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장사꾼’들이 밀레리얼 세대에 집중하고 있다.
우리 여행업계도 마찬가지다. 트렌드 변화를 분석해 보니 트렌드를 이끄는 이들이 바로 밀레리얼 세대기 때문이다.

알다시피 밀레리얼 세대는 대략 1982년~2000년 사이 출생한 세대다. 큰 돈을 만질 수 있는 나이는 아니다. 하지만 버는 돈은 대부분 자신의 작은 행복을 위해 지출한다. ‘소확행’ 세대인 셈이다. 전체 인구의 30%에 못 미친다. 씀씀이는 크지 않지만 똑똑한 지출을 한다. 여기서 말한 ‘똑똑함’은 ‘절약’의 의미가 아니다. 철저하게 자신을 위한 ‘씀씀이’다. 이기적인 소비다.

여행업계의 최근 전략을 보면 밀레리얼 세대에게 가장 큰 포커스를 두고 있다. 당장의 트렌드도 있지만 잘만 키워내면 향후 30년 이상은 우리 단골 고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두가 잘 보여야 하는 세대다.

언제부터인가 베이비붐 세대는 소비 세대에서 소위 '왕따' 당하는 분위기로 변했다.
엄청난 머리수, 치열한 경쟁을 겪은 탓에 이젠 소비의 동력을 잃었다기 보다, 소비의 ‘감(感)’을 잃었다고 평가한다. 베이비붐 세대는 이제 장인, 장모가 됐으며 곧 된다. 이말은 곧 할머니, 할아버지가 된다는 뜻이다.

1955~1963년에 태어난 세대이니 막내 세대가 곧 60세다. 수치로 보면 대한민국 인구의 약 900만 명이 이 세대에 해당된다.

정년이 연장되고 건강이 보장된다고 하지만 올해부터 이 베이비붐 세대가 쏟아져 나오는 첫 해가 된다. 매력적인 시장이다. 일단 돈이 있다. 자식들 시집, 장가도 어느 정도 보냈고 결혼 안하는 자식들을 보살피고 있으니 일단 모아놓은 돈의 예상 지출처는 다양하다. 자식들이 놀러 다니는 것을 보니 내심 여행에 대한 욕심과 관심도 늘어난다.

학창시절 해외여행 한번 안 가본 영어 선생님, 그리고 세계사 선생님에게 배운 탓에 이른바 글로벌 감각은 한참 뒤쳐진다. 물론 많은 베이비붐 세대 구성원들이 이미 수많은 해외를 경험했을 법도 하지만 그래도 아직은 ‘구식’이다.

개별자유여행이 대세로 굳어 졌으나 이들 베이비붐 세대들에게는 여전히 패키지여행이 매력적일 수 있다.
왜냐? 일단 몸이 불편하다. 깨알 같은 가이드북 그리고 어플리케이션을 찾아 보려해도 일단 안경을 벗던지, 착용하던지 해야한다. 음식은 두말할 것 없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지 않다. 나이는 곧 귀찮음의 상징이며 최소한의 움직임을 요구하는 증표다. 나이를 표시하는 아라비아 숫자는 몸의 움직임과 반비례한다.

어느 정도 돈도 있겠다 굳이 발품 팔면서 여행을 고생길로 만들고 싶지 않은 인간의 본성이 작용한다. 남들보다 돈이 좀 더 있으면 여행사를 통한 럭셔리 상품도 관심이 간다. 여행업체 입장에서는 수익율도 좋고 불만도 적은 최고의 고객이다.

이러한  베이비붐 세대가 돈 쓸 준비를 단단히 하고 기다리고 있다.
밀레리얼 세대에 맞는 전략도 중요하지만 베이비붐 세대에 맞는 여행업계의 전략도 필요한 시점이다.

패키지 상품을 파는 사업체에게는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 이 기회는 1~2년이 아니다.
최소 10년은 지속할 수 있는 기회이자 기간이다.

패키지의 부활. 마지막 기회이자 또 다른 시대를 예고하는 초석이 될 수 있다. 최소한 한국 시장에서만은 그렇다.

사족을 붙이자면 항간에 이런 말이 돌고 있다.

전철과 국철로 시간을 보내면 ‘전국대’, 연금으로 세상 구경하면서 노년을 우아하게 보내면 ‘연세대’, 고상하게 여행을 다니면 ‘고려대’, 서로 위로하며 강하게 살면 ‘서강대’, 건강하게 국민연금으로 살면 ‘건국대’...

어떤 대학을 공략할 것인가? 정답은 나와 있다.

이정민 기자  ljm@travel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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