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외고-유람지(遊覽地)의 변천

국립중앙박물관의 JTBC 비긴어게인 무대를 통해 보고 찾았던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시회와 함께 상설전시를 관람하게 되었다.

중·근세관에서 조선시대의 역사 문화를 시대 흐름에 맞춰 여러 주제로 전시를 보는 와중에 눈에 띄는 내용은 여행과 관광의 콘텐츠였다.

우선 지리지 편찬이 눈에 들어온다. 세종대왕이 전국의 호구·군정·조세 항목을 담은 지리지 편찬을 지시하였다고 한다. 국가통치의 기본인 지리, 인구, 물산을 잘 파악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리지 수록 내용 가운데 고을 이름, 고을 산물, 사찰, 향교 및 서원, 풍속 외에도 경치가 좋은 곳, 유적지, 산과 내(山川), 읍성과 산성, 누대(樓臺)와 정자(亭子), 역마(驛馬)와 숙박을 제공하는 곳, 궁궐과 관청건물이 포함된 것이 매우 가치있고 신기하게 다가온다. 조상들의 지혜와 관광의 기본적인 콘텐츠가 거의 대부분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 사뭇 놀랍다.

1530년 발간된 관찬지리서인 신증동국여지승람은 조선 중종 25년에 동국여지승람을 증보하고 개정한 인문지리서이다. 각도의 지리와 풍속 등을 기록한 인문지리지로서의 가치가 있다. 1481년(성종12)에 편찬한 동국여지승람은 전국을 양경(兩京) 8도로 나누고 각 도의 역사, 지리와 풍속, 물산, 인물 정보에 문사(文士)들의 시문을 첨가한 인문 지리서로서 의미가 크다.

조선시대에는 산수(山水) 유람 문화가 자리 잡고 있었다고 한다. 아름다운 산수를 보러 가고 자신의 감흥과 글과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이 오랜 전통이었다. 이러한 산수 유람의 동기·과정·평가를 글로 남기는 일은 고려시대말부터 조선시대가지 이뤄졌다고 한다.

당시의 인기 지역이 송도(지금의 개성), 지리산, 금강산, 관동(지금 대관령 동쪽 지역), 사군(四郡: 제천, 단양, 청풍, 영춘현)이 대표적인 유람지(遊覽地)였다는 설명이 인상적이다.

당시는 성리학이 확산되며 산수는 단순한 유람 공간을 넘어 은거지로서 도(道)를 깨우치고 심성(心性)을 기르는 학문과 생활의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는 설명이다. 조선 후기에는 아름다움을 느끼고 자유롭게 노닐거나 역사적인 사실을 담고 있는 공간으로 산수를 인식했다는 것이 산수유람 문화의 정의이다.

국민대학교 박물관에 소장된 이방운(1761~?)이 그린 한벽루는 배산임수가 배경이다. 지금의 제천의 청풍지역이다.

이하곤(1677~1724)은 두타초(頭陀草)에서 산수(山水)를 유람하는 것은 미인을 보는 것과 같다고 할 만큼 아름다운 자연인 산과 물을 보고 즐겼던 것이 분명하다.

시간이 흘러 현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선호되고 즐겨 찾는 유람지 즉, 관광지는 어디인가를 살펴보게 된다.
참고로 최근 익스피디아가 외국인이 사랑한 국내 여행지 베스트 10으로 선정한 지역을 보면 다음과 같다.
▲서울 명동, 강남, 종로, 동대문 ▲제주도의 서귀포와 중문 ▲인천 송도 ▲부산 남포동과 서면 ▲강릉 ▲속초 ▲대구 ▲경주 ▲여수 ▲전주로 나타나고 있다.

