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당 마을축제 서석지와 석불좌상

서석지가 있는 영양군 연당 마을의 마을축제를 즐긴다. 영양 연당 마을은 서석지와 푸른 소나무, 푸른 물, 푸른 산이 어울려 산수풍경이 아름답다. 서석지에 연못이 있어 연당 마을이라고 부른다.

연당 마을축제는 지난 2016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추진하는 문화 특화지역 조성 사업의 대상지로 선정되면서 주민 스스로 마을 고유의 문화활동을 통해 살기 좋은 주민공동체 중심의 마을 문화와 마을 자생력을 위해 마을축제를 해왔다.

▲ 서석지가 있는 연당 마을이다. 자양산 아래 연당 마을축제가 열리는 길 입구에는 석문 정영방의 사적비가 있다.

연당 마을축제를 찾았다. 추운 날씨였지만 주민들의 따뜻한 정성이 감동적이었다. 연당 마을 석문 정영방의 서석지와 풍경이 아름다운 연당 마을은 다시 찾고 싶은 매력 있는 마을이다.

서석지는 중요민속자료 제108호로 조선 광해군 5년인 1613년에 석문 정영방이 경정 앞에 만든 민가의 대표적인 연못이다. 서쪽의 구릉 밑에 흰 돌이 서있는 곳에 못을 파고 서석지라 이름을 짓고, 그 위에 정자를 세웠다. 좌우로 주일재와 운서헌을 두고 경정이라 하였다.

경정은 자손들이 여러 차례 중수하였다. 사방 부연을 달고 사면에는 난간을 돌렸으며 좌편에 서실 두 칸을 개축하여 주일제라 하였다.

▲ 서석지가 있는 연당 마을 입구에 돌로 만든 솟대와 '상서로운 돌을 품은 아름다운 정원 서석지'의 돌 표석이 있다.

눈을 감고 시간을 거슬러 석문 정영방이 되어 경정 위에 오른다. 연못 가운데는 부용화, 연화가 있어 정자 위로 향기를 느끼며 꽃을 구경하는 풍경이 그려진다.

정자 앞에 서 있는 은행나무는 경관을 더욱 좋게 한다. 은행나무의 수령이 400년이니 경정의 역사를 모두 지켜보았으리라.

▲ 서석지는 담양의 소쇄원, 완도의 세연정과 함께 조선시대 3대 민가의 연못으로 꼽힌다. 400년 은행나무가 서석지의 역사를 말해준다. 서석지의 외부 전경이다.

서석지 정원을 따라 거닐며 시정의 마음이 흐른다. 석문 정영방은 누구인가?  본관은 동래로 자는 경보, 호는 석문이다. 선조 10년인 1577년 홍문시독 정환의 현손으로 예천군 용궁면에서 태어났다.

선조 38년인 1605년 진사에 합격하였다. 그러나 1608년 이후 광해군 시절 세상이 어지러워지자 학문 연구로 일생을 마쳤다. 그 후 1627년에 병자호란이 일어나고 세상이 점점 더 어지러워졌다.

▲ 서석지를 대표하는 경정이다. 조선 광해군 5년인 1613년에 석문 정영방이 만든 정원이다. 조선의 정원은 만든 사람의 정신세계와 이상향이 숨어 있다. 정영방은 광해군 시절 성균관 진사를 지내다 은거했다. 경정(敬亭)의 '경'은 유학자들에게 학문을 이루는 처음이자 끝이다. ▲ 서석지는 가로 13.4m, 세로 11.2m, 깊이 1.3~1.7m로 요(凹)자 형이다. 못 가운데 연꽃을 심고 마을 주변에서 나는 크고 작은 암석을 깔았다. 물 위로 드러난 돌이 60여 개, 잠긴 돌이 30여 개다. 그중 19개의 돌에는 이름이 붙어 있다. 이름마다 시를 짓는 식이다. 평범한 자연 속에 시와 그림을 넣는 셈이다. 연못 중간에 있는 돌의 이름은 '통진교'(通眞橋). '신선의 세계로 가는 다리'라는 뜻이다. 통진교의 정면에 있는 큰 돌은 '선유석'(僊遊石)으로 '선인이 노니는 돌'이다. '기평석'(棋枰石)'은 신선이 바둑을 두는 장소이고, '와룡암'(臥龍巖)은 제갈량의 별명인 와룡 선생을 빗대‘세상으로부터 숨어 있지만 누군가 나를 알아주는 사람이 나타나면 세상으로 나가겠다’는 뜻이다.

인조 14년인 1636년 병자호란이 끝나자 석문 정영방은 넷째 아들인 임천 정제를 데리고 자양산 남쪽 기슭인 연당 마을로 이주하여 살았다.

그는 이곳에 연못을 파고 서석지라 이름 짓고, 그 위에 정자를 지었다. 이 연못이 지금의 영양 서석지이다. 그는 영양이 폐현 되었을 때 인조 11년인 1633년에 복현을 위한 상소를 올려 영양현이 복현 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였다. 영양의 이름이 오늘날까지 이어진 것은 석문 정영방의 영향이 크다.

연당 마을 건너편의 전각에 있는 석불좌상을 찾아 걸음을 옮긴다. 전각에는 '축원당'이라는 현판이 있다. 석불좌상은 그다지 크지는 않으나 몸체와 광배, 대좌를 모두 갖추고 있다. 왼손에 둥근 약합을 들고 있는 약사여래불인 이 불상 뒷면에 명문이 있어 신라 진성왕 3년인 889년에 조성된 석불로 1,128년의 역사가 묻어나 감탄이 절로 나온다.

통일신라 천년의 역사가 밴 약사여래불이다. 불상의 상호가 일부 떨어져 나가 그 표정을 알아보기는 어렵다. 얼굴이 떨어져 나가고 옷 주름도 형식적이다. 본래 돌이 작았는지 옆에서 보면 기이한 형태이다.

▲ 서석지 주일제이다. 경정 옆 사우단에 접한 주일제는 서재이다. 주일제에서 풍류와 책을 가까이한 석문 정영방의 마음을 들여다본다. ▲ 서석지 주일제 한쪽에 있는 서하헌이다. 햇살이 비친 서하헌에 앉아 노을을 바라봤을 석문 정영방을 생각한다.

그러나 8각 대좌는 균형 잡혀 있다. 세 조각으로 깨진 광배의 무늬는 화려하고 섬세하다. 전체 높이는 2.23m이며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111호이다.

불상 왼쪽 아래에는 나무 곽 안에 자그마한 남근 입석을 세웠다. 연당 마을 사람들은 석불좌상과 남근석에 풍요와 안녕을 기원한다.

Tip
경상북도 영양군 연당 마을 서석지와 석불좌상 찾아가는 길 주소: 경상북도 영양군 입암면 서석지 1길

엄금희 기자  ekh@travel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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