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명품은 조용하다
②싱가포르 속 싱가포르, 두짓타니 속 감춰진 것들

왜 하필 거니냐? 수많은 지인들은 하나같이 의문사를 남발했다.
싱가포르 여행하면 가장 먼저 노아의 방주를 닮은, 건축 공학적으로는 ‘신기원’이지만 솔직히 미학적으로는 좋은 점수를 주고 싶지 않은 그 호텔을 떠올리지만 그건, 밖에서 그것도 멀리 떨어져서 볼 때가 좋은 것이다.

여행지 숙소 선택에 있어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피부에 맞닿은 시트의 촉감, 적당히 안정적인 조명, 쓸데없는 향기가 퍼지지 않으며 약간의 주변 여행객 소음이 중요하다.

내 피부의 색깔과 룸과 복도를 휘감고 있는 색상이 같으면 더 좋다. 어쩌면 가장 안정적인 휴식을 위한 색상이다.

수 많은 만족 요건 중에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샤워 후, 물에 약간 젖은 발이 처음 닿은 느낌이 가장 중요하다.

아무리 좋은 대리석을 깔아 놓아도 차가우면 안 되며 미끄러우면 더 안 된다. 얇은 발수건 하나로 족하는 이들도 있지만 적당히 두툼한 발 전용 타올의 느낌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면 마음의 평안과 피로의 떠남을 동시에 느끼며 온전한 여행을 즐길 수 있다.

▲두짓타니 라구나 싱가포르 로비

두짓타니 라구나 싱가포르는 나름 흔치 않은 까다로움을 만족시켜주는 싱가포르 유일의 곳이다. 선택의 이유는 다른 것도 많지만 필자에게는 절반이상을 차지하는 ‘필요조건’이다.

▲외관은 원형으로 지어졌다.

나머지 절반을 지금부터 얘기해 보겠다.

싱가포르는 안 가본 여행자는 있어도 한번만 가는 여행자는 드물다.
싱가포르는 굳이 여행자의 머릿수로 만족하지 않는 곳이다. 한 명이 오더라도 와서 많이 쓰고, 경험하고, 느끼면 된다는 게 관광청의 기본 전략이자 목표다. 자신있다는 얘기다.

그래도 유명 관광지 중심은 항상 북적인다. 워낙 작정하고 꾸며놓은 터라 싱가포르의 중심부는 깨끗하지만 복잡 다양하다.

▲객실에서 창을 통해 보이는 풍경이다.

두짓타니 라구나 싱가포르 선택의 절반의 이유 중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다. 창이공항 인근에 위치할 만큼 싱가포르 도착 후, 접근성이 좋다. 움직임의 불편함이 있을 것 같다는 노파심은 노파심일 뿐이다. 싱가포르 전체 면적을 따져보면 굉장히 멍청한 소리이자 우려라는 것을 알 것이다.

▲흔들리지 않는 것의 편안함이란 이런 것이다.

호텔부터 시내 그리고 인근 전철역까지 운행하는 미니 셔틀버스만 잘 이용하면 오히려 효율적인 시간관리가 가능해 피곤치 않은 여행이 가능하다.
명품...두짓타니 로고가 드러나는 미니버스를 타고 내릴 때의 우쭐함은 덤이다.

▲호텔부터 시내 그리고 인근 전철역까지 운행하는 셔틀 미니버스만 잘 이용하면 오히려 효율적인 시간관리가 가능하다.

야외수영장에 누웠다. 5분에 한 대씩 비행기가 머리 위를 지나간다.

어떤 항공사인지 로고가 뚜렷하다. 바퀴의 갯수는 물론 잘만 보면 누가 탔는지 여성인지 남성인지 구별할 수 있을 정도로 가깝다. 경험해 본 사람만 안다. 얼마나 흥미로운 일인지...

소음이 걱정된다면... 경험치 못한 사람이다. 룸에 들어가 창문을 보고 있으면 눈 앞에 골프 리조트의 초록색이 여행으로 지친 눈의 피로감을 해소해 준다. 그런 와중에 비행기는 계속 지나간다. 소음은 없다. 완벽한 차단이다.

▲두짓타니 라구나 싱가포르의 수영장은 풀과 나무 냄새 정도만 풍긴다. 진짜 수영장이다

여행지 또는 휴양지에서의 수영은 한가로움이 가장 중요한다.
그야말로 ‘도때기 시장’같은 수영장은 수영장이 아니다. 놀이동산이지.

우리에겐 익숙한 ‘유한락스’ 냄새가 나지 않는 수영장은 처음이다. 세계 어느 곳, 어느 수영장을 가도 그 ‘락스’ 냄새는 똑같다. 그런데 두짓타니 라구나 싱가포르의 수영장에는 그 어느 냄새도 나지 않는다. 풀과 나무 냄새 정도만 풍긴다. 진짜 수영장이다.

▲보이는 건물은 숙소가 아닌 골프를 즐기는 이들이 이용하는 곳이다.

이번엔 침대 얘기다.
샤워 후, 처음 닿는 발의 촉감 다음으로 중요한 요소다.
어쨌든 다중이 이용하는 호텔이다. 집에 있는 나의 침대보다 좋은 브랜드 높은 가격의 침대일 수 는 있지만 내 몸에 딱 맞을 수 는 없다.

하지만 두짓타니 라구나 싱가포르의 침대는 마치 나의 몸 상태와 뼈의 구조, 몸의 뒤틀림, 피로의 정도, 혈액의 순환을 미리 파악하고 방금 짜 맞춰 온 것처럼 눕는 자의 ‘틀’에 정확이 일치하는 편안함을 준다. 흔들리지 않는 것의 편안함이란 이런 것이다.

여기까지가 겉으로 드러난 두짓타니 라구나 싱가포르다.
감춰진 숲속의 두짓타니 라구나 싱가포르는 놀라움 그 이상이다.

▲무엇보다 맛있다.

▲웰컴 드링크는 열대과일로 만든 천연 음료다.

▲두짓타니 라구나 싱가포르 로비

▲두짓다니 라구나 싱가포르에서는 세계적인 골프 대회도 많이 열린다.

▲로비에서는 한국 원화를 위한 ATM기기가 설치돼 있어 편의성을 높였다.

▲두짓타니만의 화려하지 않지만 고급스러운 어메니티

이정민 기자  ljm@travel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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