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항공권 판매 수수료 관련 IATA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린지 두 달여가 지나는 가운데 본지는 공정위의 해당 사건 '의결서'를 입수, 주요 내용을 쟁점별로 알아봤다.

사건명은 '국제항공운송협회의 여객판매대리점계약상 불공정약관조항에 대한 건'으로 피심인은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다.

먼저 공정위는 IATA가 외국 사업자이기는 하지만 대한민국에 본점이 위치한 여행사와의  관계에서는 대한민국 법률이 적용된다고 적시했다.

주요 쟁점인 기존 약관 조항의 위법성에 대해 공정위는 약관 내용을 피심인(IATA)의 회원인 항공사들이 일방적으로 결정하거나 변경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는 조항은 약관법 제10조 제1호에 해당하는 불공정약관조항으로 판단했다.

구체적 판단 근거를 살펴보면 3가지로 압축된다.
먼저 ▲일반적으로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사업자들 간의 계약에서 수수료 기타 보수의 지급은 여행사들이 제공한 역무의 대가로, 피심인(IATA)의 회원인 항공사들이 부담해야 할 주된 급부에 해당한다.

두 번째 ▲외부의 경제적 사정변경 등으로 인해 수수료 등을 조정하거나 변경할 사유가 발생해도 여행사들은 기존의 급부 내용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거나 재협상을 할 수 있는 기회조차 가질 수 없다.

마지막으로 ▲2010년 이전까지는 항공사들이 BSP 시스템 이용 정산 시 항공권 발권 수수료로 일정 비율을 여행사들에게 지급하였던 것으로 확인되나, 2010년경 피심인(IATA)이 항공권 발권 수수료를 자율화한 이후 항공사들은 이 사건 약관조항을 근거로 항공권 발권 수수료 등을 여행사들에게 지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업종 구분에 따른 약관법 적용 여부도 눈길을 끈다.
공정위는 이 사건 계약의 상대방이 여행사로 ‘한국표준산업분류’에 따르면 ‘항공 여객 운송업’과 ‘여행사업’이 엄격히 구별돼 있고 국내·외 여행자를 위해 각종 여행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활동은 ‘여행사업’으로 규정돼 있는 점을 들며 여행사업에는 부수적으로 항공권 등의 판매 대리 활동도 포함돼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이 사건 약관조항은 기본적으로 ‘운송업’이 아닌 ‘여행사업’ 관련 약관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사건이 결국 소비자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제기했다.

공정위는 “국내 여행사들은 줄어든 수입을 보전하기 위해 ‘여행 업무 취급수수료’(TASF, Travel Agency Service Fee)라는 명목으로 수수료 관련 비용 일부를 일반 소비자들에게 부과(또는 전가)해 온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약관조항을 시정할 경우 향후 거래중단 등의 효과가 발생할지 여부 등은 불확실한 점 등을 고려할 때, 피심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고 밝혔다.

한편, KATA는 지난달 11일  BSP위원회를 열고 IATA에 APJC(Agency Program Joint Council, 항공사와 여행사 국가별 회의)개최를 공식 요청한 바 있다.

이정민 기자  ljm@travel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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