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년 전 유행처럼 설립되던 여행업 관련 협동조합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여행업계 현존하는 협동조합은 트래블쿱, 우리여행협동조합, 한국관광협동조합 정도다.
트래블쿱의 경우 지난 1월 이후 잠정 휴업상태로 전해진다. 한국관광협동조합의 경우 조합원의 사업형태상 100% 여행업에 가깝다고 할 수는 없다. 지난 2015년 새롭게 등장한 우리여행협동조합만이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협동조합은 이른바 다 같이 잘살아보자는 게 기본 취지다. 각론으로 들어가면 같이 일해 같이 벌고 같이 나누는 것이다. 맹점은 같이 나누는데 있다. 현대의 협동조합은 이같은 공산(共産)의 시스템을 변형 활용하고 있으나 어찌됐든 기본 개념은 ‘대동소이’하다.

여행업계 협동조합의 출발점을 보면 대형사에 맞선다는 게 공통된 인식이었다. 그리고 우리끼리의 거래 활성화다. 운영의 어려움도 적지 않다. 숨만 쉬어도 돈이 들어가는 세상이니 어찌하랴. 홍보도 해야 하고 매출 극대화를 위해 대외활동도 해야 한다.

B2B 대상이건 B2C 대상이건 같은 문제를 안고 있다. 조합원의 업종 겹침 현상 역시 딜레마다. 바깥에서의 경쟁이 싫어 조합에 들어왔건만 들어와 보니 또 그 업체가 경쟁자다.

호기롭게 시작했건만 1년 정도 지나니 매출에 끼치는 영향력이 전혀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조합원으로서 활동은 뜸해지기 시작한다.

협동조합 운영의 기본은 조합원의 자발적 참여다. 거의 자원봉사 수준이다. ‘극한직업’이기도하다. 하지만 이것도 하루 이틀이지 돈이 따라붙지 않으면 언젠가는 한계가 오며 지친다. 이탈자가 한 둘 생기면 친구 따라 강남 왔다 다시 어디론가 친구 따라 가는 이들도 늘어난다. 조합 ‘와해(瓦解)’의 시작이다.

여행업계 협동조합이 유난히 타 업종에 비해 힘든 점을 꼽으라 하면 앞서 밝힌 바와 같이 상품의 겹침이 많다는 것이다. 시장은 작고 생산자와 판매자는 많다. 더구나 최근의 여행사 이용률 저하까지 합쳐지면 어려움은 극에 달한다. 출자금과 조합비가 부담스러운 수준이면 사라지는 시간이 좀 더 빠르다. 이는 여행업계 뿐 아니라 타 업종 역시 비슷한 모양새다.

대형사에 맞서 우리만의 유통 네트워크를 만들어 보자는 의지와 실행에는 박수를 보태줘야 한다.
하지만 중간에 포기하면 응원의 박수가 무색해진다. 지속 운영의 해법을 고민하고 살길을 찾아 더 이상의 중간 포기는 없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가다가 중지하면 아니 간만 못하다.”
진리다.

이정민 기자  ljm@travel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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