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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TINATION 이집트 특집-마지막회(▶)
이정민 기자 | 승인2019.11.10 21:23

◆아스완-축복의 시작 ‘아스완’
①만든이 옮긴이 보는이 Abu Simbel / 필레(Philae).Temple
②나일강에서 이뤄지는 은밀한 거래 / Felucca to the Nubian village

◆룩소-신이 되길 원했던 ‘파라오’
③위대한 유적 이젠 인스타 명소로-카르낙 신전/ 룩소 신전/ 멤논의 거상
④왕들의 계곡/ 하트셉수트 여왕의 신전

◆카이로-이제 피라미드는 다른 시선으로
⑤피라미드의 수호신 스핑크스와의 달콤한 ‘키스’


피라미드의 수호신 스핑크스와의 달콤한 ‘키스’

나일강의 축복은 이집트의 수도 카이로까지 이어진다. 이집션(이집트인)들은 나일강이 시작되는 아스완의 수질이 더 좋다고 하지만 이집션에게 나일강의 젖줄은 카이로에게도 축복이다.
어느 곳이나 수도는 복잡 다양하다. 당연히 공기의 질도 지방에 비해 떨어지지만 이 역시 여행의 매력이다.

▲파라오의 영혼을 담아내는 피라미드를 만드는데 무엇보다 가장 결정적인 것은 ‘인간의 의지’다.

아스완과 룩소의 여유로움으로부터 벗어나 카이로는 이미 상공에서부터 호기심이 가득이다. 피라미드 때문이다. 카이로 여행의 시작은 비행기 창문에서부터 시작된다.
교과서에서만 배워왔던 그리고 보아왔던 피라미드를 찾기 위한 경쟁은 기내에서 시작된다. 창밖을 통해 두 개의 피라미드를 발견하면 곧바로 카이로 투어의 시작이다.

▲피라미드 옆, 손님을 기다리는 마차와 낙타 무리들은 옛날 미 서부 시대 영화를 떠올리게 한다. 흙먼지가 날리며 아지랑이가 눈앞을 가리지만 마치 영화를 위해 연출된 것 같은 ‘미장센(mise en scene)’이다.

수도 이전을 앞두고 있지만 카이로는 이집트의 번영을 이끌어 온 곳이다. 1000년 이상 같은 자리에 같은 이름으로 존재했다고 하니 이 사실만으로 이집트의 힘이자 역사를 주도하는 도시다. 또한 이집트가 아프리카 대륙에 있다 보니 따져보면 아프리카 대륙에서 가장 큰 도시가 되는 셈이다.

▲피라미드 앞에서 낙타타기 체험 호객중인 이집션

우리에게 카이로는 슬픈 역사의 한 장면이다. 1943년 열린 카이로 회담으로 인해 우리의 독립은 시작됐으니 ‘카이로’라는 이름이 한국민들에게 낯설지는 않다.

카이로에서 만나는 피라미드는 방향에 따라 달라 보이지만 카이로 회담을 기념한 비석이 세워져 있는 카이로 시내 한 고급 호텔 마당에서 바라보는 피라미드는 또 다른 느낌을 전해준다.
같은 물체도 어디서 보냐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오니 역시 사람은 마음먹기 나름이다.

피라미드.
창조론을 믿지만 교과서에서 보아 온 인류 진화 과정의 단락처럼 피라미드는 그저 딴 세상 이야기며 유적이다.
더욱이 한국에서 피라미드와 스핑크스는 그저 미스테리, 호러 스토리의 주인공일 뿐이다.
지금의 기술력으로만 제작과정을 이해하려하니 당연하다. 모두가 추측이고 상상일 뿐이다. 파라오의 영혼을 담아내는 피라미드를 만드는데 무엇보다 가장 결정적인 것은 ‘인간의 의지’다.

▲극적인 곡선을 보유하고 있는 낙타

돌 하나의 크기가 성인만 하지만 이는 문제 될 것 없다. 수많은 돌들은 어떻게 이곳 카이로까지 옮겨왔냐의 의문도 남지만 ‘의지’하나면 된다.
이것을 증명해 보이는 것이 바로 피라미드다. ‘의지’는 무형이다.

이집션들은 수많은 벽화를 통해 자신들의 족적을 남겼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피라미드 제작 방법은 그 무엇으로도 남기지 않았다. 무형인 ‘의지’를 어떻게 남길 수 있었으랴. 이것을 알아내려는 지금의 인류는 역시 ‘욕심’ 덩어리다.

▲피라미드는 아름다운 건축물이다. 보잘 것 없어 보이는 돌덩이들의 조합이지만 합쳐 놓으니 작품이다.

