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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광 협력을 위한 과제
이정민 기자 | 승인2018.01.14 18:32

다음 내용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서 발간하는 ‘한국관광정책’ 중 일부로 신용석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관광연구본부 국제관광정책연구실 부연구위원의 ‘문재인 정부의 남북관광협력을 위한 과제’ 내용임을 밝힌다.

새 정부가 출범한지도 어느 새 반년이 지났다. 문재인 정부에게는 대통령 탄핵이라는 사상 초유의 헌재 결정 이후 인수위 없이 바로 출범하여 숨 가쁘게 달려온 지난 반년이었다. 지난 이명박, 박근혜 보수 정권 10년 이후 다시진보 정권의 집권으로 여러 분야에서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또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다른 분야들과 다르게 남북관계에서는 전혀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되지 못 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남북관광 협력도 여전히 답답한 상황이다.

북한의 계속되는 핵실험으로 인해 우리 정부가 전향적인입장을 취해도 상황이 개선될 가능성도 크지 않아 보인다. 게다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관한 입장으로 우리정부만 독자적인 포지션을 취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러한 정치상황에서 남북관광 협력에 대한 논의를 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봄의 햇빛을 보기 위해서는 추운 겨울을 참고 견디고 준비해야하는 것처럼 아무 것도 안 하고 기다릴 수는 없다. 본고에서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그동안 남북관광 교류협력의 성과를 간략히 평가해보고 앞으로 어떠한 정책적 대응을 통해 남북관광교류협력이 이루어져야 하는지 논해보겠다.

◆ 남북관광산업의 성과와 한계
논의의 효율을 위해 남북관광산업의 성과와 한계는 금강산관광에 초점을 맞추도록 한다. 금강산관광사업의 성과는 정치·경제·문화의 세 분야에서 살펴볼 수 있다.

첫째, 정치적 측면에서 금강산관광은 남북 간 군사긴장을 완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평화사업이다. 남북 간의 국지적 무력충돌이나 북한의 핵실험으로 인한 남북관계의 경색국면에서도 금강산관광이 계속된 점이나 금강산관광으로 인하여 북한 고성항(장전항)의 개방, 북한의 최전방 군사기지였던 해금강의 개방, 분단 이후 최초로 비무장지대를 통한 다수 일반인의 통과가 가능해진 점 등이 정치적 성과다.

둘째, 금강산관광은 남과 북 양측에 경제적 성과를 가져왔다. 우선 북한에 미친 가장 직접적인 효과로서는 북한의 외화수입에 대한 기여다. 1998년 금강산 관광 사업이 시작된 이래 현대에서 북한에 지불한 관광대가와 관광객에 의한 수입을 고려하면 북한이 거둔 외화는 5억 달러가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남한 쪽의 경제적 성과로는 우선 1999년부터 2008년까지 현대아산의 금강산관광 매출액이 7378억 원을 기록하였다. 또한 같은 시기 금강산지역의 총 투자액은 약 3530억 원이며 이 과정에서 여행업, 요식업, 운송업 등의 각 분야에 경제적 효과를 발생시켰다.

셋째, 금강산관광이 가져온 사회문화적 효과로서 남북간의 정서적 교류를 들 수 있다. 관광은 서로 다른 사회의 구성원들이 직접적인 접촉과 교류를 통해 상대방에 대한 이해도와 친숙감을 키우는 효과가 있다. 또한 금강산관광에서 발생하는 남북의 접촉은 민족적 정서 회복에 역시 기여하였다. 금강산 관광 사업은 이렇게 많은 성과를 가져왔지만 그 진행 과정에서 문제가 있던 점도 부정할 수 없다.

