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정의 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그나마 작년 이맘때 더위보다는 숨통이 트인다. 무엇보다 알 수 없는 두려움으로 인한 공포 그리고 고통이 지난해 더위를 더 힘들게 했다.

소문으로만 돌던 탑항공 사태는 급기야 더운 공기가 물러나기 시작하면서 본격화 됐고 이어 크고 작은 여행사들의 부도 소식이 줄을 이었다. 그렇게 2018년 여름 그리고 가을은 지나갔다.

대형사들의 실적 부진 소식 역시 그때부터 본격화 됐고 이제는 시장 판도가 예측 수준에 이르렀다.

돌발변수는 매년 잊지 않고 찾아와 준다. 몇 년 전 중국과의 사드 문제가 중국 인바운드를 초토화 시켰으며 전혀 예상치 못한 일본과의 문제로 인해 일본 아웃바운드는 끝을 알 수 없는 낭떠러지로 향하고 있다.

매년 한 여름의 찜통 같은 고통이 찾아오는 것처럼 여행업에 돌발변수는 계절이 오 듯 찾아온다. 더위 그리고 추위, 계절은 절기에 따라 오기에 마음의 준비라도 할 수 있지만 지금까지의 업계 변수들은 단 한번의 예고도 없이 엄습하기에 공포감은 더 크다.

왠만한 변수에 이제는 면역이 생길만한데 업계에 불어오는 변수는 늘 새로운 것들이다. 그래서 더 당황스럽고 고통스럽다.

해법은 없다.
문제의 발단이 업계 내부에서 시작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생존 방법은 단 한 가지 끈질기게 버티는 수 밖에 없다. 속된 표현으로 ‘시간에 빌붙기’다.

지치고 더운 여름 한 편의 문장을 소개한다. 우리에게도 너무나 유명한 푸쉬킨의 작품으로 푸쉬킨은 아직도 러시아인들에게는 우리의 세종대왕 혹은 이순신 장군 급으로 통한다.
그에 대한 사랑이 얼마나 대단한가, 짧은 일화를 소개하자면 필자는 대학시절 ‘러시아 문학’ 시험에 대해 준비가 전혀 되지 않은 상태였다. 하지만 담당 교수 앞에서 푸쉬킨의 바로 이 시를 원어로 읇어대면 5점 만점에 5점을 받을 수 있다. 한번이 아니다. 다음 학기에도 통한다.

뜻밖의 5점. 시간에 잘만 빌붙으면 기쁨의 날이 오고야 말찌니···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슬픈 날엔 참고 견디라
즐거운 날이 오고야 말리니

마음은 미래를 바라느니
현재는 한 없이 우울한 것
모든 것 하염없이 사라지나
지나가 버린 것 그리움 되리니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노하거나 서러워하지 말고
절망의 날 참고 견디면
기쁨의 날 반드시 찾아오리라
마음은 미래에 살고
현재는 언제나 슬픈 법
모든 것은 한 순간 사라지지만
가버린 것은 마음에 소중하리라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우울한 날들을 견디며 믿으라
기쁨의 날이 오리니

마음은 미래에 사는 것
현재는 슬픈 것
모든 것은 순간적인 것
지나가는 것이니
그리고 지나가는 것은
훗날 소중하게 되리니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설움의 날을 참고 견디면
기쁨의 날이 오고야 말리니

이정민 기자  ljm@traveldaily.co.kr

<저작권자 © 트래블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