압도적 높이 그리고 크기, 이마저도 한 개가 아닌 여러개. 미학적 시선으로 봐도 피라미드는 아름다운 건축물이다. 보잘 것 없어 보이는 돌덩이들의 조합이지만 합쳐 놓으니 작품이다.
최고의 디자인은 단순함이다. 정상의 꼭지점 하나, 네 방향의 선으로 갈라진 축, 그리고 네 방향의 면.
점·선·면이다. 더 이상의 곡선은 필요 없기에 피라미드는 완벽한 비율로 이뤄진 아름다운 최고의 건축물이다.

▲피라미드 인근 노점상

그래도 무엇인가 부족하다면 그것은 ‘곡선’이다.
곡선은 피라미드 바로 밑. 왕래하는 구경꾼(사람) 그리고 극적인 곡선을 보유하고 있는 낙타다. 이로 충분하다.
피라미드 옆, 손님을 기다리는 마차와 낙타 무리들은 옛날 미 서부 시대 영화를 떠올리게 한다. 흙먼지가 날리며 아지랑이가 눈앞을 가리지만 마치 영화를 위해 연출된 것 같은 ‘미장센(mise en scene)’이다.

피라미드에 대한 속설은 많다. 피라미드 내부에서는 세상 그 무엇도 부패 되지 않는다는 속설이 대표적이다. 피라미드 안으로 들어갔다. 허리도 못 펼 만큼 좁은 이동 구간은 숨이 막힌다. 종착지점 역시 온통 어두운 공간이다. 공기는 희박해 부패와는 거리가 있을 것 같은 느낌이지만 습도만큼은 충만하다. 부패···매우 잘 될 것 같다.

왜 인간은 얼굴은 사람으로 몸은 야수로 표현했을까? 야수의 힘을 갖고 싶었을까 아니면 고차원적인 예술 작품을 만들고 싶었을까?

▲피라미드의 수호신 스핑크스

그것도 부족해 왜 인간은 스핑크스를 매우 철학적인 수수께기를 출제하는 현학자로 신분상승을 시켜주고 있을까? 불안했던 게 분명하다.

피라미드라는 거대한 물체를 만들어 놓았지만 막상 만들고 보니 기대 이상으로 위대했던 것이다. 누군가는 이것을 지켜야 한다. 그렇다고 인간일 수는 없다. 힘도 있고 용맹하지만 지적능력이 없는 야수일 수도 없다. 인간의 지혜, 무서운 물리적 힘, 그리고 지성도 갖춰야 한다. 그래서 등장하는 것이 스핑크스다.

▲왜 인간은 얼굴은 사람으로 몸은 야수로 표현했을까? 야수의 힘을 갖고 싶었을까 아니면 고차원적인 예술 작품을 만들고 싶었을까?

마주하면 스핑크스는 단순한 돌덩이 조각상이 아니다. 하물며 ‘섹시함’까지 갖추고 있다. 아름답다는 얘기다. 당연하다. 피라미드의 색, 땅의 색, 주변의 색과 정확히 일치하기 때문이다. 단단하다 못해 딱딱한 화강암을 사용했을 수도 있지만 눈에 보이는 스핑크스는 부서지기 쉬운 진흙으로 만들어진 듯 하다.(실제 진흙으로 만들어 지진 않았다) 속된 표현으로 ‘깔맞춤’이다.

▲낙타는 택시다? 사막에서는...

섹시한 스핑크스의 자태에 방문자들은 키스세례를 퍼 붓는다. 그들의 키스 세례를 보고 있자면 유치하기 그지없지만 마땅한 포즈가 없다. 따라할 수 밖에 없다. 유치한 게 가장 재미있으며 오래 남는다.

지금 우리가 갖고 있는 관점, 미학적 기준, 시선으로만 따지만 이집트의 유적, 그것이 그림이건 벽화이건 조각이건 모두가 매우 유치하며 세련되지 못했다. 수천년을 이어 왔다는 것 빼고는···

하지만 이집트는 이집트 자체로 모든 유치함을 뛰어넘는다.
비결이 있었다. 기다림이다. 수천년전부터 지금의 우리 그리고 나를 기다리며 한 자리에서 기다린 것이다.

▲스핑크스는 단순한 돌덩이 조각상이 아니다. 하물며 ‘섹시함’까지 갖추고 있다. 섹시한 스핑크스의 자태에 방문자들은 키스세례를 퍼 붓는다. 그들의 키스 세례를 보고 있자면 유치하기 그지없지만 마땅한 포즈가 없다. 따라할 수 밖에 없다. 유치한 게 가장 재미있으며 오래 남는다./ 사진출처: 이집트관광청 인스타그램

스핑크스는 또 묻는다.
“아침에는 네발, 점심에는 두발, 저녁에는 세발인 것이 무엇”이냐고···

바로 ‘우리’다. 인간이다.

이집트는 여전히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이정민 기자  ljm@travel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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