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화감 (違和感). 사전적 의미로 ‘서로 조화롭게 어울리지 못하는 어색한 느낌’

국내 공항 ‘패스트 트랙(fast track)’에 대한 논란이 여전하다. 어린이를 동반하거나 노약자의 경우 이용하는 ‘패스트 트랙’은 사회적 약자를 위한 기본적인 배려다.

인천공항 제2터미널 오픈과 함께 일반석 이상을 이용할 경우 빠르고 편리한 ‘패스트 트랙’ 설치, 운영을 두고 말이 많다. 이른바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를 편 가르는 것이며 이로인해 ‘위화감’이 발생한다는 논리다.

‘위화감’은 말 그대로 조화롭게 어울리지 못하는 어색한 느낌이다. 사전적 해석을 떠나 의미적으로 해석한다면 “돈만 있으면 공공시설 이용조차 혜택을 누리는 것이냐”는 것이다.

‘패스트 트랙’이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하지만 이미 ‘티켓팅’을 할 때부터 일반석과 그 이상의 등급과 구분되는 절차를 밟는다. 이 역시 위화감 조성이라면 ‘논리’가 아니라 ‘억지’다.

여행 목적지 선택은 ‘자기 결정’이 우선이다. 항공편 이용 역시 ‘자기 결정’이 우선이다. 편하게 가냐, 조금 불편하게 가냐 역시 여행자의 결정이 우선이며 비용 지불 능력에 따라 갈린다. 이 역시 철저하게 ‘자기 결정권’이 우선한다.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다면 얼마든지 자신의 결정이 우선해야 한다. 자본주의냐 민주주의냐 누구나 평등해야 하는 사회주의적 이념까지 따져 볼 일도 아니며 그럴 이유도 없다.

‘패스트 트랙’ 운영 시, 분산효과로 인한 일반등급 이용객들의 편의성, ‘패스트 트랙’ 운영에 발생하는 비용의 항공사 부담, 이로 인한 서비스 재투자 등 ‘패스트 트랙’ 운영의 장점이 많지만 모두 차치하더라도 ‘패스트 트랙’이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논리는 시대적 상황과는 너무 동떨어진 주장이다.

‘위화감’ 이라는 프레임에 갇힌 항공사는 적극적으로 나서지도 못하고 있다. 자칫 여론의 뭇매를 맞을 경우 자사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인데 다소 비겁한 ‘스탠스’다.

1980년대 말, 해외여행 자유화 이후 1990년대 초 중반 일간지에서는 심심치 않게 “해외여행으로 인한 위화감 조성”이라는 기사가 등장하곤 했다. 지금 생각하면 ‘소가 웃을 일’이다.

‘패스트 트랙’ 운영이 위화감 조성이라면 LCC가 아닌 FSC를 이용하는 것도 위화감 조성이며 4~5성급 호텔을 이용하는 것도 ‘게스트하우스’를 이용하는 이들에게는 위화감 조성이다.

영국, 두바이, 일본 등 이미 글로벌 허브 공항에서 실행되고 있는 ‘패스트 트랙’으로 인한 효율성까지 언급할 필요도 없다.

비행기 타고 떠나는데 서로 조화롭게 어울릴 이유는 없지 않은가?

이정민 기자  ljm@travel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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