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신이시여...그래도 이번엔 기대를 조금 했건만 여전히 ‘관광’은 나랏일 중 가장 후순위에도 없는 버림받은 자식 취급을 받게 됐습니다.
어차피 단판에 끝나는 ‘승자승’ 게임의 법칙상 한 표라도 더 많이 가져가면 좋은 건데 어찌하여 나랏일 도맡아 하겠다는 게임 참가자들이 50만표 이상은 가져갈 수 있는 이 관광분야에 이리도 모질게 구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신이시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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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시여!
악질적인 돌림병이 오기 전에도 우리는 항상 외화낭비만 한다고 구박받아 왔습니다. 손님을 초대하려면 그들은 어떤 음식을 먹고 어떻게 놀며 어떤 곳에서 잠을 자고 어떤 곳 구경하기를 좋아하는지 먼저 알아야 하는데...그것을 먼저 좀 알기 위해서 돈 좀 썼다고 외화낭비라니요...이보다 더 억울한 일은 없습니다. 신이시여!
안 그래도 예로부터 잘 돌아다니는 사람보고 ‘장돌뱅이’니 ‘역마살’이니 하면서 온갖 무시하는 말은 다 갖다 부치더니 이제는 나라 살림 까먹는다고 계속 무시당하고 있습니다. 신이시여!
이 나라가 세상에서 잘사는 나라 10번째 안에 든다고 합니다. 신이 우리 인간에게 주신 이 좋은 ‘이승’에서의 생활을 좀 더 길게 하려고 깨끗한 공기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굴뚝산업을 없애야 한다는 둥 탄소중립이라는 둥 그럽니다. 알고 보면 여행과 관광은 굴뚝없이 돈 많이 벌 수 있는 일인데 나랏일 맡겠다는 이들은 눈길 한 번 주질 않습니다. 신이시여!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는 그 ‘이승’에서의 삶인데 나랏일 하시는 이들이 이토록 무심하시니 ‘개똥밭의 이승’은 ‘개’에게만 좋은 모양입니다.
아 참! 이마저도 조심해야하는 군요.
요즘 ‘개’는 동물 복지권을 보장하겠다는 나랏일 맡으실 분들의 중요한 약속 중 하나니까요.
신이시여!
신께서는 인간을 위해 세상을 만드셨고 인간이 이 세상에서 행복한 삶을 누리고 세상 만물을 다스리고 지배하라고 하셨건만 어찌하여 ‘동물 복지권’도 보장받는 데 우리 ‘관광일’을 하는 이들을 위한 약속과 보장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찾기 어려울 까요?
신이시여!
우리나라엔 먼 길 오가는 데 쓰라고 주는 돈이 있습니다. 바로 ‘노잣돈’이라고 하죠. 어찌보면 여행갈 때 쓰라는 돈입니다. 그런데 이마저도 저승길에 편히 가라고 상여에 꽂아 주는 돈으로 의미가 통하고 있습니다.
신이시여!
우리는 지금 죽고 나서 ‘노잣돈’보다 이승에서의 관심과 ‘노잣돈’이 더 중요하고 필요합니다.
신이시여!
바라옵건데 신께서 살아계신다면 한밤중 나랏일 맡겠다는 분들의 꿈에 나타나 계시의 말씀이라도 한 번쯤 내려주시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받은 사람 알아듣지도 못하는 저승길 ‘노잣돈’말고, 은혜라도 알 수 있는 이승에서의 ‘노잣돈’ 좀 주라고요...
아니 아닙니다. 더 중요하고 급한 건 일단 허황된 약속이라도 좀 해달라고요...
이정민 기자 ljm@travel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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