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자기 방식이 먹힌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방송 예능 프로그램의 공통점은 ‘진짜’와 ‘가짜’를 구별해내는 것이다.

음악과 연계시킨 옥석(玉石)가리기의 시작은 진짜 가수와 가짜 가수를 가려내는 것부터 시작하더니 이제는 음치냐 아니냐를 가려내고 조금씩 진화돼 전혀 다른 옥석가리기로 이어지고 있다.

대중문화의 흐름을 보면 사회상을 읽을 수 있다. 최근 우리 사회는 가짜가 판을 치고 있다는 방증으로 수많은 가짜속에서 진짜를 만났을 때의 카타르시스를 눈치 빠른 예능 프로 제작자들이 철저하게 이용하는 것이다.

이같은 사회현상은 우리뿐 아니다. 가까운 중국 역시 비슷한 포맷의 방송 프로그램들이 인기몰이중이다. 한류 스타 출연으로 인한 인기도 있지만 비슷한 공감대가 형성된다는 얘기다.

지금의 시대상일 수도 있지만 원래 인간의 본성에는 가짜를 가려내 응징하고 진짜를 가려내 따르고자 하는 본성이 숨겨져 있다.

진짜와 가짜. 옥과 석. 이것을 가려내기란 좀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현상은 있다.

가짜는 대체적으로 임기응변에 강하며 화려하다. 그리고 ‘티’가 난다. 미래에 대한 대책은 없으며 적당 기간 버틴 후 도망치듯 사라진다.

지난주 중국 북경에서는 ‘한국방문의 해’ 공식 시작을 알리는 개막식이 열렸다. 최근 인바운드 1400만명 중 우리가 올해 원하는 중국인들의 한국 방문은 800만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목표대로라면 전체 인바운드 객수에 절반이 넘는 숫자를 중국인들이 채우게 된다.
발빠른 상인들은 이미 중국인들에 맞춰 식당 메뉴까지 통째로 바꿔버렸다. 그동안 해오던 그동안 가장 잘 할 수 있었던 메뉴도 버려버리고 중국인들이 많이 찾는 다는 메뉴로 급변경시켰다. 당연히 전문성이라고는 전혀 없다. ‘맛’에 대한 기대 역시 하고 싶지 않다.

한류를 한번 들여다보자. 한류의 시작은 이른바 ‘내수용’ 이었다.
중국, 유럽, 일본 어느 특정지역을 겨냥하고 시작한 것은 아니다. 그냥 우리가 재미있는 것, 잘할 수 있는 것,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것을 치열하게 하다 보니 이웃나라에서 인정해주고 알아준 것이다.
결국 자기 방식이 먹힌다는 얘기다. 물론 앞으로의 한류는 세계인을 겨냥한 치밀한 전략이 필요한 시점인 것은 당연하다.
유럽은 자기 방식을 고수하는 지역 중 대표적인 곳이다. 우리가 유럽 여행지에 열광하는 이유중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유럽의 전통과 문화다. 자기 방식이 고집이 아닌 ‘문화’로 자리잡은 것이다.

자기 방식 내팽개치고 임기응변식 응대, 그리고 억지 문화로 요우커들을 맞는다면 ‘한국 방문의 해’가 아닌, ‘중국 방문의 해’의 연장이 될 수 있다.

요우커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다양한 쇼핑 목록의 제품 수준과 내용은 이미 한국인들에게도 인정을 받은 제품들이다. 그만큼 요우커들의 옥석(玉石)을 가리는 지혜와 눈은 뛰어나다.

2016년 요우커 800만명의 시작은 결국 자기방식, 자기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정민 기자  ljm@travel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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