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는 이미지다. 이 간단하고 쉬운 명제에 대해 착각을 하고 있는 업체들이 여행업계에는 즐비한다.

항공사건 여행사건 관광청이건 홍보 대행사건 담당자의 업무 분장을 넘어 그들의 움직임 하나하나가 그들이 맡고 있는 지역, 회사의 이미지로 남는다.

특히 지역 홍보를 맡고 있는 업체의 경우 대외 활동 시 옷매무새 하나까지 꼼꼼히 신경을 쓸 정도로 이미지 관리에 각별하다.

업무 행태나 절차에 대해서도 철저하려 노력한다.
고충도 많다. 이른바 본국의 모(母)기업과 한국 내 미디어, 업체, 관계자 등과의 연결 고리 역할을 균형있게 완수해야 하기에 속된 표현으로 ‘이쪽 비위 저쪽 비위’ 다 맞춰야 한다.

개인적 친분은 당연하지만 업무상 차별을 두어서도 안 된다. 개인 판단에 의지한 차별도 있어서는 안 되며 이른바 ‘원수지간’이 아닌 이상 ‘공’과 ‘사’에 대한 구별은 냉정해야 한다.

미디어를 대하는 일부 업체를 비판하고자 한다.

여행업계 뉴스를 다루는 미디어는 대부분 홍보성 내용이다. 정치, 사회, 경제 관련 기사와는 뚜렷하게 구별된다. 일부 여행산업 관련 비판 기사도 필요하지만 여행이라는 콘텐츠 속성상 홍보성 내용이 대부분이다.

대부분의 업체는 이같은 속성을 잘 알고 있다. 전문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전문성을 스스로 내팽기치는 업체 역시 적지 않다. 전문성이 사라졌으니 그들에게 이미지 관리는 안중에도 없는 셈이다. 다시 말하면 ‘절반만 알고 절반은 모른다’는 의미다.

그들이 알고 있는 절반은 스팸성에 가까운 보도자료 뿌리기다. 아니 더 적절한 표현으로 ‘짜리시’ 수준이라 표현하고 싶다. 이 스팸성 보도자료는 일단, 되도록, 가능하면 많은 매체에 뿌린다. 어떤식으로든 많이 뿌리면 많이 알려질 것이라는 비전문가적 발상 때문이다.

그리고 다음 단계에 들어간다. 자신들과 친분이 깊다거나 말 잘 듣거나 거슬리는 언행을 하지 않은 매체 구별 작업에 들어간다. 여기서 발탁되면 주요 행사의 초대 매체가 되며 여기서 또 발탁되면 이른바 ‘광고 밀어주기’로 마무리 된다.

이같은 관습은 객관적인 열독율과 거리가 멀다. 그동안 평소 꾸준한 관계가 이어져 왔기에 수년간 해오던 ‘그 짓’을 아무런 전략과 판단 없이 지속하고 있다. 정확히 ‘절반’만 일하는 것이며 이미지 구축도 ‘절반’만 한 셈이다.

비즈니스의 기본은 ‘관계 설정’이라는 말이 있다. 스팸 수준의 보도자료만 뿌린 후 객관적 판단없이 개인적 친분으로만 비즈니스를 이어간다면 서로간의 관계 설정은 정확이 ‘절반’만 이뤄지게 된다. 그나마 여기까지는 일반적인 기업 간의 비즈니스 관계 설정이다.

언론은 일반기업이 아니다. 100% 관계 설정을 해 놓지 않으면 매서운 비판의 ‘워딩(wording)’이 항상 도사리고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언론은 비판이 본업이다. 독자와 대중은 팩트보다 비판 자체에 집중하며 열광하려는 사회적 습성이 있다.

진짜 프로페셔널들이 옷매무새 하나에도 신경을 쓰며 완벽한 관계 설정을 하려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절반은 ‘0(zero)'나 다름없다.

이정민 기자  ljm@travel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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