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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를 말하다···와인이 있는 삶
온라인뉴스팀 | 승인2018.03.04 15:04

현대인이라면 와인은 반드시 과학으로 풀어야 한다. 과학적으로 설명이 안 되는 이론은 와인을 공부하는 사람에게 혼란만 더해준다. 와인은 포도 재배부터 시작하여 발효, 숙성을 거쳐서 완성되는 과학의 산물이다. 그리고 그 맛이나 향도 제조과정이나 저장과정에서 어떤 조건의 영향을 받아서 그렇게 된 것이다. 어디서, 어떻게 들은 이론이든 반드시 그 이유를 따지고 물어야 올바른 이론을 배우게 되고 실력도 빨리 향상된다.

1. 화이트 와인은 차게, 레드와인은 실온에서 마셔야 하는가?
모든 음식은 온도가 맞아야 맛있다. 온도가 음료의 맛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더욱 예민한 맛을 지닌 와인에 있어서 적정 온도를 지키는 일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아무리 온도를 맞추어 서비스를 한다 해도 첫 한 모금만 제 온도에서 마시게 되니까 온도를 맞추어 마신다는 것도 엄살이라고 할 수 있다. 온도에 따라 휘발하는 성분이 달라져 와인의 향미가 시간이 지날수록 다르게 느껴지는 재미도 있는 것이다.

2. 고급와인 글라스가 와인의 맛을 더 풍부하게 하는가?
값비싼 고급 글라스에 있는 와인이 더 맛있는 것은 아니다. 와인글라스는 무색투명하면서 볼이 넓고 입구가 좁은 튤립 모양이면 된다. 와인글라스는 시각과 후각을 만족시켜야 한다. 와인글라스의 형태에 따라 와인이 혀에 닿는 부위가 달라진다지만, 동일한 모양의 글라스라도 사람이 다르면 와인이 혀에 닿는 위치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고급 와인을 고급 글라스에 따라서 마시면 더욱 맛이 좋게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3. 와인을 서빙하기 전에 코르크를 미리 개봉해 놓고 기다린 후 마시면 더 맛이 좋아지는가?
코르크를 따서 둔다고 했을 때 공기와 접촉하는 표면적은 병구의 직경만한 면적인데, 30분이나 한 시간가량의 짧은 시간에 무슨 화학반응이 일어날까? 그러나 헤드 스페이스에 나쁜 향이 있을 때는 이를 없앨 수 있다. 질이 나쁜 와인은 미리 코르크를 열어두면 나쁜 냄새가 사라지면서 맛이 개선될 수 있다. 즉, 와인의 숨쉬기는 와인 양조에 과학이 적용되기 전 아주 옛날의 이야기다. 셀러에서 꺼내 올 때보다 온도가 더 올라가서 와인이 부드럽게 느껴진다.

4. 디켄팅, 과연 효과가 있을까?
디캔팅의 목적은 어디까지나 침전물을 제거에 있다. 냄새 나는 촛불은 왜 켜놓고, 공기를 불어 넣어준다면서 왜 명주실 뽑듯이 가늘게 디캔팅 하라고 강조할까? 디캔팅을 하면 와인이 공기와 접촉하여 부케가 훨씬 더 좋아진다고 하지만, 디캔팅하여 바람직한 향이 증가한다는 것은 실질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오히려 바람직한 향이 유실될 우려가 훨씬 더 많다. 조작을 하는 동안 셀러에서 꺼내 올 때보다 온도가 더 올라가서 와인이 부드럽게 느껴지는 것도 감안해야 한다. 오래된 고급 레드와인을 공기와 활발하게 접촉시키면 오히려 급격하게 그 질이 떨어질 수 있다. 디캔팅을 하면 손님은 귀빈 대접을 받기 때문에 기분이 좋아지고, 그에 따라 와인 맛도 좋게 느끼는 것이다.

5. 와인의 눈물이 많을수록 좋은 와인이다?
영국의 물리학자 제임스 톰슨(James Thomson)이 1855년에 이 현상을 정확하게 설명했다. 와인글라스를 흔들면 벽에 얇은 막이 형성되고, 이 막 표면에서 알코올이 먼저 증발하기 때문에 그 밑에 있는 액체보다는 훨씬 더 물의 함량이 많아지면서 막의 꼭대기 부분부터 물방울이 형성되어 흘러내리게 된다. 알코올 함량이 높은 와인일수록 안쪽과 바깥쪽의 농도 차이가 많아지기 때문에 이 현상이 잘 일어난다. 여러 책에서 이 현상을 와인의 글리세롤 혹은 당분 때문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이것은 잘못된 상식인 것이다.

6. 와인 병 바닥이 움푹 들어갈 수록 좋은 와인이다?
병은 사람이 만들기 나름이지 병 모양이 와인의 질을 좌우할 수는 없다. 이 부분을 ‘Pushup’, ‘Punt’ 등으로 부르는데, 병을 세웠을 때 안정성이 있고, 강한 압력에 견딜 수 있는 구조가 된다. 병 바닥을 이렇게 푹 들어가게 만들면 부피가 줄어든 만큼 병을 더 크게 만들어 동일한 용량의 다른 병보다 훨씬 더 크게 보이는 효과가 있다. 병 바닥에 찌꺼기를 모으기 위해서 이렇게 만들었다고 하지만, 와인 따를 때 침전물이 오히려 더 흐트러져서 아무런 도움도 안 된다.

결론은, 자동차의 구조를 잘 알아야 자동차 운전을 마음 놓고 할 수 있듯이, 와인도 이 분야의 지식이 없으면 뭔가 하나를 빠뜨린 것과 같이 항상 불안하기 마련이다. 와인은, 전혀 모르면 마실 수도 없고 팔 수 도, 그의 매력을 알 수 없는 술이다. 와인에 대한 지식은 여러 분야의 종합적인 지식이 요구되는 복잡한 것이라고 할 수 있으며 그것이 와인의 매력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래서 와인과 가깝게 지내는 사람들은 와인공부를 열심히 하기 마련인데, 우리 주변에는 와인을 너무 신비스러운 듯이 바라보거나, 과학적인 근거 없이 떠도는 소문을 진실인 양 믿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현대의 와인은 화학, 생물 등 기초과학과 포도재배, 발효, 숙성, 저장 등 관련 분야의 끊임없는 연구 덕분에 탄생한 것이다. 옛날의 와인은 과학의 도움 없이 시작되었지만, 오늘날 와인메이커는 포도재배, 양조, 저장 등 모든 분야에 과학기술을 적용하여 유사 이래 가장 질 좋은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와인과 함께 하는 삶, 향기가 있는 삶, 와인은 우리에게 가장 훌륭한 친구의 역할 뿐 아니라 우리의 적적한 생활에 삶의 에너지가 될 것이다.

 

 

◆박지수 협성대학교 교수
-경희대학교 대학원 조리/서비스외식 경영학박사
-경원대학교 대학원 관광경영학 박사
 

온라인뉴스팀  td@travel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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