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서정 속으로 평택 여행 소풍정원

가을 햇살이 창문 너머로 유혹한다. 더 이상 유혹하는 가을 햇살의 손을 뿌리칠 수 없어 길을 나선다. 평택 소풍정원을 향해 가을 서정 속으로 아름다운 산책을 한다.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걸으며 느끼는 가을 정취를 흠뻑 만끽한다.

▲평택 소풍정원은 고덕면 새악길에 있다. 소풍정원은 지난 2013년 진위천 정비 사업으로 폐 하천을 정비해 정원을 만들었고 새롭게 4개의 테마 섬을 정비해 올해 8월에 마무리하였다. 가족은 물론 연인들의 야영 캠핑장과 놀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정원이다.

소풍정원의 의미는 무엇일까? 휴식을 취하기 위해서 야외에 나갔다 오거나 학교에서 자연 관찰이나 역사 유적 따위의 견학을 겸하여 야외로 갔다 오는 소풍이 아니다. 소풍정원의 '소풍(笑風)'은 미소(笑, 소) 바람(風, 풍)으로 미소 바람의 정원이다. 물론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야영 캠핑장과 놀이, 휴식, 자연학습 등 정말 소풍 가기 좋은 장소이다. 다의적 의미로 해석해도 좋을 의미다. 단지 본래적인 의미를 알고 가자는 것이다.

소풍정원 나루터의 줄배를 그리며 호수를 따라 난 단풍길을 거닌다. 누리 바람이 불 때마다 가을 낙엽이 춤을 춘다. 소풍정의 연못과 중앙 연못과 테마섬들이 길을 안내하고 나무다리와 습지와 캠핑장 등 다양한 코스가 있어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평택 소풍정원 가는 길 추수를 한 빈 들녘의 풍경이다. 가을 빈 들녘을 바라보며 '자연스러운 모습이 가장 아름답다'라는 생각을 한다. 빈 들녘엔 풍요로 채워졌을 지난 시간들이 있다.

굽이굽이 물길을 따라 흐르는 진위천의 물길이 곁에 있어 소풍정원은 마치 소풍을 온듯한 테마 길이다. 진위천과 둑길, 소풍정원의 나무테크를 따라가는 길은 가을을 즐기기엔 너무 편안하다.
 
소풍정원을 따라 걷다 보면 사람 키보다 더 큰 억새풀이 한가득이다. 바람에 하늘거리는 억새풀은 가을의 운치를 더하고 지나간 추억을 생각나게 한다.

▲평택 소풍정원 가을의 정점, 연중 가장 아름다운 풍광이 펼쳐지는 시기다. 높푸른 하늘 아래 소풍정원은 알록달록 가을빛으로 채색되고 있다. 단풍 진 초목들이 털어내는 단풍 낙엽길을 걸으며 가을의 정취를 누린다.

가을 햇살에 공기도 깨끗해서 그야말로 산책하기에 좋은 날씨이다. 억새숲도 만나고 소나무 숲길과 연이 지고 말라버린 바삭한 연잎의 가을 내음도 느끼며 발걸음이 닿는 곳마다 파란 가을 하늘과 참 잘 어울린다.
 
진위천을 따라 걷기 좋은 둑길을 걸어도 좋고 소풍정원의 아름다운 탐방로를 걸어도 좋다. 가을은 그렇게 자연에서 그리고 내 마음에서 익어간다.
 
소나무 숲 그늘에 앉아 소풍정원을 바라본다. 뛰어난 수변 경관을 가진 곳, 생태환경이 잘 보존된 이곳이 걷기 좋은 길이다.  

아름다운 소풍정원 가을길에서 가을이 시나브로 저물고 있다. 재잘거리는 아이들의 이야기 소리가 소풍 정원이란 말과 참 잘 어울리는 예쁜 꽃과도 같다. 주변의 모든 나무들도 붉고 노란 옷으로 갈아입느라 분주하다. 나무는 자연의 이치를 아는 듯 물을 내리고 잎새를 떨구고 있다. 

▲평택 소풍정원 코스모스 꽃을 바라보면 소확행이라는 말이 절로 떠올려진다. 소풍정원은 운치 있는 가을 분위기를 만끽할 만한 정원이다. 가을바람과 함께 웃으며 걷는 길로서도 좋다.

