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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지겨움에도 적응 할 수 있다
이정민 기자 | 승인2021.09.05 21:29

서서히 앞이 보일 듯 말 듯 코로나 팬데믹 상황이 ‘기기묘묘(奇奇妙妙)’하다.

어느 순간에는 문득 문득 누군가 고의적으로 존재 하지도 않는 변이를 만들어 내는 것 같은 의심도 든다. 때론 실체가 있긴 있는 것인가 하는 의구심도 맘 속에서 튀어 나온다.

모든 것이 다 불안한 상황이 길어지니 생기는 일종의 ‘마음의 병’이라 핑계 대는 편이 차라리 속 편할 것 같다.

모든 것이 길어지고 있다. 
길어야 1년이겠지 하던 위기 속 낙천(樂天)이 염세(厭世)로 변하고 있다. 
쌓아놓은 재물이 많은 이들은 이참에 쉬어가던지 혹은 그만 두던지 낙천(樂天)의 연속을 영위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이들의(아마도 대다수인) 염세(厭世)는 아마 올해도 끝이 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마치 전쟁터 같다.
당사자에겐 미안하지만 한 명 한 명의 퇴직 소식이 마치 전쟁터에서 운명을 달리했다는 소식으로 들린다.

그나마 이직에 성공했다는 소식은 조금은 안전한 다른 전장으로 배치됐다는 소리로 들린다.
최고위 임원급들이 현장을 떠난다는 소식은 전쟁 중 이런저런 이유로 현역에서 물러나 따뜻한 민간의 품으로 돌아간다는 소리로 들린다.

승전보도 들린다.
관광을 재개한다거나 국경을 다시 연다거나 하는 소식들이다.

항공 운항 재개 소식은 대단한 무기의 공급이나 식량이 보급된다는 소식으로 들린다.

코로나19 발생 직후 이런 저런 이유로 연락이 닿지 않는 이들은 마치 피난 중 정신없는 상황에서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 이들 같다.

말도 안 되는 죽음의 전쟁터에 스스로 뛰어들고 있는 이들도 있다.
‘디지털’과 ‘스타트업’이라는 신무기를 장착했기에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당초 ‘종전’을 기대했건만 코로나19와 함께 지내야 하는 휴전으로 갈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렇게 된다면 약간의 불편함은 감수해야 할 듯하다.

진짜 휴전을 겪고 있는 우리는 휴전의 불편함을 너무나 잘 안다.

진짜 전쟁의 시작과 끝은 인간에 의해 결정되는 것처럼 이번 전쟁의 끝도 인간에게 달렸다.

처음 맞이하게 될 휴전상태에서의 여행이다.
어떤 모습으로 만들고 어떤 자세로 임해야 하는지 잘은 모르겠지만 태도의 문제라기보다는 적응의 문제인 것 같다.

지겨움에도 적응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정민 기자  ljm@travel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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