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언서’가 대세다. 
아니다. 어차피 ‘인플루언서’는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나 ‘것’이니 대세라기보다 힘이 제일 쎈 사람이 맞겠다. 

여행업계를 비롯해 대부분의 산업분야에서 가장 힘들고 어려워하는 분야가 홍보 또는 마케팅이다. 

돈을 수백억 수천억 쌓아놓고 있다면 이 역시 무슨 두려움이 있겠으며 어려움이 있겠냐마는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 가장 효과 있는 홍보를 하려니 항상 이게 문제다. 

모든 것이 인터넷을 기반으로 바뀌어 관련 비용 역시 예전보다 저렴해 진 줄 알았으나 웬걸?
제대로 한번 하려면 비용은 ‘천정부지’다.

하지만 세상사 재미있는 것은 이를 대신할, 시장의 수요를 감당할 그 무언가가 나온다는 것이다. 그게 바로 ‘인플루언서’다. 

‘인플루언서’마다 다르겠지만 좌우지간 현존하는 대형 미디어, 홍보채널, 플랫폼보다는 아직까지는 저렴하다. 또한 정확한 타깃 설정이 비교적 원활해 대단히 매력적인 수단임에 틀림없다. 

‘인플루언서’ 자신의 만족감은 ‘덤’이다. 
단지 돈을 벌기 위해 움직였던 게 기존의 채널 또는 미디어였다면 ‘인플루언서’는 자신이 좋고 행복한 상태에서 움직이고 행동한다. 그리고 고스란히 앵글에 잡히고 화면에서 읽힌다. 

최근에는 관습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협찬사를 잠시 잠깐 밝히기는 하지만 대놓고 홍보하지 않기에 그 자연스러움에 속아줄 수 밖에 없다. ‘팩트’냐 아니냐는 중요치 않다. 여행 콘텐츠는 더 그렇다. 

어마어마한 풍광이 누구에게는 무서운 배경일 수 있으며 아기자기한 분위기가 누구에게는 답답한 피사체에 그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며칠 전 오랜만에 오프라인 대면으로 한 관광청 행사가 시내 모처에서 열렸다. 
참석자 대부분은 ‘인플루언서’로 사진작가, 여행작가, 영상 크리에이터 등 직업명만 들어도 자유가 느껴지는 이들이 대거 자리했다. 

하나같이 그들이 만들어 낸 작품(?)들은 세련된 느낌의 사진, 영상들로 보고나면 가고 싶은 여행지, 마음을 흥분시키는...당장 항공권을 예약하고 호텔을 알아보고 싶은 욕구가 솟구칠 만큼 멋지고 예쁘다.

여행업계에서도 외면할 이유가 전혀 없는 존재 ‘인플루언서’인 것이다. 

시대의 풍류와도 맞아떨어진다. OTA와의 조합이다. ‘유튜브’의 영향력도 함께다. ‘인스타그램’은 또 어떤가. 요즘 한 물 갔다고 하는 ‘페이스북’도 무시 못 한다.  

오로지 ‘인플루언서’를 위한 여행이며 세상이 된 것이다. 
다른 여행지 촬영으로 행사에 참석하지 못한 또 다른 ‘인플루언서’는 아예 동영상을 보내와 행사장에서 모두가 그들의 ‘말씀’에 주목하고 있다. 절대적 신뢰며 공감이다. 이게 바로 ‘인플루언서’다. 

각설하고...
솔직히 부럽다. 그리고 위기다. 기자라고 폼 잡고 ‘마감’이라는 명분으로 온갖 핑계를 만들어 내던 직업의 위기다. 직장의 위기다. 

‘인플루언서’가 되기 위한 전문 교육기관이나 커리큘럼이 있다면 당장 공부를 시작해 1등으로 수료하고 싶다. 
아직까지 기자의 전문성이 있다고 믿는다면...(믿는 이도 얼마 없을 테지만) ‘옛날 분’이 확실하다. 

그렇다면 고객(여행자)은 누구를 더 믿고 기다릴까?
여행사일까 ‘인플루언서’ 일까?

그것이 알고 싶다. 

이정민 기자  ljm@travel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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