이 가을 버림의 미학을 생각한다. 어쩌면 이제 버릴 것도 없다. 욕심을 버렸고 자족의 삶, 안분지족을 꿈꾼다. 꽃은 꽃을 버릴 때 열매를 얻고, 강물은 강을 버릴 때 바다에 이른다. 이렇듯 나무와 강물도 버림의 미학을 알고 있다.

누구나 계절의 순환처럼 생로병사의 과정을 속절없이 겪는다. 예순의 길에서 무엇을 탐하랴. 사람들은 천년을 살 것처럼 탐욕에 빠진다. 삶 자체가 제행무상이거늘 돈과 권력, 명예를 탐하고 있다. 놓고 보면 그런대로 다 누려도 본 것 같다. 정치와 기업과 언론의 길에서 얻는 것도 있었고 잃은 것도 많다. 이제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숨 쉴 수 있는 공간과 일할 수 있는 공간이 있으니 행복이다. 과유불급, 욕심이 많으면 근심이 따르게 마련이고 화를 부른다. 

▲평택 소풍정원에서 함께 더불어 누빌 수 있는 아름다운 숲길에서 야영은 즐거움이다. 소풍정원의 주변 경치를 감상할 수 있을뿐더러, 숲길을 걸으며 몸과 마음의 건강도 함께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상강이 지났으니 겨울을 알리는 입동이 멀지 않다. 돌아올 양력 11월 7일이 입동이다. 설악에는 첫눈이 내렸고 조금 있으면 송년 분위기로 접어든다. 무상한 것이 세월이다. 돌아보니 올 3월엔 자리를 옮겼고 여름은 살인 폭염으로 참으로 버거웠다. 마음만큼은 이번 가을을 겨울에게 빨리 내어주고 싶지 않다. 가을을 타는 거겠지. 가끔은 혼자 하는 여행이 허전함으로 마음조차 쓸쓸하다.

깊어지는 가을 전령사 코스모스 가을꽃이 만발했다. 부쩍 쌀쌀해진 날씨지만 햇살이 좋은 날이라 단풍의 붉은빛도 아름답다. 하늘 향해 붉은빛을 토해낸다. 소풍정원의 풍경도 오색빛으로 완연하다. 

가을바람에 출렁이는 코스모스와 탐스러운 국화가 진한 가을의 향기를 전한다. 기분 좋은 가을 향기와 함께 가을의 정취를 느끼고자 더 깊게 숨을 쉰다. 오색 옷으로 갈아입은 소풍정원의 가을이 고운 빛으로 물들었다. 

이 아름다운 소풍정원은 올해 8월에 문을 열었다. 아직 따끈따끈한 풋풋한 정원의 내음이 전해진다. 평택시 고덕면 궁리에 있는 소풍정원은 연못 내 4개 섬의 테마공간으로 상징성 있는 여러 조형물과 자연적인 소재들이 크고 작은 버드나무와 연못으로 자연과 잘 어울린다. 

소풍정원 4개의 정원 중 이화의 정원은 전통담장과 배나무가 있고, 무지개 정원에는 무지개색과 둥지 형태의 조형 목, 오름데크, 무지개다리가 재미를 더하고 있다.

이어 뫼비우스 띠를 형상화한 공간에 90여 개의 크고 작은 구형태의 경관조명이 압권인 빛의 정원에는 작은 수로인 정화의 샘과 시간의 기둥을 통해 상징성과 멋을 더하고 있다. 이 풍경을 보기 위해서 한번은 저녁 산책을 해야 할 듯하다. 

▲평택 소풍정원 풍경은 만추의 정취를 맘껏 발산하는 중이다. 알록달록 단풍이 어우러져 빚어내는 가을 풍경 속으로 떠나는 걷는 발길은 운치 있다.

지지배배 정원은 대나무 숲과 소리 나눔 파이프를 통해 소통의 의미를 느끼도록 했다. 배롱나무, 매화나무, 남천, 금죽 등의 수목과 무늬 맥문동, 비비추, 무늬 억새 등 지피식물과 마사토와 화산석 등 자연적인 포장재로 만든 오솔길과 녹지공간은 여유가 있고 자연이 살아있다. 소풍정원을 걷고 또 걸으며 가을의 정취와 편안함을 느낀다. 

Tip
평택 여행 소풍정원 찾아가는 길 주소: 경기도 평택시 고덕면 새악길 43-42 

엄금희 기자  ekh@travel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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