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호이안에서 ‘반 고흐’를 만나다
②마지막 왕은 떠나고···‘후에’
③구름 위, 구름 아래 두 개의 ‘다낭’

결론부터 말하자면 다낭은 구름 위 ‘다낭’과 구름 아래 ‘다낭’ 두 개로 나뉜다.

땅도 넓고 노는 땅도 많은데 왜 그 높은 산위에 또 다른 다낭을 만들어 놓았는지 상식적으론 이해 불가다. 구름 아래 다낭에서는 그랬다.

하지만 막상 구름을 뚫고 올라가면 완벽한 하늘 위 다낭이다. 상식의 차원도 이해의 차원도 아닌 것이다. 올라가면 마음이 넓어지고 이해심도 깊어지며 모든 게 용서되고 ‘선자(善子)’된다.

과시용은 분명하다. 시설의 웅장함과 화려함이 아니다. 그 정도 높은 산위에 만들고 놓고 ‘힐(Hill)’이란다. 그 정도가 언덕이면 도대체 그들에게 산(山)은 얼마나 높아야 한단 말인가.

▲다낭 ‘바나 힐(Ba Na Hills)’ 입구

다낭의 ‘바나 힐(Ba Na Hills)’이다.
해발 1487m다.
높은 곳은 시원하다.
분명 시원했다.
그래서 더욱 ‘힐(Hills)’이 아닌 게다.

시스템을 말하고 싶다. 입장료만 내면 멋진 케이블카부터 놀이기구, 공연, 게임, 로지, 뷔페식당 등 모든 게 공짜다. 프랑스식 건물의 호텔에서는 숙박도 할 수 있다. 물론 숙박비는 별도지만 그냥 돈 한번 내고 즐기기만 하면 되는 시스템이 좋다. 사실 돈 더 내라 해도 선 듯 낼 수 있을 만큼 멋지게 잘 만들어 놨다. 

▲다낭 ‘바나 힐(Ba Na Hills)’ 로 올라가는 케이블카

▲다낭 ‘바나 힐(Ba Na Hills)’ 로 올라가는 케이블카

‘바나 힐(Ba Na Hills)’ 홍보용 사진으로 자주 등장하는 ‘골든 브리지’ 일명 '손 다리'는 2018년 6월 해발 1000m에 설치된 보행자 전용 다리다.
2018 세계 최고의 여행지 10선에 뽑혔고 가디언이 인정한 세계에서 가장 인상적인 보행자 전용 다리로 선정되기도 했다. 보기에는 돌로 만들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유리섬유와 금속으로 만들어졌다. 무엇으로 만들었는지는 중요치 않다. 그 곳을 즐기는 사람이 중요하다. 매우 많은 인파다. 앞뒤좌우 한국인이 절반 이상이며 다양한 인종들이 오간다. 사진을 찍으려면 매우 어렵다. 자신보다 주위사람이 더 많이 나온다.

▲ ‘골든 브리지’ 일명 '손 다리'

그러던 중 일시적으로 사람들이 몰리지 않는 찰나의 순간과 공간이 생긴다. 텅 빈 다리다. 사진 찍기 좋은 순간이라고 카메라를 들면 조금 전까지 웅장해 보이던 '손 다리'는 그 다리가 아니다. 멋짐이 사라졌다. 여행객을 위한 다리는 여행객이 채워야 한다. ‘어울림’이다.
여행객이 채우라고 만들어진 첫 번째 구름 위 ‘다낭’이다.

구름 위 ‘다낭’이 ‘이상(理想)’이라면 구름 아래 ‘다낭’은 현실이다.

아침과 점심이 있으며 밤이 있다. 시장도 있고 상점도 있다. 사는 사람 파는 사람도 있다.
떠나야 할 시간도 있고 마지막이 되는 장소도 있다.

▲‘바나 힐(Ba Na Hills)’

▲‘바나 힐(Ba Na Hills)’

현실의 시작은 아침이다.
이른 아침 6시가 되기 훨씬 전부터 다낭의 바닷가에는 현지인들이 각자 모인다.
요가인 듯, 맨손체조인 듯 연신 움직인다. 물에도 들어간다. 발 만 담궈도 아침시간이라 더운 물의 온도는 아니다. 부지런하거나 베트남의 문화이거나 둘 중 하나다. 이것이야 말로 이해가 안 된다. 그 시간에 해수욕이라니...

▲다낭의 해변

▲다낭의 해변

외국 자본의 투자로 해변에는 이미 수많은 호텔과 리조트가 들어섰다. 지금도 계속 짓고 있다. 높이 높이 짓는다. 지금보다 더 많은 여행객이 올 것이라는 자신감으로 계속 계속 높이 높이 짓고 있다.

더 다낭다운 모습이 궁금해지고 그리워진다. 해변가 호텔촌을 벗어나 시내 중심가로 가면 재래시장이다.

▲‘한 시장(Han Market)’

시장 이름이 맘에 든다. ‘한 시장(Han Market)’이다.
재래시장이름이 뭔가 있어 보이면 거부감부터 들기 마련인데 왠지 베트남의 전통...정통...물건들이 잔뜩 일 것 같은 이름이다.

▲다낭 시내

과거에는 주로 현지인들 사이에서 비싼 수입품을 판매하는 부유층을 위한 고급 시장이었지만 현재는 서민들이 이용하는 로컬 시장이다. 1990년 새롭게 리모델링해 다낭에서 가장 큰 시장이 됐다. 공업용 기름, 자동차, 비행기, 로켓트 빼고 다 판다. 원단을 구입하면 즉석에서 ‘아오자이’를 맞춰 주기도 한다는데 볼 수 는 없다.

대놓고 명품 ‘짝퉁’ 물건을 파는 상점도 있다. 노림수가 분명하다. 대부분 한국여행객이다.
이곳에서 물건을 안 사고 온 것에 대해 가족 중 특정인의 지적과 불만이 심하다.
한국인에게 ‘짝퉁’과 ‘진품’은 그리 중요치 않다. 브랜드 로고만 봐도 행복해지고 구매욕구가 발동하도록 각성된 게 분명하다.

또 다른 각성은 ‘한 시장(Han Market)’에서 최고치에 달한다. 옆 사람이 사면 반드시 따라산다. 망고 젤리건 과자건, 곧 같은 비행기를 탈 것으로 보이는 한국인 여행객이 옆에서 사면 따라 산다. 신기한 현상이다. 살 것과 사고 싶은 것은 왜 그렇게 많은지...
‘한 시장(Han Market)’만의 매력이다. 아니 ‘마력’이다. 구름 아래 다낭의 모습이며 현실이다.
다낭을 떠나려면 다시 구름 위로 올라가야 한다.
이번에는 비행기를 타야한다. 마지막 밤이다.
이왕 구름위로 올라 집으로 가야 한다면 조금은 덜 복잡한 ‘베트남항공’이 좋겠다.
사뿐히 뜨고 사뿐히 가라 앉는다. 몸도 마음도 가벼운 베트남 투어처럼 말이다.

▲베트남여행...조금은 덜 복잡한 ‘베트남항공’이 좋겠다.

이정민 기자  ljm@travel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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