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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믿을만한 내일
이정민 기자 | 승인2020.03.29 23:41

당초 이맘때쯤이면 출구전략을 고민할 줄 알았는데 도무지 출구의 ‘出’자가 보이지 않는다.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기에 더 고민스럽고 고통스럽다.
나아질 듯 나아지지 않는 이 사태의 끝은 어디일까? 사태가 끝난다고 여행산업이 정상화에 도달하려면 그동안의 시간만큼이 더 필요하기에 우리 업계의 고민과 인내는 더 깊음을 요구하고 있다.

우연히 영화 한편을 접했다. 1960~70년대 일본을 배경으로 한 재일한국인의 애환을 담은 ‘용길이네 곱창집’
영화적 정서는 한국이며 연출기법은 일본이다. 장면 하나하나의 미장센 역시 한편의 그림을 보는 듯 진한 유화의 느낌을 주는 작품으로 개인적으로 매우 인상 깊은 작품이며 잔상이 오래가고 있다.

가족 간의 애환이 주 내용으로 자매간의 혼인관계, 주인공 부부의 복잡한 혼인 그리고 출산 과정 등은 영화 초반 마치 ‘막장 드라마’가 아닌가 하는 의심을 낳게 하는 작품이다.
하지만 영화가 끝나갈 무렵 ‘막장’으로 보이는 말도 안 되는 가족관계가 서서히 이해가 되며 납득이 되고 공감까지 이어진다.

지금의 상황은 어찌보면 ‘막장’ 이상의 상황이다.
상상조차해보지 못한 초유의 일로 드라마로 치면 ‘막장’ 그 이상이다. 그리고 현실이다.
또한 우리는 이 ‘막장’의 현실을 받아들이고 이해하고 있다. 그리고 묵묵히 버티고 있다.
이유는 분명하며 확실하다.
예전, 어려움 뒤 찾아온 기회를 경험했던 학습효과 때문이 아니다. 바로 ‘믿을만한 내일’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는 분명 ‘믿을만한 내일’이 있다.

다시 영화 얘기로 돌아와서···
하나뿐인 어린 아들은 자살하고 3명의 딸은 하나같이 제대로 된 혼인 관계가 없이 얽혀 있다. 주인공은 태평양 전쟁 참가로 한쪽 팔을 잃은 채 오사카 공항 인근 판자촌에서 선술집을 이어가고 있다. 희망이라고는 판자촌 뒷골목처럼 어두우며 매일 같이 하늘 위를 오가는 비행기들의 움직임은 마치 다른 세상 얘기 인 듯하다. 희망 0, 절망 100인 상황이다.

하지만 주인공은 매일 같이 입버릇처럼 외친다.
“내일은 분명 믿을만한 내일일 것이다. 설령, 어제가 어떤 날이든 내일은 분명 좋은 날이 올 것이다”

이정민 기자  ljm@travel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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