금강산관광사업이 시작된 이후 남북관계에 따라 많은 부침을 겪었다. 특히 북한의 핵실험과 같은 무력도발은 국내외 여론을 악화시켰으며 사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게다가 북한의 관광객 억류나 일방적인 관광중단, 금강산 관광지구내 남측의 자산 몰수나 동결 같은 조치들은 비즈니스 관례에 전혀 맞지 않는 조치들로 금강산관광사업의 안정성을 심하게 저하시켰다.
이러한 금강산관광사업의 불안정성은 사업의 추진과정에서 민간과 정부의 역할이 분리되지 않아 더욱 심화되었다. 일종의 이벤트처럼 시작된 금강산 관광 사업은 정부의 충분한 대비 없이 민간기업의 개별사업으로 시작되었다. 이러한 배경으로 공공과 민간 사업자의 역할 분담이이루어지지 않아 정부에서 기반 조성을 담당했던 개성공단과 달리 기반에 대한 투자 부담을 민간에서 안고 시작하여 사업자의 재정 부담이 증가하였다.
그리고 <개성공단관리위원회>와 같은 관리기구가 존재했던 개성공단과 다르게 금강산지역에는 그러한 관리기구가 없어서 돌발사건이나 사고 발생 시 우리 정부가 개입할 수 있는 범위나 역할이 매우 제한적이었다. 실제로 관광객 피격사건이 발생했을 때에도 관리기구가 있었다면 일차적 수습과정에서 좀더 신속하고 효율적 대응이 가능했을 것이다.

◆ 금강산관광의 재개
사실 금강산관광이 중단될 때만 해도 이렇게 10년 동안의 장기적인 중단을 예상한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그동안 금강산관광에 여러 차례의 위기로 금강산관광이 중단된 적은 몇 번 있었지만 결국 문제들이 해결되었고 금강산관광은 계속되었기 때문이다. 사실 금강산관광이 관광객 피살사건으로 중단 되고 나서 1년 정도 후에 재개의 기회가 있었다.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이 막힌 난국을 위하여 2009년 8월,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면담을 통해 남북관광 재개 및 통행교류 등 다섯 가지 사항에 대해 합의했을 때가 호기였다. 그러나 당시 이명박 정부의 미온적 태도로 인해 그 기회를 놓쳤고 이후 북한은 강경 태도로 전환하였고 알려진 것처럼 금강산관광의 자산 몰수 조치를 취하게 된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통일 대박론’과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들고 나왔지만구체적 방안이 없는 공허한 수사로 끝나고 말았다.

이후 북한은 우리 정부가 금강산관광 재개에 진지한 관심이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남북관광 협력보다는 외국인 관광객유치에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된다.
그렇다면 답은 자명하다. 남북관광 협력의 첫 단추는 금강산관광 재개에 꿰어져야 한다. 금강산관광 재개를 놓고 다른 분야를 건드리는 건 외곽에서 북을 치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나 여기에는 두 개의 큰 문제가 있다.

첫째는 국제정세가 전혀 호의적인 환경이 아니라는 것이다. 북한의 핵실험으로 남북관계와 북미관계가 계속 긴장관계를 걷고 있는 상황이다. 둘째는 금강산관광 중단의 직접적 원인이었던 관광객 피살 사건에 대해 공식적인 매듭이 지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전자인 국제정세는 외부적인 문제이며 다자 관계로서 여기서 논의하기는 어려우므로 후자인 관광객 피살과 관련된 방안을 필자는 여기서 제시하겠다.

당시 우리 정부는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해서 사건 재조사, 북한의 사과, 재발방지와 제도적 방안 마련의 3대 선결조건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이제 10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상황에서 사건 재조사라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으로 결국 북한의 사과와 이에 따른 재발방지가 전제 조건일 것이다. 그렇다면 먼저 북한의 사과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인가? 북한은 절대로 사과문을 발표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 형식은 사과문이 아니라 합의문인 방법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남북 합의문의 형태로 북한이 유감을 표명하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은 이미 선례가 있다. 2015년 북한의 비무장지대 지뢰도발로 유발된 남북긴장 상태에서 <남북고위당국자 접촉(2015.8.22.~24)>이 개최 되었는데 북한은 여기서 합의문의 형태로 지뢰도발에 대한 사과를 하였다. 당시 남북 공동합의문의 제 2항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되어 있다.

