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뉴스 기획
기획특집-가을의 전북여행②
유호상 객원기자 | 승인2021.09.26 20:36

①임실과 스위스의 아름다운 결합, '임실치즈테마파크'
②한옥에서 머물다 ‘필봉문화촌’

◆한옥에서 머물다
숙소는 임실 치즈테마파크에서 차로 20여 분 거리에 있는 필봉문화촌에 잡았다. 전북 강진면 (아주 작은 마을) 바로 외곽에 위치해 있다. 개인적으로는 생판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었지만 사실 이곳은 지역의 전통문화를 보존하고 육성하는 중심지로 꽤나 유명한 곳이다.

​우선 생각보다 규모가 크다는 점이 놀라웠다. 도심 내 혹은 도심 근교도 아닌 이 시골에 이런 시설이? 우리가 머물기로 되어 있는 한옥 스테이 외에도 일반 숙소, 카페, 식당(가보진 않았지만) 등이 한 '단지'내에 있었다. 한옥스테이도 역시 규모가 제법 컸다. 재미있는 것은 한옥 마당 내에 공연을 할 수 있는 무대가 있는 점이다.

​짐을 풀고 저녁을 먹으러 인근 강진면으로 차를 몰았다. 1km 정도 거리라 걸어서도 갈 수 있는 거리다. 하지만 막상 가보니 식당들이 (정확히는 가게들이) 대부분 문을 닫은 상태였다. 이곳은 시골이라 도심 지역과는 시간 개념이 달랐던 것이다. 아니 아무리 그래도 어떻게 이렇게 일찍 문을 닫지 싶었다. 어쨌든 별 수 없이 마트와 편의점을 들러 저녁거리를 사갖고 들어올 수밖에 없었다. 필봉문화촌 내에 있는 식당에서 먹을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가보지는 않았다.

​◆이곳만의 숨겨진 필살기?
그나저나 이날 저녁, 공연이 있다고 했다. 그런데 날씨가 안 좋아 원래 하던 곳인 한옥 마당 내 무대가 아닌 야외공연장에서 한다고. 공연장이 따로 있다고?

​저녁 8시 아이와 함께 공연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낮에 언뜻 본 무슨 경기장 모양의 공연장이 보였다. 이 시골구석에 특별히 외부에서 단체 연수를 온 경우가 아니라면 무슨 관객이 있을까...혹시 우리밖에 없는 게 아닐까 싶었다. 그런데 막상 가보니 이미 사람들이 자리에 꽤나 많이 앉아 있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의자 간격만 좀 띄엄띄엄 있었을 뿐.

​공연 내용이야 당연히 전통 공연이려니 싶어 무슨 내용인지는 미리 알아보지도 않았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사실 농악 등에 큰 관심을 갖고 있지 않아서이기도 했고 하루종일 운전을 하고 또 이리저리 돌아다녀 저녁때는 그저 뒹굴뒹굴 쉬다가 그냥 자고 싶었다. 하지만 공연이 있다며 추천을 하니 다는 아니어도 조금이라도 보고는 오자는 심정으로 향했다.

​하지만 공연은 생각보다 수준이 높았다. 또 강렬한 리듬감의 농악과 스토리라인이 자리에 계속 앉아 있게 만들었다. 이곳의 전통인 굿패를 지키고자 하는 청년의 이야기를 기반으로 한 공연이었다. 농악의 매력도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전통 복장으로 무대에 오르는 공연자들이 생각보다 젊다는 점도 신선했다. 필봉문화촌은 우리 전통의 필봉농악을 지키고 이어나가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었다. 호남 동부 지역의 농악을 ‘좌도농악’이라 부르는데 그중 필봉농악은 이 좌도농악의 방식을 가장 잘 전수해 나가고 있다고 한다. 비록 나는 필봉농악이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여기에 와서야 알게 되었지만 이를 즐기고 또 한번쯤 생각하게 되는 것은 그저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

