상한 것을 보게 되며 감탄한다. 1차적으로 동원되는 감각은 시선이며 입에서 나오는 말이다.

보는 것 만큼 여행에서의 ‘말’(언어)은 여행의 성패(?)를 가늠하는 척도다.

중국 인바운드 가이드 중 일부 몰지각한 가이드들의 경복궁 설명이 날조에 가까운 엉터리 설명으로 문제가 됐던 일을 기억한다. 그들의 특징은 역사적 사실을 이상한 방향으로 비틀거나 첨가하거나 왜곡한다. 하지만 장소에 대한 명확한 지칭은 지킨다. 그도 그럴것이 대부분의 고궁은 그들의 문자로 표기돼 있기에 어쩔 수 없는 노릇이랴···

한국인은 항상 세계를 놀라게 한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상상 그 이상의 것’을 보여준다.

다시 체코로 돌아가서···
수도 프라하. 프라하에서 가장 많은 여행자들이 모이는 까렐교(까를교로 알려지지만 정확한 명칭은 까렐교다)

한국인지 중국인지 체코인지 어딘지 헷갈릴 정도로 세계 각국의 많은 여행자들이 모인 곳이다. 단연 한국과 중국의 숫적 압승이다. 이곳에 이토록 많은 이들이 모이는 이유 역시 영화속에서도 보지 못했을 법한 ‘위대한 풍경’이 있기 때문이다.

까렐교의 역사, 의미, 낭만도 있지만 여행의 첫 번째 감각인 시각을 통한 감탄과 두 번째 감각인 입을 통한 탄성이 여지없이 흘러나오는 곳이다.

그런데 말이다.
이 위대한 건축물이자 교량이며 프라하의 자존심과 같은 ‘까렐교’가 정체를 알 수 없는 한 한국인 단체 가이드에 의해 순식간에 ‘철수교’로 바뀐다. 그 옛날 초등학교 교과서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인 ‘영희와 철수’의 그 ‘철수’로 말이다.

70대 어르신들을 이끌고 있는 한 한국인 가이드는 그랬다. 역사적 설명을 해봤자 시간만 잡아먹고 귀찮은게다. 그러니 그냥 기억하기 좋게 ‘철수교’로 알아두라는 것이다.

분명, 보는 것 만큼 여행에서의 ‘말’(언어)은 여행의 성패(?)를 가늠하는 척도다. 가이드 손에 이끌리던 그들은 위대한 도시 프라하에서 의문의 1패를 당한 것이다.

우리의 여행 감각, 결코 중국을 ‘욕’할 때는 아닌 듯 싶다.

이정민 기자  ljm@travel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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