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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이런 코메디가 또 있을까?
이정민 기자 | 승인2022.10.03 20:04

10월 1일부로 사실상 코로나19로 인한 방역 및 출입국 제재가 전면 해제됐다.
대단히 반가운 소식이며 이러한 결정을 해 준 관계 당국에 머리 숙여 깊은, 진심어린 감사를 전한다. 지금까지의 과정 역시 하나의 작은 역사라면 ‘역사’다.

혹자는 이번 코로나 팬데믹을 지나온 관광업계의 이야기를 ‘백서’로 만들겠다는 ‘언약(言約)’도 했다. 말로 한 약속이니 믿지 않았다. 당연히 아직까지 백서를 만들고 있다는 ‘후문’ 조차 없다.

불과 한 달 여 안에 모든 역사가 이뤄졌다. 이 모든 것은 어쩌면 일본 덕이다.
일본에겐 ‘가위바위보’ 조차 지기 싫어하는 우리 한민족의 위대한 질투심 덕이다.

이 코메디 같은 과정을 정리해 보면 이렇다.
8월 10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PCR 음성확인서 요구 전면 폐지 검토를 처음으로 언급한다. 이 소식이 한국에 알려지자 한국의 주요 여행사들은 기시다 총리의 이 ‘언약’을 믿고 재빠르게 일본 여행 상품 출시에 속도를 낸다.

드디어 8월 24일
일본은 입국 및 귀국 시 요구했던 PCR 음성확인서 요구를 9월 7일부터 전면 폐지한다고 공식 발표한다.

한국이 가만있을 리 없다.
최소한 코로나19 관련 방역에서는 일본보다 앞서갔던 한국이다. 그런데 일본이 한국보다 더 개방적인 태도로 가고 있는 것이다.

8월 29일
우리 방역 당국은 진행 중인 귀국(입국)전 48시간 전에 실시하는 PCR검사 폐지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히며 이어 이틀 뒤인 8월 31일에는 9월 3일부터 귀국(입국)전 48시간 전에 실시하는 PCR검사가 폐지된다고 못을 박는다.

정리하자면 일본이 9월 7일부터 폐지한다고 하니 그동안 ‘복지부동(伏地不動)’ 하던 우리 방역당국은 9월 3일부터 실시하는 것으로 서둘러 결정한다. 일본보다 며칠 앞서는 것으로 대한민국 만세며 우리나라 만세다.

그래도 이정도면 부지런한 ‘늘공’ 또는 ‘어공’분들의 고군분투로 진심이 담긴 박수를 보낼 수 있다.

하지만 진짜 코메디는 지금부터다.

때는 바야흐로 양국의 방역 해제 관련 발표가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던 9월 20일.
한국여행업협회와 서울시관광협회 등 관련 기관의 요청이 계속돼서인지 아닌지는 확인할 길 없으나 방대본에서는 입국 후 24시간 이내에 실시하는 PCR 검사 폐지 문제는 여러 전문가 의견과 해외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이 아닌 ‘검토’해 나가겠다고 공식 발표한다.

이쯤 되면 아직은 실행할 생각에 전혀 없다는 뜻으로 아무리 관광업계에서 떠들어 봤자 국민의 건강과 방역이 더 중요하다는 것으로 읽힌다.
그래야 한다. 국민의 건강과 방역을 책임지는 기관은 당연히 그래야 옳다.

그런데 말이다. 불과 3일이 지난 9월 23일 기시다 일본 총리는 뉴욕에서 10월 11일부터 일본 입국 제한 정책을 더욱 완화한다는 발표를 해버린다. 여기서 ‘더욱 완화’란 코로나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의 복귀다. 한국여행객은 10월 11일부터 비자 없이 예전처럼 자유롭게 왔다 갔다 할 수 있다는 발표다.

한국의 ‘늘공’과 ‘어공’분들을 움직일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이 것 뿐인가?

9월 30일 아침
한국 방대본에서는 한국 입국 후 1일 이내에 실시하는 PCR 검사를 10월 1일 0시부터 폐지한다고 발표한다. 발표 시점 기준 15시간 후부터 시행하는 그야말로 코메디 같은 일을 우리는 지난주 목격했다.

역시 안하면 안했지 한번 하면 화끈하게 밀어붙이는 대한민국이다. 다시한번 만세다.
일본보다 무려 열하루가 빠른 조치로 우리는 당당히 승리했다.

언제 발간될지 모르는 한국 관광업계 ‘백서’에 반드시 들어가야 할 사건이자 역사다.

무엇보다 인바운드 업계에서 가장 환영할 일이다. 당장 인바운드 고객은 아무런 부담 없이 한국 여행을 즐길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그런데 한국 여행에 대한 부담 때문에 일찌감치 일본 여행으로 행로를 바꾼 해외 여행객들은 누가 위로해 줄까?

정책이라는 것은 예측 가능한 것이어야 한다.
하다못해 동네 구멍가게도 한 달 동안 팔아야 할 물건에 대한 출(出)과 입(入)의 계획이 있으며 ‘예산’이라는 것도 있는데 이번 우리 방역 당국의 정책 결정에는 오로지 ‘일본 따라하기’ 혹은 ‘일본 이기기’만 보이니...이것은 분명 필자의 왜곡되고 편협된 시각이기를 바랄 뿐이다.

◆용어 설명
‘늘공’ : 늘(언제나) 공무원이라는 속어로 공무원 시험을 통해 선발된 공무원을 의미한다.

‘어공’ : ‘어쩌다 공무원’이라는 속어로 공무원 시험이 아닌 집권 정부 하에 임명된 일시적인 공무원을 의미한다.

 

이정민 기자  ljm@travel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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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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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업계 2022-10-11 06:49:17

    아무런 기대를 안하면 실망도 최소화 됩니다~! 언제쯤 후진국에서 벗어날까요...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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