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의 대표 여행지 멕시코. 멕시코관광청이 철수를 결정했다.

지난 6여년간 멕시코는 장거리 지역 중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룬 곳이다. 관광청의 역할이 그만큼 컸다고 할 수 있다. 몇해전에는 멕시코의 국적기가 한국 노선 직항 취항을 이루며 성장에 불을 붙였다. 이번 멕시코관광청 철수는 한국 시장 뿐 아니라 전 세계 오피스를 대상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래저래 찬물을 끼얹는 행위로 보인다.
 
앞으로의 관광청 역할은 주한 멕시코대사관에서 담당한다고 하지만 공직 사회는 국가와 민족을 구분치 않고 경직되기 마련이다. 접근성도 떨어진다. 관련 문의만 하더라도 그동안은 관광청 역할을 맡은 곳에 직통으로 하면 됐지만 이제는 문의 전화도 대사관이라는 조직으로 해야한다. 쉽사리 연락이 되리라 기대하긴 어렵다.

경직된 분위기에서 대외 활동은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필자의 경험상 그렇다.
필자의 에피소드를 잠시 얘기해 보겠다.
대략 6년 전 쯤 이다. 당시 필자가 속한 매체에서 가장 업무 능력이 떨어지고 불친절한 관광청에 대한 설문조사를 시행한 적이 있다. 당시 멕시코관광청은 대사관 직속으로 업무를 진행하고 있었으며 홍보 부문만 전문 업체가 대행하고 있었다.
멕시코관광청은 가장 1순위에 오르는 불명예를 안았다.
이같은 결과에 관광청 관계자는 필자를 소환, 다양한 이유로 해명하고 향후 비전 등을 알린 바 있다. 이후 멕시코는 대사관의 영향력에서 다소 벗어난 형태로 관광청 업무를 진행, 현재와 같은 성장을 이루고 있다.

관광청 고유의 행보와 역할은 여행시장에서 매우 중요하다. ‘멕시코’라는 여행지를 알리는 단순한 차원을 넘어선다.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여행사와의 소통이 줄어들 수 있다. B2B 업무가 순조롭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멕시코같은 장거리 지역의 경우 어느정도 자리잡을 때까지 FIT보다는 여행사를 통한 수요가 많다. 이런 측면에서 B2B업무의 위축은 당연해 보인다.

아울러 남미 시장의 중주 역할을 하고 있는 멕시코이기에 실망이 크다. 남미 시장은 한국 시장에서 보면 ‘마지막 보루(堡壘)’같은 지역이다. 페루 시장의 연결점일 수도 있고 북미시장의 연장선이기도 하다.

멕시코 정부의 속내와 정책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으나 주요 거점의 오피스 체제유지도 아닌, 전면 철수는 이래저래 잘못된 판단으로 보인다. 이에 따른 결과는 짧게는 1년, 길면 2년 이내면 알 수 있다. 향후 성적표에 따라 관광청의 존재와 역할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이 알 수 있는 일종의 참고서 역할을 자처한 멕시코.

‘물실호기(勿失好機,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음)’

멕시코의 선택이 잘못된 선택이 아니길 빈다.

이정민 기자  ljm@travel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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