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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여행사 ‘빌드업’이 필요한 때
이정민 기자 | 승인2022.12.04 17:12

그동안 대한민국의 여행사는 ‘패키지’라는 상품을 전진 배치하며 호시절을 보냈다.

축구 전술로 따지면 매우 공격적인 형태의 전술로 흔히 말하는 ‘3-4-3’(수비3-중간4-공격3)정도의 전술이다.

수비 뒷공간을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내놓으면 팔리던 시절, 그러니까 공격만 해도 되는 시절을 보낸 것이다. 물론 이것도 이미 10년 전부터 허물어지긴 했지만 말이다.

당시 최전방에 배치된 상품은 지금도 인기좋은 단거리, 중거리 상품이었으며 이후 나라 살림이 더 좋아지고 각 개인의 주머니 사정이 더 좋아지고 나니 장거리 여행까지 그 범위는 넓어졌다.

축구로 따지면 각 선수 개인의 피지컬과 기량이 좋아졌으며 선수단의 경제적 규모와 세련됨이 더 좋아 졌다는 뜻이다.

그러던 중 어느 순간부터 자주 수비 뒷공간이 허물어지면서 연전연승하던 시장에서의 게임은 승보다 패가 많은 시절이 시작됐다.

상대는 OTA다.
여행사의 약점이자 상대의 강점을 살려 역습이 이어지면서 서서히 여행사의 경쟁력은 약해졌으며 지금도 약해지고 있다.

전 세계적 전술의 트렌드를 빨리 읽지 못하고 잘나가던 호시절만 생각했던 게 결정적이다.

한때 축구 전술에도 유행이란 게 있었다.
그 옛날 80년대 ‘전원공격-전원수비’가 유행할 당시에는 ‘벌떼 축구’라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그 다음에는 ‘티키타카’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짧은 패스에 의해 골을 넣고 승리하는 전술이 있었다. 최근에는 후방에서부터 상대 문전 앞까지 의미있는 전진을 하는 이른바 ‘빌드업’ 축구가 유행이다. 점유율을 극대화 해 승리 확률을 높이는 게 주요 전략이다.

코로나 펜데믹 이전까지 패키지 상품을 판다는 건 이미 철 지난, 시장이 원치 않는 상품을 파는 촌스러운 행위였으며 특히 MZ세대에게 철저히 외면 받는 상품이었다. 당시의 유행이 그랬으며 판매 전략이 그랬다.

그런데 최근 시장에서는 이상한 조짐이 보인다.
다시 축구로 따지자면 옛 전술이 다시 유행 할 수도 있다는 시그널이 조금씩 보인다. 더 솔직히 말하자면 옛 시절만큼은 아니지만 현재의 수준은 곤고히 유지할 수 있다는 또는 조금 더 그 이상도 가능하다는...뭐 이런 거다.

여행사 판매 현황이 말해준다.
특히 한복입고 단체로 제주도 신혼여행을 가던 시절이 아닌 만큼 지금 허니문 세대가 여행사의 패키지 상품으로 허니문을 간다는 게 상상조차 되지 않았다. 하지만 간단다. 가도 많이 간단다.

이유가 뭐냐고 물어보니...각자 알아서 가고 싶지만 최근의 경제 상황 상 패키지 상품이 더 합리적이라는 게다. 그리고 상품 내용도 패키지 아닌 개별여행 같은 패키지 상품이니 선택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는 것이다. 듣고 보니 맞는 말이다.

최근 일부 미디어에서도 MZ세대의 패키지 상품 선택이 늘고 있다고 하니 거짓은 아닌 모양이다.

2022년 마지막 달이다.
예전에 비해 분위기는 많이 죽었지만 그래도 한국 축구가 일을 내고 있다. 스스로 약팀이라 자책하며 매우 극단적인 수비 축구만 추구했던 우리가 우리의 장점을 내세우며 공수 밸런스 유지를 통한 매우 효율적인 승부를 하고 있다. 성과도 좋다. 뿐만 아니라 향후 한국 축구의 방향 설정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장점을 극대화 시키는 것이다.
수백 번 생각해 봐도 패키지 상품은 단점보다 장점이 많다. 그게 중요한 거다.

여행사... ‘빌드업’이 필요한 때다.

 

 

 

 

이정민 기자  ljm@travel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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