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호이안에서 ‘반 고흐’를 만나다
②마지막 왕은 떠나고···‘후에’
③구름 위, 구름 아래 두 개의 ‘다낭’

마지막은 언제나 슬프다. 단어의 감성이 그렇다.
마지막은 결국 더 이상의 무언가가 없다는 말 아닌가?
하지만 마지막은 또 다른 시작이기도 하다. 때로는 마지막이어야 만 하는 상황이 끝나면 다시 새로운 무언가는 시작된다.

베트남 ‘후에’(HUE)가 바로 그런 곳이다.
수세기동안 베트남을 통치한 ‘후에’ 왕조는 이곳에서 마지막을 보낸다. 1802년 베트남 통일 후 구엔왕조의 수도로 번영을 시작했으며 1883년부터는 프랑스에 점령,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자 프랑스가 물러가고 1940년부터 1945년 일본이 점령했으며 1947년 4월에는 비공산계의 베트남 임시 행정위원회가 여기서 조직됐다.

1949년 7월 1일 새로 수립된 베트남공화국이 수도를 사이공으로 정하면서 ‘후에’는 역사속의 한 장면으로 남는다.

▲베트남 마지막 왕조 응우옌의 궁 입구

지금은 완전히 새로운 곳이다. 해가 지고 저녁이 되면 젊은이들은 PUB으로 쏟아져 나온다.
베트남의 경쟁력은 바로 수많은 청년층이 많다고 하던데 진짜 그런 것 같다. 평일 저녁 느껴지는 젊음의 열기는 당장 한국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활력이다.

후에 투어는 대부분 다낭에서 시작된다. 최근에는 당일 코스로 미니버스를 통해 후에를 돌아보는 일정도 잘 준비돼 있다.

다낭에서 후에로 넘어가기 위한 방법은 두 가지다. 빠른 길과 느린 길이다.
당연히 빠른 길은 볼거리도 제한되고 재미도 없다. 느린 길은 하이반 도로를 따라 가는 길이다.
우리의 태백산맥을 넘 듯 뱅글뱅글 산길을 오르면 된다. 오르는 도중에는 리엔찌오우 해변을 볼 수 있는데 날씨의 흐림과 맑음에 따라 다른 감정이다. 정상에는 삼삼오오 청년들이 모인다. 데이트 장소인지 모임의 장소인지는 알 수 없으나 한결같이 오토바이를 타고 정상까지 왔다는 게 낯설다.

▲다낭에서 후에로 넘어가기 위한 방법은 두 가지다. 빠른 길과 느린 길이다. 당연히 빠른 길은 볼거리도 제한되고 재미도 없다. 느린 길은 하이반 도로를 따라 가는 길이다.

하이반 도로를 내려와도 후에 중심부 까지는 한참이다. 그리고 후에에서 가장 길(吉)한 장소라 불리는 곳에 도착한다. 인간이 만든 ‘길(吉)’인지 원래 좋은 기운이 있던 장소였는지는 중요치 않다.

▲해자와 10km에 달하는 성곽으로 둘러싸여 시타델(Citadel, 성채)이라고도 부른다. 150년의 긴 역사를 지닌 왕궁인 만큼 과거 중국식의 건물과 프랑스식의 성이 혼합된 건축양식을 띄고 있다.

베트남 마지막 왕조 응우옌(Nguyen, 1802~1945)의 궁터다. 해자와 10km에 달하는 성곽으로 둘러싸여 시타델(Citadel, 성채)이라고도 부른다. 150년의 긴 역사를 지닌 왕궁인 만큼 과거 중국식의 건물과 프랑스식의 성이 혼합된 건축양식을 띄고 있다. 프랑스와 미국 등 세계열강과의 전쟁을 거치며 많은 문화유산들이 소실됐지만 종전 후 베트남 정부와 유네스코의 관심으로 1993년 베트남 최초로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돼 건물들이 복원되고 체계적인 관리를 받고 있다.

▲응우옌의 궁

▲응우옌의 궁

넓디넓은 곳이지만 유난히 평화로운 장소가 눈에 띈다. 왕가의 가족들이 거닐었을 법한 뒷마당이다.

높은 습도와 따가운 햇살도 이곳에서는 평화스럽다. 아마도 베트남에서 가장 고요한 곳일 듯 하다.

▲넓디넓은 곳이지만 유난히 평화로운 장소가 눈에 띈다. 왕가의 가족들이 거닐었을 법한 뒷마당이다.

가장 화려한 곳도 있다.

인근에 있는 ‘투이 쉬안 인센스 빌리지(Thuy Xuan incense making Village)’다.
굳이 말하자면 향기 마을이다. 향기 마을인데 눈에 들어오는 게 먼저다. 예쁘다. 그리고 화려하다.

