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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그 이상의 영화 속 ‘홍콩’홍콩 영화 ‘리마스터링’ 영화 속 명소 재조명
이정민 기자 | 승인2021.03.23 22:30

구룡반도 ‘스타의 거리(Avenue Of Stars, AOS)’는 해안선을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빅토리아 하버의 전경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최적의 장소로 미국 할리우드에 있는 명예의 거리를 모델로 홍콩 영화계의 유명 인사를 기리는 산책로다.

100년의 홍콩 영화사를 이어온 배우, 제작자, 작가 등 영화계 별들의 동판을 440m의 해안가를 따라 나무 난간에서 만날 수 있는 이곳은 홍콩 영화와 배우들을 추억할 수 있다.

홍콩을 대표하는 관광지로 부상시킨 홍콩 정부의 노력 뒤에는 수십 년 동안, 인도와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영화 산업을 이끌었던 홍콩의 영광이 있다.

한류에 앞서 ‘향(香)류’라 불리며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던 홍콩 영화의 최전성기 시절, 서양 갱스터물과 동양 무협의 조합으로 칼 대신 권총을 잡은 현대식 무협인 홍콩 느와르 장르 영화, ‘영웅본색’에서 발목까지 오는 긴 트렌치 코트, 선글라스 그리고 입에 성냥개비를 물은 주윤발의 스타일은 지난 35년간 꾸준히 수많은 드라마와 예능에서 회자 및 패러디 되고 있다.

나이 지긋한 남성이 디지털 타블렛으로 중국 전통 보드 게임, 마작을 즐기고, 풍수 전문가와 상의해 디자인된 최첨단의 고층 빌딩들이 올라가는 일상의 면면처럼 전통과 혁신이 공존하며 변화를 거듭해가고 있는 홍콩만의 문화와 색체를 담은 홍콩 영화들이 꾸준히 재개봉 되고 있다.

시대를 풍미했던 영화 속 홍콩의 명소와 홍콩 사람들의 일상은 어떤지 홍콩의 대표 영화 작품을 통해 살표봤다.

◆홍콩 느아르의 얼굴 ‘영웅본색’
남자들의 의리, 암흑가의 배신과 복수를 모티브로 폭력적인 액션 신을 슬로우 모션과 같은 테크닉을 활용, 감각적으로 표현해내는 홍콩 느아르의 대부 오우삼 감독의 장기가 돋보이는 영화 ‘영웅본색’.
성냥개비를 물고 쌍권총을 들고 나타나 80년대의 아이콘이 된 주윤발과 미소년의 이미지로 뜨거운 형제애를 보여준 장국영은 이 작품을 통해 연기력과 화제성을 두루 갖춘 배우로서입지를 굳건히 했다.

어쩌면 영화보다 더 유명한 OST ‘당년정’은 국내에서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으며 2019년 1천만 관객 영화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극한직업의 엔딩곡으로 삽입되기도 했다.

영화 시작부, 낭만적인 갱스터 주윤발이 등장하는 뒤로 보이는 황후상 광장은 식민지 시절 빅토리아 여왕 동상이 있어 유래된 이름이지만 이 동상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의 군수물자 확보를 위해 징발됐다가 종전 후, 다시 홍콩으로 반환돼 현재는 빅토리아 공원에 위치해 있다.
중심가인 센트럴에 빅토리아 후기 시대의 정취를 담은 건물들과 초고층 빌딩들 사이 조용한 광장은 홍콩의 식민지 역사를 그대로 품고 홍콩 사람들과 여행자들의 쉼터가 되어준다.

영화 '영웅본색' 속 - 황후상 광장

뉴욕의 옐로우 캡, 런던의 블랙 캡이 있다면 홍콩에는 빨간 택시가 있다.
홍콩 택시 전용으로 제작된 도요타 크라운 어필스의 각진 디자인에 강렬하면서도 역동적인 빨간색이 더해져 도심을 누비는 1만 5250대의 택시들은 홍콩을 상징하는 아이콘으로 제52회 베니스 비엔날레에 홍콩 대표로 참가한 바 있는 에이미 완만청이 실물 크기로 표현한 'Down the Rabbit Hole, TAXI!'과 같이 아티스트들에게 영감을 주는 존재다.

