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센티브와 학단도 여행사가 필요 없어질 시대가 곧 올 것 같다.
이미 조짐은 여러군데서 나오고 있다. 대규모 단체야 아직은 어쩔 수 없다지만 비교적 작은 규모는 이제 스스로 알아서 항공과 숙박을 해결한다. 중심에는 당연히 OTA가 있다.

기업 역시 이같은 행태를 더 선호하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
과정 역시 단순하고 편해졌으며 기업 입장에서도 경비 절감과 영수 처리의 편리함까지 더해져 일석이조다.

과정은 이렇다.
소규모 기업 출장일 경우 OTA를 통해 항공을 예약하고 현지 호텔을 예약한다. 현지투어에 가이드가 필요하다면 현지 가이드를 섭외하는 플랫폼을 이용하면 된다. 운영 업체도 늘어나 한국인 현지 가이드까지 섭외할 수 있는 시대다.

항공 선택 역시 노선별, 기종별, 항공사별 선택의 폭은 계속 늘어나고 있으니 더 이상 여행사가 확보하고 있다는 ‘항공블럭’은 업계 종사자들만의 용어가 됐다.
불과 몇 년전만해도 ‘블럭확보’는 여행사가 갖고 있는 최대 무기이자 경쟁력이었다.

친한 업체끼리는 보유 블록을 사고팔고, 빌려주고 빌려받고 하는 일들이 빈번했다. 지금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예전만큼은 분명 아니다.

주변에 여행사에서 일하는 지인이 있기라도 하면 비행기표를 구하지 못했던 이들에게 든든한 친구가 돼 주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단 두 번의 화면 터치만 하면 모바일 화면을 통해 세상의 모든 비행기표가 보인다.

사람이 움직이는 업종에 사람이 필요없는 세상이 분명해졌다.

지방 의원이 해외 연수 투어에서 현지 가이드를 폭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세상은 떠들썩하고 사건 피의자는 용서를 구한다. 피해자인 가이드는 조용히 합의하는 선에서 마무리 하려 했다지만 본의 아니게 사건이 커져 버렸다. 이유는 사건이 알려지면 더 이상 가이드 일을 하는데 지장이 있기 때문이란다. 이미 지장이 발생했으며 행사를 진행한 여행사는 더 이상 공무원 연수 투어 건은 진행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해당 팀의 행사 진행을 마치고 지금쯤 또 다른 행사를 맡아 진행했을 사건 당사자이자 피해자인 가이드 역시 당분간 일을 하기 어려워보인다. 하루하루 현장에 나가야 돈을 버는 가이드의 수익 구조로 볼 때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안그래도 사람 찾을 일 없어져 가는 여행업종이다. 그나마 찾아주는 고객 중 가끔 때리는 고객도 나오고 변태스러운 요구까지 한다.

단골 고객이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여행업종에 더 이상의 ‘단골’은 없다.
그나마 한 번이라도 찾아주면 고맙고 감사한 일이 되어 가고 있다.

여행업! 드디어 ‘극한직업’에 진입을 시작했다.

이정민 기자  ljm@traveldaily.co.kr

<저작권자 © 트래블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