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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여행2-⑤
엄금희 기자 | 승인2018.07.15 18:40

천주교 안성성당, 공베르 신부 삶이 곧 신앙


이른 아침 안성성당 붉은 벽돌로 세워진 본당의 옛 성당과 새로 지은 현대식 성당을 품은 길을 걷는다. 이 길을 걸으면 동양과 서양, 과거와 현재가 어우러진 아름다움을 만날 수 있다. 바로 천주교 안성성당이다. 

▲안성성당은 지난 1901년에 공베르 신부에 의해 처음 세워졌다. 국내 포도 원종인 안성포도를 처음으로 한국에 들여온 프랑스 선교사 고 공베르(한국명 공안국) 신부의 흉상이다.

안성성당에서 맨 먼저 마주한 것은 붉은 벽돌 성당이다. 안성성당은 지난 1901년에 공베르(한국명 공안국) 신부에 의해 처음 세워졌다. 그 후 1922년에 세워진 안성성당 본당의 옛 성당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정면을 바라보면 유럽의 고딕 양식으로 지어진 성당이다. 본당 건물을 한 바퀴 둘러본다. 건물은 나무와 기와를 사용한 한옥식과 로마네스크 양식이 조화를 이루는 독특한 구조다. 

▲안성성당의 성모 마리아가 예수의 시신을 안고 슬퍼하는 피에타상이다. 신의 축복을 받아 거룩했던 마리아지만 그녀의 생애는 결코 신의 어머니로서 영광으로 점철된 삶이 아니었다.

당시 프와넬 신부의 설계를 토대로, 중국인 기술자의 힘을 빌려 성당이 완공됐다. 기와와 돌은 안성 보개면 동안리에 있던 유교 강당이 헐리면서 생긴 자재를 사용했고 목재는 압록강변과 서산 지방의 나무를 이용했다. 또 성당 내부는 서양식으로 구조와 외관은 전통적인 우리나라의 목조건축양식이다. 

이곳은 전국적으로도 몇 개 남지 않은 한옥 성당 중 하나로 경기도 기념물 82호로 지정돼 있다. 건물 하나에 서양과 동양이 하나로 어우러진 모습이다. 우리나라 사람들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려 노력한 안성 본당 초대 주임 공베르 앙트완 신부(Gombert Antoine, 1875~1950)의 마음이 엿보인다.

▲안성성당은 오른쪽에 붉은 벽돌로 세워진 안성 본당의 옛 성당과 새로 지은 현대식 성당이 왼쪽에 있다. 안성성당 안성 본당은 근대 한국 천주교 성당 건축양식의 특징인 한국과 서양의 절충식 성당으로 우리나라 초기의 성당 건축양식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안성성당은 본당 설립 100주년 기념성전으로 지은 현대식 성당이다. 지난 2000년 100주년을 맞이한 안성성당은 새로운 백 년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안성 본당은 설립 100주년 기념사업을 전개하면서 2000년 10월 3일 본당 설정 100주년 기념식 및 기념 성당 봉헌식을 했다.

사실 공베르 신부가 처음 안성에 왔을 때는 주민들의 핍박을 받았다. 지역 주민들은 서양인인 공베르 신부를 막연한 불신을 갖고 대했다. 심지어 신부를 해치기 위해 현상금을 내걸기도 하고, 사제관을 부수려 시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공베르 신부의 마음은 늘 한결같았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음식을, 병자에게는 약을 나눴고, 성당 마당에 놀러 온 어린이들에게는 자신이 재배한 포도를 나눠주며 어울렸다. 또 가난한 농촌인 안성 지역 주민들을 자립시키기 위해 모국인 프랑스를 32차례나 오가며 포도 재배를 실험하고, 지역 주민들이 포도를 재배할 수 있도록 도왔다. 

▲안성성당 본성전의 전면부다. 이 성당은 경기도 기념물 제82호로 지난 1901년에 프랑스 신부 공베르에 의해 처음 건립됐다. 현재의 건물은 보개면 신안리에 있었던 동안강당의 목재와 기와의 일부를 활용해 1922년 재건되었다. 입구는 서쪽에 위치하며 중앙에는 회중석이 있고 동쪽 끝에는 제단이 있어 서양식 성당의 구조와 유사하다.

공베르 신부의 삶은 곧 신앙이었다. 그런 노력으로 불청객이었던 공베르 신부는 어느새 지역에서 존경받는 유지가 됐다. 공베르 신부는 지난 2012년 안성을 빛낸 인물로 선정되기도 했다. 

우리나라와 신앙과 삶의 조화를 이루려 노력했던 공베르 신부의 마음은 교육에 있어서도 나타난다. 안법고등학교다. 안법고는 1909년 공베르 신부가 설립한 학교다. 공베르 신부는 우리나라가 일제에서 벗어나 국권을 회복하는데 교육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 또한 선교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공베르 신부는 학교의 이름을 안성의 안(安)과 프랑스(法國)를 뜻하는 법(法)을 따서 이름을 짓고 학교를 세웠다.  

▲안성성당 본성전의 후면이다. 뒤면에서 보면 2층의 공간 형태로 보인다. 한옥의 재료인 목조 기둥과 서까래, 기와 등을 가지고 서양식의 성당 건축을 지은 것으로 한국에 가톨릭 성당이 건립되는 초기 단계의 한식과 양식의 절충식 건축의 한 예가 된다.

이제 현대적인 디자인에 콘크리트로 지어진 현재의 성당을 둘러본다. 현재의 성당과 옛 성당 사이에는 큰 십자가가 세워져있다. 미래의 십자가이다. 이 미래의 십자가에는, 미래 100년의 복음화를 향해 나아가려는 의지를 담았다.

경기도 기념물 제82호로 지정된 안성성당은 이국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안성의 여행 명소이다. 안성 시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자리에 지어진 성당은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아침 산책의 여유를 즐기기에 아주 좋다.

안성성당은 근대 한국 천주교 성당 건축양식의 특징인 한국과 서양의 절충식 성당으로 우리나라 초기의 성당 건축양식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안성성당 본성전의 후면에서 바라본 오른쪽 측면으로 전체 전경이다. 측면을 보면 한국 전통 형식의 건물처럼 보여 매우 매혹적이다. 서양 가톨릭 성당 형식과 전통적인 방식이 적용된 절충식 건물이기 때문이다. 지난 2008년 9월 방영된 MBC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는 이 성당 내부와 외부를 활용해 클래식과 어우러진 성당의 모습을 카메라 앵글에 담아냈다.

로고스탑이 안성성당 100년의 역사를 증거하고 있다. 뜨거운 날씨를 피해 아침에 만난 안성성당은 공베르 신부의 마음이 읽혀 가슴까지 따뜻해진다. 국내 포도 원종인 안성포도를 처음으로 한국에 들여와 안성 사람들을 사랑했던 공베르 신부의 마음이 성당에 오롯이 남아 100년의 세월을 지나 우리 마음에 따스함을 전하고 있다.

▲안성성당 100주년 기념관이다. 지난 2005년 5월 안성성당 100주년 기념으로 건립하여 축복식을 가졌다. 전시실에는 100년 역사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사진과 옛 성직자들이 사용했던 전례 용구를 비롯해 각종 교리서와 성경 등이 전시돼 있다.

Tip
경기도 안성시 천주교 안성 성당 찾아가는 길 주소: 경기도 안성시 혜산로 33
전화: 031-672-0701

엄금희 기자  ekh@travel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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