그나저나, 이를 즐기고 그 의미를 생각하게 된 것은 성인인 내게 있을 법한 일. 앞에 앉은 (끌려오다시피 한) 우리 아이는 혹시 지루해하지 않을까 신경이 쓰였다. 그렇게 생각하고 보니 자꾸 몸을 펴려고 움직이는 것 같기도 하고 멀찌감치 떨어져 앉아 있어 물어보진 못하겠고 그러다 공연이 1시간쯤 지났을 무렵 슬쩍 다가가 물었다. "지루하거나 앉아 있기 힘들면 방으로 갈까?" 의외의 답이 나왔다. "괜찮아요. 재미있어요!" 이건 또 예상치 못했던 반응이었다!

다만 1시간 정도일 줄 알았던 공연 시간은 무련 1시간 35분이었다는 점이 약간 길다는 느낌은 들었다. 1시간 정도면 가볍게 즐기기에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은 들었다. 그나마 길어도 볼만했던 것은 그냥 농악 공연이 아니라 나름의 스토리라인 덕분이다. 마치 뮤지컬처럼.

​아무리 농악에 관심이 없더라도 그 리듬과 흥은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끝까지 자리를 지키고 앉아 있던 다른 아이들처럼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농악 공연도 보너스로 얻을 수 있는 이곳 필봉문화촌에서만 체험할 수 있는 여흥이다. 

​끝나고 방으로 돌아오며 느꼈다. 이곳은 우리 한국인들도 이러할진대 하물며 외국인들이라면 꼭 한 번 와봐야 할 곳이라는 것이었다. 이곳에 하루라도 머물며 숙소로서 한옥을 경험하고, 한국의 농악을 체험한다면 분명 강렬한 한국의 문화 임팩트를 받고 가리라.

◆​여독을 푼 한옥에서의 하룻밤
한옥방은 전통식이지만 문, 창문, 화장실 등은 현대식이라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었다.

다만, 한옥 스테이의 사소한 단점(?)이라면 이곳뿐만 아니라 다른 한옥 스테이의 공통점이기도 한데, 침대가 없어 불편하다거나 한 것은 아니지만 방에 그야말로 바닥만 있다는 점. 책상까지는 아니어도 적어도 평상 하나 정도는 있어야 뭔가를 먹거나 마시거나, 글씨를 쓸 일이 있을 때 활용할 수 있는데 너무 아무 것도 없어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는 점은 아쉽다.

또한 한옥 방의 공통점은 창문이 있더라도 채광의 효과가 미비한 경우가 많다. 밤에는 특히 깜깜한 상태로 자야 하는데 불빛 하나 없이 너무 어두워서 자꾸 화장실 불이라도 켜놓고 자게 된다. 작은 취침등 정도를 준비해놓으면 어떨까 싶다.

아침에 일어나 밖으로 나왔을 때 전통 한옥의 처마 밑에서 나오는 그 느낌, 그리고 마당, 그리고 주변의 녹음이 상쾌하고 신선했다. 도시 생활에서는 결코 누릴 수 없는 즐거움 아니던가. 새삼 우리가 전라도 여행을 하고 있음을 느끼는 아침이었다! 다음 목적지로...

​◆필봉문화촌
주소: 전라북도 임실군 강진면 강운로 272
전화: 063 643 1902/2901
웹사이트: http://www.pilbong.co.kr

 

 

 

 

유호상 객원기자  td@traveldaily.co.kr

<저작권자 © 트래블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유호상 객원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회사소개기사제보광고안내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04522) 서울특별시 중구 무교로 16 (체육회관빌딩) 608호   |  대표전화 : 070-5067-1170/010-2678-5455
발행일자 : 2015년 7월 15일  |  등록번호 : 서울 아 03741  |  등록년월일 : 2015년 5월15일  |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정민
Copyright © 2021 트래블데일리. All rights reserved.  |  ljm@traveldaily.co.kr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