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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최소한의 ‘장치’
이정민 기자 | 승인2020.03.22 21:18

관광업이 정부의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됐다. 최근 같은 상황에서 매우 합리적이며 현명한 조치다.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은 지난 2016년 조선업 지정 후, 여행업종은 사상 첫 지정으로 이번 사태의 심각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유와 원인이 무엇이든 위기속에서 정부의 특별한 지원을 받는 다는 것은 감사한 일이다.

하지만 이번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이 주는 의미는 한번쯤 생각해봐야 한다.

먼저 대부분의 항공편이 끊긴 상황에서 이뤄졌다는 점이다. 인바운드와 아웃바운드 할 것 없이 항공 공급이 없으면 그야말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대한민국 여행업의 특성상 항공 공급의 절대성은 부인할 수 없다. 만약 항공 공급이 어느 정도 유지된 상태에서 단지 여행사를 통한 항공 수요가 또는 여행 수요만 없었다면 정부는 관심조차 기울이지 않았을 것이다.

그나마 언론에 쉽게 등장할 수 있는 항공사들의 소식과 어려움이 연일 전해지다 보니 여행업, 다시말해 관광업의 실상과 어려움이 전해질 수 있었다.
여행사만의 힘으로는 당장 내일 굶어 죽어도 하소연도 못한다는 얘기다.

다음으로 여행업 진입에 대한 문제다.
자금이 있어도 될까 말까 하는 항공사 설립과는 전혀 다른 얘기다. 호텔 설립 역시 마찬가지다. 돈 없으면 설립 자체를 꿈도 못 꾸니 진입장벽의 높고 낮음을 따질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여행사 설립은 날이 갈수록 쉬어지고 있다.

이번 정부가 가장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은 ‘고용창출’ 또는 ‘고용유지’ 지표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정부 입장에서 재난에 가까운 이번 사태로 인해 가장 염려되는 부분 중 하나는 아마도 고용 지표일 것이다.

여행사 설립 조건의 완화는 또 다른 고용 창출 지표다. 원론적 입장에서 보면 자유 시장경제하에서 일부 특별한 직업군 외에는 누구나 하고 싶은 일을 하며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줘야한다. 이는 민주주의의 또 다른 가치다.

하지만 최소한의 ‘장치’라는 게 있다. 업종에 대한 비하는 아니다. 예를 들어 비교적 손쉽게 창업하는 음식업의 경우에도 관련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는 사람이 먹는 음식을 다루는 업종이니 어쩌면 당연하겠다.

이에 비해 여행사 설립은 앞으로 더 쉬워진다. 최소한의 ‘장치’ 없이 소규모 자본만 있으면 된다는 얘기다. 고객은 여행사 선택 시 싸고 좋은 상품을 찾는다. 여행 트렌드가 바뀐다 해도 이 ‘가성비’에 대한 가치는 절대적이다.
고객이 선택한 여행사가 얼만큼의 보험에 가입했는지 역사는 얼마나 됐는지에 대한 관심은 요샛말로 하면 ‘1’도 없다.

여행사 설립이 얼마나 쉬운지 이번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을 예상한 일부 타 업종운영자들의 여행업 등록 현상을 보면 알 수 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 이후, 3월 1일부터 10일까지만 하더라도 총 39개사가 여행사 인·허가를 받았다.

완벽한 정책은 있을 수 없다. 하지만 최소한의 ‘장치’와 ‘보완’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기존 업체들의 몫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다.

이정민 기자  ljm@travel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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