“북측은 최근 군사분계선 비무장지대 남측에서 발생한 지뢰폭발로 남측 군인들이 부상을 당한 것에 대하여 유감을 표명하였다.”

금강산관광의 관광객 피살 문제에 대해서도 이러한 방식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 재발방지의 문제는 신변안전 조항 문제와 <금강산관광 관리위원회> 구성에 관한 것인데 그것은 시간이 소요되는 것이기 때문에 한꺼번에 해결할 수는 없다. 여기에 대해서는 남북 당국의 지속적 회담을 통해 해결해야 하는 것이므로 필자는 우선사과 문제를 해결되며 관광을 재개하고 재발방지와 제도적 개선은 원칙에 합의 한 후에 시간을 두면서 해결해야할 것으로 본다.

한 번에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이른바 패키지 딜(package deal) 방식을 취하면 금강산 관광의 재개는 쉽지 않을 것이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일단 금강산관광의 재개에 가장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남북관광협력을 위해서 문재인 정부에서 해야 할 일은 우선적으로 북한과의 관계개선이 가능해진 시기가 오면 아래와  같은 합의문을 도출해내는 것이다.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남북 상호합의문>
1. 남과 북은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하여 다음과 같이 합의하였다.
2. 북측은 지난 2008년 금강산에서 발행한 남측 관광객의 사망사고에 대하여 유감을 표명하였다.
3. 남과 북은 향후 이러한 사고방지를 위하여 상호 협력하고 이를 위해 필요한 제반적 조치에 노력한다.
4. 남과 북은 금강산관광의 발전을 위하여 <금강산관리위원회> 개설에 상호 협력한다.


우선 금강산 관광이 정상화되면 한반도 긴장완화와 남북관계의 정상화가 앞당겨 질 수 있을 것이다. 금강산 관광이 막힌 상태에서 남북관계를 개선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금강산 관광의 재개는 남한의 관광산업 발전에도 도움이 된다.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면서 관련 업체들이나 강원도지역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많은 이들이 실업 상태에 놓여있다.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면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 질 수 있는 것이다. 또한 금강산 관광 이외에도 북한의 다른 지역, 예를 들어 백두산 관광이 실현되면 우리나라 국민들의 해외여행 수요를 전환시키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외국인들에게 더 매력 있는 관광 상품이 만들어 질 수 있다.

우리는 지난 사드 문제로 중국관광객이 급감하면서 외래 관광객 시장 다변화의 필요성과 좀 더 다양한 관광 상품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다. 한반도가 가진 매력은 뭔가?

필자는 역설적으로 분단이라고 본다. 금강산관광이 재개되고 남북관광 협력이 활성화된다면 한반도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온리 원(Only one)’ 성격의 관광 상품은 무궁무진하다. 분단국이라는 약점이 강점으로 바뀔 수 있다.

예를 들어 외국인들에게 남북관광 VISA를 발급하여 평양과 금강산을 둘러보게 하고 남북경제 협력의 상징인 개성공단을 구경시킨 후에 판문점을 통해 남한으로 건너와 서울과 제주도를 볼 수 있게 하는 상품을 생각해 보라. 그런 관광 상품은 오직 한반도에서만 가능한 상품이다. 그리고 그로 인해 얻어낼 수 있는 정치, 경제적 이득을 생각해 보라.

그 과실은 단지 외래관광객 2천만 명 달성이 아닌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앞당기는 형태일 것이다. 그동안우리는 ‘분단’을 관광산업 발전의 걸림돌로만 여겨왔다. 이제는 그 시각을 바꿔 관광산업 발전의 걸림돌이 아닌 디딤돌로 보려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발상의 전환을 위해서는 금강산 관광의 재개가 시급하다.

 

이정민 기자  ljm@travel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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