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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한 발씩 늦는 정부 정책
이정민 기자 | 승인2021.03.14 17:52

‘코로나19’ 펜데믹이 1년을 지나고 있다. 지난 1년을 돌이켜보면 정부는 우리 여행업계를 위해 해 준일이 하나도 없다. 이는 단순히 타 업종 대비 못 받은 것에 대한 섭섭한 표현이 아니다.
지금부터 하나하나 따져 보자.

먼저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이다.
국제선 항공 노선이 본격적으로 중단되기 시작한 2월부터 이미 여행업계는 인·아웃바운드를 시작으로 피해가 속출하기 시작했다. ‘사스’와 ‘메르스’ 사태를 겪어본 여행업계는 바이러스  확산과는 별개로 결코 짧지 않은 후유증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과 함께 2020년 2월 업계가 먼저 나서 고용노동부에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을 강력히 요구했다.

당시 한국여행업협회를 비롯해 주요 인·아웃바운드 여행사 대표, 한국호텔업협회 관계자 등이 나서 유례없는 상황이 예상되기에 유례없는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을 강력 주문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겠으나 정부의 여행업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을 통해 그나마 반년, 고용인들에게 미안한 마음은 조금 덜 수 있었다. 결과론적인 얘기지만 펜데믹 초기 여행업계의 이같은 요구가 없었다면 여행업의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은 어쩌면 ‘난망’(難望 바라기 어려움)한 일이 될 수 도 있었다. 여기까진 좋다.

‘특별고용지원업종’은 고용 안정을 최우선 목적으로 한 탓에 펜데믹 피해가 커지면 커질수록 이른바 ‘족쇄’로 작용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또한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될 경우 사무실 출근 자체가 ‘대단한 불법’으로 이어져 고용주와 고용인 모두 미래에 대한 설계도 할 수 없으며 준비도 하면 안 되는 매우 이상한 정책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기존 월급 대비 반토막 수준도 안 되는 금액으로 버티려면 고용인은 또 다른 일자리가 필요하다. 이른바 ‘알바’다.

눈치껏 아무도 모르게 ‘일용직 알바’라도 하고 모자라는 생활자금 벌면 되겠지만 이마저도 적발되면 그동안 받아 온 지원금을 뱉어내야 하는 상황으로 속이 매우 편치 못했다.

이같은 현실을 알았는지 아니면 누구도 예상 못한 펜데믹 상황이 길어지자 정부는 지난달부터 ‘일용직’ 노동을 통한 돈벌이는 괜찮다는 허락을 해주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소속 회사에 출근을 통한 업무 활동 적발 시에는 매우 불합리한 행정력이 동원돼 법을 어긴 국민으로 낙인 찍힌다. 근시안적 행정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얼마전부터 여행업계는 ‘집합금지업종’에 지정해 달라 외치고 있다.
이 역시 전국의 여행사가 들고 일어나 국회, 청와대, 여당 당사 앞으로 쫒아가니 이제야 눈길 좀 주고 있는 상황이다.

혹자는 여행업계가 매출이 부진하다는 핑계로 ‘특별고용지원업종’ ‘집합금지업종’ 등의 지정을 통해 온갖 혜택과 지원을 다 받으려 한다고 치부한다.
하나를 주면 둘을 달라하고 둘을 주면 셋을 달라할 것이라며 객관적 기준과 형평성 없이 모두 들어준다면 업계의 요구가 끝이 없을 것이라고도 한다.

문체부 역시 이번 추가경정 예산에 펜데믹으로 인한 여행업계 피해 지원 ‘몫’은 크게 염두해 두고 있지 않은 것 같다. 신규 채용할 기업은 없고 사라지는 기업만 늘고 있는데 청년 채용 관련 예산에는 매우 정성을 쏟는 눈치다. 오히려 4년 뒤를 보장하지 못하는 국회의원들이 더 도와주라고 성화다. 매우 이례적인 모습이라 당황스럽기는 하지만 당연한 주장이며 박수 받아 마땅하다.

다행히 ‘집합금지업종’ 지정에는 긍정적인 시그널이 오고 있지만 이 역시 한발 늦은 결정으로 아쉬움이 크다.

여행업의 중심에 있는 여행사 역시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

‘특별고용지원업종’과 ‘집합금지업종’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당사자가 다르다. 고용을 많이 유지해야 하는 비교적 큰 규모의 여행사에게는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이 중요하지만 그들에게 ‘집합금지업종’ 지정은 업체당 몇 백 만원 수준의 지원금 혜택만 있어 실효성은 없다.
그래서인지 수차례 시위·집회 현장에서 그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으며 사실 나타날 이유도 없다.

정책을 결정하는 조직은 언제나 ‘대표성’을 따진다.
조직이나 규모가 매우 작은 소규모 업체 수천개가 모여 떠들어도 대기업 수준에 근접하는 큰 조직이나 기업의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인다는 말이다.
똑같은 지원이라도 그렇게 도와줘야 이른바 ‘티’가 더 나기 때문이다.

한 발씩 늦는 정부 정책.
지금은 방향보다 속도가 중요하다. 어디로 가야할지, 어떻게 해야 할지는 지나가는 ‘개’도 안다.

 

이정민 기자  ljm@travel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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