▲‘투이 쉬안 인센스 빌리지(Thuy Xuan incense making Village)

후에 도심에서 남서쪽으로 7km 떨어져 있는 이곳은 과거 전국적인 왕조의 고위 신하들을 포함한 왕실에 향과 유향을 제공하는 유일한 마을이었다.

▲향기 마을인데 눈에 들어오는 게 먼저다. 예쁘다. 그리고 화려하다.

투이 쉬안의 인센스는 독특한 향과 높은 품질을 가지고 있다. 여러 세대를 거쳐 이곳 주민들은 향을 만들어왔다. 다른 곳의 향이나 유향과는 달리 이곳의 현지인들은 향을 만들기 위해 항상 천연 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전혀 독성이 없으며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가장 크고 오래된 향 마을로 수백 년 동안 향을 만드는 기술로 유명하며 녹색, 빨간색, 보라색, 노란색의 인센스 제조 시설이 있는 고대 수도의 유명한 전통 공예 마을이다.

‘후에’는 슬픈 곳이다. 카이딘 황제릉(Khai Dinh Tomb)이 보여준다.
카이딘 황제는 응우웬 왕조의 12번째 황제로 실질적인 마지막 황제다. 1916년에서 1925년까지 9년간 통치했는데 카이딘 황제릉은 1920년에 짓기 시작,1931년에 완성된 동서양의 건축 양식이 혼합된 당대 최고의 걸작이다.

▲카이딘 황제릉(Khai Dinh Tomb)

먼저 황제와 문무 신하가 만나는 곳인 바이딘(배정)에는 당시 ‘무’보다는 ‘문’을 중시여겼다는 증거들이 남아있다. 문신은 앞자리, 무신은 뒷자리다.

▲황제와 문무 신하가 만나는 곳인 바이딘(배정)에는 당시 ‘무’보다는 ‘문’을 중시여겼다는 증거들이 남아있다. 문신은 앞자리, 무신은 뒷자리다.

황제의 무덤이 위치한 본 건물인 계성전에는 청동에다 금박을 입힌 카이딘 황제의 등신상이 있다. 프랑스의 장인 2명이 프랑스에서 만들어 배로 운송한 동상이다.

▲카이딘 황제는 응우웬 왕조의 12번째 황제로 실질적인 마지막 황제다. 1916년에서 1925년까지 9년간 통치했는데 카이딘 황제릉은 1920년에 짓기 시작,1931년에 완성된 동서양의 건축 양식이 혼합된 당대 최고의 걸작이다.

황제의 유골은 동상 아래 지하 18m 깊이에 위치해 있다고 한다. 이 계성전의 벽과 천장은 서양의 스테인드글라스처럼 자기와 유리로 화려하고 현란하게 꾸며져 있다.

겉과 속이 전혀 다른 카이딘 황제릉이다.
겉은 마치 불게 검게 그을린 듯 하지만 속은 지상 최고의 화려함이다.

후에의 화려함은 밤에 더 두드러진다.

▲후에 ‘보 티 사우’ 거리

보 티 사우(Võ Thị Sáu)거리다.
보 티 사우(1933~1952)는 19세기 프랑스 식민 지배에 항거한 베트남의 소녀 영웅이다. 붕따우성 덧더현 출신으로 1949년 덧더(Dat Do) 공안팀에 가입해 식량공급과 연락 임무를 맡았으며 덧더 시장에서 유탄을 던져 관원 한명이 사망하고 20명의 프랑스 군인을 부상당한 혐의로 1951년 4월 프랑스군에 체포 사형선고를 받았다.

▲후에 ‘보 티 사우’ 거리

영웅이자 슬픈 역사의 주인공이지만 그녀를 기리는 거리는 밤이면 밤마다 또 다른 후에의 화려함을 보여준다.

수많은 영웅들과 질곡의 역사를 안고 있는 ‘후에’의 밤은 그렇게 ‘보 티 사우’ 거리에서 마무리가 된다.

◆더 편리해질 예정인 베트남항공
베트남항공이 베트남 전역 22개 공항의 모든 승객을 대상으로 온라인 체크인을 시행한다. 까마우 공항(Ca Mau)과 락지아(Rach Gia) 공항은 오는12월 22일부터 온라인 체크인을 시행할 예정이다.

탑승객은 출발 24시간 이내에 항공사 웹사이트에 접속, 체크인할 수 있으며 탑승 1시간 전에는 체크인을 해야 하며 온라인 체크인이 완료되면 승객은 전자 티켓을 받을 수 있다.

부피가 큰 수하물을 소지한 승객은 카운터에서 전자 티켓을 사용해 체크인을 할 수 있다. 

이정민 기자  ljm@travel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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