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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으로 승부할 수 없는 여행사
이정민 기자 | 승인2017.10.22 14:08

항공권 유통체계 개선을 위한 공청회가 끝났다.
발권 수수료 폐지 이후 처음 공론화된 자리로 향후 어떤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대한항공은 지난 2008년 4월부터 아시아나항공은 같은 해 5월부터 일방적으로 발권 수수료를 9%에서 7%로 인하했다. 당시 여행사들은 강력 반발했지만 아랑곳 하지 않고 대한항공은 2010년 1월부터, 아시아나항공은 다음해인 2011년 4월부터 발권수수료를 전격 폐지하기에 이른다.

그러니까 내년이면 발권 수수료 인하가 시작된 지 10년에 이른다. 지난 10년 동안 여행사들은 꿀 먹은 벙어리 모양으로 아무런 저항 없이 지내왔다. 불만은 내재된 채 말이다.
항공권을 생산하고 공급하는 자가 항공사다보니 항공사의 불합리한 요청과 제도에도 잠잠히 있을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세상이 변하고 있다. '경제민주화'라는 명목으로 정권이 바뀌면서 이른바 ‘갑질’의 불합리한 태도에 대해 세상이 주목하고 있으며 정부가 나서서 바로 잡아주고 있다.

요식업 프랜차이즈를 중심으로 ‘수퍼 갑질’에 대한 제재가 이뤄지고 있으며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요식업은 최악의 경우 자체 간판 걸고 장사하면 된다. 홍보 및 매출에 영향이 있을지라도 지속 영업은 가능한 업종이다. 예컨대 음식점이라면 맛으로 승부하면 되고 동네 장사라도 잘만하면 성공할 수 있다.

하지만 여행업종은 대단히 특수한 업종으로 항공사가 외면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특이한 구조를 갖고 있다. 이를 항공사는 모를 리 없다. 이미 10년이 다 되가는 수수료 변경구도가 이제와서 다시 공론화 되는 것은 단지 세상이 바뀌고 정권이 바뀌었기 때문은 아니다. 이대로 가면 공멸할 수 있는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

혹자는 이에 대한 문제를 거론하면 대형여행사를 들먹이며 먹고 사는데 문제는 없다고 핑계라고 치부한다. 잘못된 상황 인식이다.

항공권 유통은 여행업의 시작점이자 끝점이다. 이 체계가 불합리하거나 잘못되면 여행사는 물론 랜드사까지 영향을 미친다. 먹이사슬 구조에서 하위 구조로 가면 갈수록 최악의 경영환경이 되는 것이다. 맛으로 승부 할 수도 동네 장사로 버틸 수 없다.

이런 의미에서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이 문제가 공론화됐다는 점은 아직 우리 업계가 건강하다는 반증일 수 도 있다.

중요한 것은 참여다. 항공사측은 일방적으로 몰아 부쳤다는 오명을 벗기 위해서라도 나름의 논리를 만들어 내야한다. 그리고 설득해야한다. 피해를 입고 있다는 여행사측은 무조건적인 갑질이라고만 하지 말고 객관적이며 타당성있는 논거를 제시해야 한다.

이번 공청회에는 예상외의 많은 인원이 몰렸지만 아쉬운 점도 많다. 여행사측 참여가 많았지만 많은 수의 사람들은 한 시간여를 못 참고 자리를 뜨는 이들도 많았다. 먹고 사는 문제가 달렸음에도 한 시간이 지겨운게다. 이러한 태도와 근성으로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

일부 여행사에서는 바꾸기 어려워 보이는 듯 아예 관심조차 없다. 그러면 계속 그 자리에 머물 수 밖에 없다. 큰 조직일수록 많은 참여와 적극적인 태도가 눈에 보인다. 오히려 그들은 지금의 상황에서도 버티고 성장할 수 있는 요소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여행사가 무관심하고 졸고 있는 사이 항공사는 수익 창출을 위해 계속 진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협회가 모든 것을 바꿀 수도 없다. 중요한 것은 참여와 관심이다.

 


 

이정민 기자  ljm@travel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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