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세상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2022년이 시작됐다.
2년 가까이 온 인류를 괴롭히고 있는 ‘코로나19’는 ‘이열치열’ ‘이이제이’의 법칙을 따를 태세다. 변이 바이러스가 ‘우세종’이 되면 ‘코로나19’는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라는 평이 나오고 있다.
결국 이렇게 끝날 것을 무슨 이유로 그 긴 시간동안 우리 모두를 힘들게 하였는가.
아니 이렇게라도 지금의 이 상황이 끝난다면 참말로 감사할 일이다.

한국의 사정은 하루하루가 흥미롭다.
바이러스 때문이기도 하지만 매일 쏟아져 나오는 정치 뉴스 때문에 그나마 조금 있었던 비즈니스 여행도 모두 숨을 죽이고 있다.

누가 리더가 될 것인가를 놓고 비난과 응원, 분석과 평가, 그리고 힐난이 이어지고 있다.

미래 한국의 리더가 자신들이 열어놓은 행사에 직접 참여하지 않으면 “표 떨어질 것”이라 비난도 이어진다. 후보 역시 민감하게 참여하고 민감하게 대처한다.

그런데 우리 여행업계는 후보 당사자가 오지도 않는 행사에 그를 지지한다는 성명서를 내고 있다. 명분도 맥락도 없는 참으로 한심한 처사다.

후보자들이 먼저 찾아온다 해도 이리저리 재 볼 일인데 당사자도 없는데 지지한다고 하니 짝사랑도 이런 짝사랑이 없다.

다른 한편에서는 새해에도 어김없이 거리 집회로 나간다. 한 두번으로 끝날 줄 알았던 투쟁이 1년째 이어지고 있다. 우리 업계가 이렇게 끈질긴 줄 이제 알았다. 뭔가 변하긴 변할 것 같다. 어찌됐든 10명 이상 모이면 상대는 긴장할 수 밖에 없다. 억울한 일을 당하고 있으니 응원이 먼저다. 응원한다. 그리고 후보자 응원할 시간에 거리 투쟁에 나가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큰 여행사, 작은 여행사, 더 작은 여행사는 다시 조용해 졌다.
연말 직전 좋았던 분위기는 ‘변이’라는 녀석 때문에 다시 침체에 빠졌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보면 펜데믹 초기만큼 ‘단속’을 안 해도 될 것 같은데 전 세계가 약속이나 한 듯, 다시 걸어 잠그고 있으니 난감하다. 다행이 일부 국가에서는 이제 대수롭게 여기는 분위기는 아닌 것 같으니 곧 좋아지리라 믿는다.

우리 얘기도 해 봐야겠다.
펜데믹 이후 ‘여행’이라는 콘텐츠를 다루는 미디어는 이른바 ‘폭망’ 수준으로 전락했다.
대부분의 여행 잡지도 폐간 됐으며 살아남은 월간지는 정말 1~2개 정도다. 시대가 종이 매체를 외면하는 탓도 있지만 단 한번의 쇼크로 우수수 사라진 셈이다.
온라인을 기반으로 하는 몇 몇 미디어 정도만 근근이 호흡을 이어가고 있지만 이마저도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 업계 입장에서는 향후 홍보 채널의 변화를 예고하는 것으로 이 역시 ‘빈익빈 부익부’ 쏠림 현상이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세대 변화도 중요하다.
온 세상이 2030 얘기다. MZ세대기도 하다. 여행업계 그리고 여행 트렌드에도 이 세대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막상 MZ세대는 자신들이 MZ세대인 것을 알지 못한다. 2030세대가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젠더와 공정의 이슈’ 역시 당사자들에게 물어보면 대부분 “생각해 본 적 없다”가 우세적이다. 정치권과 일부 변태적 미디어들이 만들어내 ‘허상’이라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여행업계의 2030세대 문제는 심각하게 생각해 봐야 한다.
여행·관광업계는 타산업보다 노령화가 매우 심각한 산업군 중 하나다. 여행을 갈 사람은 젊어지고 있는데 여행을 보내는 사람은 정반대다.
여행을 보내는 데 있어 경험과 노하우가 중요한가? 여행을 가는 사람들 중 몇 명이나 업자의 경험과 노하우를 따져가며 업자를 선택하는가? 여행자가 더 똑똑하며 더 많은 것을 알고 있다.

어느 호텔이 좋으며, 어디가 맛집이며 언제가 항공권이 가장 싼 지 더 잘 알고 있다.
빠르고 정확하며 재미까지 있다. 2030세대가 그렇다.
그런데 미래 여행업계를 이끌어 갈 2030은 눈 씻고 찾아봐도 보이질 않는다.
그나마 기대해 볼 것은 이른바 ‘스타트업’으로 불리는 몇몇 업체뿐이다.

코로나 펜데믹으로 조금 남아있었던 대형 여행사의 젊은 인재들은 이미 다른 산업으로 간지 오래다. 정상적 상황이 된 다해도 예전의 숫자만큼 충원 안 해도 된다는 것은 이미 대부분의 업체에서 깨닫고 있는 만큼 여행업계 ‘젊은피’ 구하기란 어쩌면 영영 불가능할 일인 지도 모른다.

이는 업계 현장의 문제만은 아니다.
학계도 위기다. 한때 인기를 얻고 늘어났던 관련 학과는 이번 코로나 펜데믹으로 당연한 충격을 받고 있다. 줄어든 업체 수만큼 전공 학생의 숫자가 줄어들지 않을 경우 단지 취업의 문제를 넘어 향후 여행업계 전반에 미치는 영향 역시 클 수 밖에 없다.

각 협회에서도 이 문제를 외면하면 안 된다. 억지로라도 미래 인재를 육성해야 하며 키워내야 한다. 뭐라도 해야 한다. 안하면 모두가 죽을 수도 있다.

대한민국 여행산업의 몰락은 정부의 소극적 지원, 해외 OTA의 범람, 여행 트렌드의 변화가 아닌 ‘노령화’에서부터 올 수 있다는 점을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이정민 기자  ljm@travel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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