◆홍콩의 슬품 연기한 장국영의 ‘아비정전’
가수로서 성공에 이어 영웅본색 출연 후, 배우로 자리 잡은 장국영이 1997년 영국 반환을 앞둔 1960년대를 살아가는 홍콩 사람들의 심정을 플레이보이 아비로 은유적으로 표현한 작품 ‘아비정전’.

러닝셔츠와 트렁크 팬티 차림으로 하비에르 쿠가 연주, 마리아 엘레나의 노래에 맞춰 맘모춤을 추는 장면은 국내에서도 여러 차례 광고로도 재현됐다.

영화 '아비정전' 속 - 치파오 로컬 브랜드, 미와 치파오

90년대 문화의 아이콘이라 손꼽히는 왕가위 감독이 그만의 세계관을 펼친 첫 작품으로 홍콩 최고 권위인 홍콩금장상영화제에서 작품상과 감독상 등을 수상했으며 홍콩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는 자국 영화 1위로 뽑힌 바 있다.

영화 '아비정전' 속 - 미도 카페

영화에서 장국영, 장학우, 유가령이 이야기를 나누던 장소이자 포스터에도 등장하는 퀸즈 카페. 영화 속 그 장소는 사라졌지만 템플 야시장 근처, 미도 카페에서 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장국영 주연의 영화, 성월동화 촬영지일 뿐 아니라, 실제 그가 즐겨찾던 곳이다.

1950년 오픈한 이 카페는 빈티지한 모자이크 타일, 천장 선풍기, 골동품 계산기와 가구 등이 풍기는 향수 속에서 홍콩의 옛 차찬탱 스타일 음식을 즐길 수 있다.

애증의 관계였던 양어머니의 치파오는 시대를 초월해 여성의 곡선미와 우아함을 뽐낸다.
왕가위 감독의 영화 화양연화 속 장만옥의 치파오를 디자인한 린바 테일러와 1920년대부터 100년 넘게 대에 거쳐 운영되고 있는 미와 치파오 같은 장인 정신의 길을 이어가는 로컬 브랜드들은 전통의 디자인과 현대적 모티브를 결합시켜 세계적인 럭셔리 패션 브랜드로 거듭난 상하이 탕의 밑거름이 됐다.

영화 '아비정전' 속 - 미도 카페

◆시대적 혼란 속 젊은이들의 운명 ‘색, 계’
왕가위 감독의 대표적인 페르소나로 아비정전 마지막 단 3분 남짓한 등장만으로도 존재감을 드러낸 양조위는 전쟁 속에서 꿈을 찾아 홍콩에 왔지만 항일 운동을 하는 홍콩 대학생들의 이야기인 이 영화에서 친일파 핵심 인물로 암살의 표적이 된다.

중년의 섹시한 눈빛과 오랫동안 아무도 믿지 못 했다는 대사로 애잔함을 일으키는 악을 연기한 남자, 양조위와 비밀 스파이로 사랑과 애국이라는 경계에서 흔들리는 탕웨이의 이야기는 이안 감독에게 베니스 영화제의 황금사자상을 안겨주었고 한국을 포함 중화권에서도 높은 인기와 화제를 불러 모았다.

홍콩 도심에서 가장 가까운 해변인 리펄스 베이는 절벽으로 둘러싸여 프라이빗 해변에 온 듯한 느낌을 준다. 1920년에 지어져 영국 식민지 시절의 옛 정취를 품은 레스토랑 더 베란다는 유혹하고자 하는 탕웨이와 유혹당하는 양조위, 단 둘의 첫 데이트 장소다.

영화 '색, 계' 속 - 리펄스 베이

애프터눈 티의 정석이라 손꼽히는 페닌슐라 호텔에서 운영, 영국적이면서도 현대적인 홍콩의 모습이 최고급 식기 위 디저트들로 재현된다.

탕웨이가 정부 고관 부인들의 세계에 들어가는 통로이자 수단이 되어주는 마작.
배우들이 룰을 몰라 즉석으로 배워서 촬영을 했는데 재미있어서 중독됐다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는 마작은 청나라 때 기와로 만든 게임으로 아시아를 넘어 미국에서도 인기를 얻었고 다양한 온라인 오락물로 각색돼 사랑받고 있다.
한국의 화투나 서양의 카드 게임처럼 일상생활에 공존하는 놀이 문화이자 홍콩에 몇 남지 않은 장인 정신이 깃든 작품들로 승화되기도 한다.

이정민 기자  ljm@travel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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