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6~7월이 되면 뉴질랜드 전역은 축제의 분위기로 한껏 물든다. 남반구에 위치해 우리나라와 계절이 반대인 만큼, 한겨울로 향하는 밤하늘에 선명히 떠오르는 마타리키 성단(플레이아데스성단)과 함께 뉴질랜드 마오리족의 새해의 시작을 알리는 전통 명절, 마타리키 시즌이 도래하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마타리키 명절 기간은 곡식 수확 후 곳간이 가득 차고 농한기가 시작되는 시기와 맞물려 있다.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시간이 시작되는 만큼 조상을 기리고 음식을 나누고 노래와 음악을 즐기면서 삶의 즐거움을 한껏 누리는 시기가 바로 마타리키인 셈이다.

마오리 음력 기준으로 매년 조금씩 달라지는 마타리키의 올해 날짜는 6월 24일. 특히 올해는 마타리키 시즌을 기념하는 데 있어 더욱 각별한 해로 남을 듯하다.

사우스랜드 매이슨 베이 사구에서 바라본 밤하늘 ⓒCredit Great South 7

마타리키가 뉴질랜드의 공식 공휴일로 지정되었기 때문이다. 이번 마타리키의 공휴일 지정은, 토속 원주민의 기념일을 국가 공휴일로 다시 지정한 것으로는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케이스로 주목받고 있다.

마타리키의 공휴일 지정을 기념해 뉴질랜드에서는 마오리 출신의 세계적 음악가와의 협업을 통해 이를 자축한다. 또한 연례행사로 뉴질랜드 전역에서 개최되는 마타리키 행사 또한 더한층 풍성하게 준비돼 있어, 이맘때 뉴질랜드 방문 계획이 있는 이들의 마음을 설레게 할 전망이다.

웰링턴의 마타리키 키 포네케 페스티벌의 불꽃놀이 장면

한편, 뉴질랜드 관광청에서는 마타리키의 공식 공휴일 지정을 기념해 마오리 출신의 세계적 아티스트, 제롬 카바나(Jerome Kavanagh)와 파트너십을 맺고 마타리키를 기리는 특별한 음악을 선보였다(http://pf.kakao.com/_qFNHb/95418714).

제롬 카바나는 음반 업계 최고 권위를 지닌 상 중 하나로 꼽히는 그래미 어워드를 수상한 바 있는 기악 연주자 겸 작곡가로, 마오리 전통 악기인 타옹가 푸오로(Taonga pūoro) 연주를 통해 아름다운 뉴질랜드의 전통 음률을 전 세계에 알리고 있다.

다양한 종류의 타옹가 푸오로 연주를 통해 사람들이 자아 성찰의 시간을 갖고 나아가 자연과 다시 연결되는 기분을 느낄 수 있길 바란다는 것.

뉴질랜드에서 나고 자라 전 세계를 여행하며 마오리 음악을 전파해 온 카바나는 “뉴질랜드의 자연, 마오리 토속신과 조상 등의 요소와 문화와의 연관성을 상상하는 과정에서 음악의 영감을 얻는다”면서 “뉴질랜드에서 가족, 친구와 함께 지난 한 해를 반추하는 전통 명절, 마타리키를 축하하는 의미 깊은 행보에 참여하게 되어 영광”이라고 덧붙였다.   

제롬 카바나가 마오리 전통 악기 타옹가 푸오로를 연주하고 있다 ⓒZico O'Neill-Rutene

6월부터 7월까지 남·북섬에 걸쳐 뉴질랜드 전역에서는 마타리키를 축하하는 다채로운 행사가 잇달아 펼쳐질 예정이다.

6월 13일부터 7월 17일까지 베이오브플랜티와 로토루아 일대의 레스토랑에서 마타리키 주제의 요리를 선보이는 '마타리키 요리 챌린지(Matariki Dish Challenge)'를 시작으로 6월 21일부터 7월 16일까지 연날리기, 조명 쇼 등 80여 개의 이벤트로 촘촘히 짜인 오클랜드의 '마타리키 페스티벌(Matariki Festival)'이 열린다.

베이오브플렌티의 마타리키 푸드 챌린지에서 선보이는 메뉴

7월 2일부터 11일까지 노스랜드에서 개최되는 주민과 방문객이 함께 하는 20여 가지의 이벤트가 펼쳐질 '베이오브아일랜드 마타리키 페스티벌(Bay of Islands Matariki Festival)' 등의 행사가 10여 개 이상 선보인다.

이정민 기자  ljm@travel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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