호텔스닷컴이 추천하는 조용히 휴식을 즐기기에 좋은 국내 여행지 베스트 10을 보면 ▲독특한 자연풍경과 함께하는 서귀포 ▲기분까지 상쾌해지는 제주 애월 ▲보물 같은 풍경의 남해 ▲여유로운 힐링의 시간이 함께하는 영월 ▲산과 바다, 하늘을 즐길 수 있는 곳 강릉 ▲ 환상적인 풍경이 매력적인 가평 ▲아름다운 산책로가 매력적인 삼척 ▲천천히 걸으며 매력을 만끽할 수 있는 여주 ▲끝없는 바다가 계속되는 특별한 섬 울릉도 ▲전통과 자연이 살아 숨쉬는 조용한 가족 여행지 전남 광주이다.

또한 스카이스캐너가 소도시 여행을 위한 국내 여행지 추천 10곳을 보면 다음과 같다. ▲ 인천 소야도 ▲통영 한산도 ▲제주도 비양도 ▲전북 고창 ▲충북 단양 ▲경북 문경 ▲강원도 고성 ▲양양 남애항, 법수치계곡 ▲태안 신두기 해안사구 ▲강릉 안반데기 이다.

SRT 차내지 SRT 매거진의 ‘2022 SRT 어워드의 결과 당해 최고의 여행지로 신안, 완주, 목포, 영주, 울주, 공주, 부여, 해남, 장흥, 익산 등 10개 지역이 최종 선정되었다. 2023년 더 기대되는 지역으로 영덕, 평창, 충주, 대전, 순천까지 총 5개 도시가 선정되었다(매거진한경, 2022.11.7.).

아고다, 2023년 검색 테이터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다음과 같다. 한국 여행객에게 가장 인기 있는 가족 여행지는 제주도가 손꼽혔다. 서울이 2위를 차지했으며 상위 10개 여행지 대다수가 해안가 도시인 부산(3위), 속초(4위), 강릉(6위), 여수(7위), 거제도(10위) 등으로 조사되었다. 또한 역사 및 문화컨텐츠가 풍부한 경주(5위)와 전주(9위)도 상위 10개 여행지에 포함되었다.(한국경제, 2023.2.23.)

고려말과 조선 시대를 지나 수백 년이 흐른 현대의 유람지 즉 관광지의 변화와 선호도는 산과 물 그리고 바다가 중심이 되는 산수(山水)는 공통적인 요소로 상존하고 있다. 옛날의 자연적 지리 선호도에서 현대는 산수를 중심으로 대도시의 중심가 및 상가, 여러 곳의 섬, 역사 및 문화도시와 지역이 핵심이 되어가고 있다.

지금은 상대적으로 관광선진국의 순위에서 밀려 있지만 세계 관광의 중심 유럽에서 세계대전 전후 가장 관광객을 많이 유치하고 경쟁력을 보유했던 나라가 오스트리아였다. 지금도 사계절 음악 소리가 끊이지 않는 클래식 음악의 고향으로 평가되는 국가이다.

오스트리아는 다양한 매력의 빈(Vienna), 아름다운 음악과 자연의 도시인 잘츠부르크(Salzburg)등을 보유하고 있다. 1969년 개봉한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The Sound of Music)의 촬영지로 많은 곳이 알려져 있다.

베르펜 마을 초원, 잘츠부르크에 소재한 구시가 논베르크 수도원와 미라벨정원 그리고 레오폴드 스크론 궁전과 헬브룬 궁전, 잘츠카머구트(Salzkammergut)지역의 푸마를 성 미카엘성당이 배경이다. 그 외에 촬영지인 모차르트 다리, 로스펠트 산 모두 아름다운 산수지역이다. 참고로 잘츠부르크는 2022년 기준 50만 명 정도의 인구에 2930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한 세계적 관광도시이다.(나무위키, 2023.2.20.)

푸른 호수에 아름다운 전경을 지닌 할슈타트(Halstatt)는 잘츠카머구트의 진주로 불리기도 한다. 잘츠부르크는 모차르트와 폰 카라얀의 출생지 도시이며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는 알프스산의 도시로 경쟁력을 더하고 있다. 아름다운 알프스산과 60여 개의 호수로 자리잡고 있는 잘츠카머구트 지역의 경쟁력 등이 한때 세계 최고의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었던 비결이었다.

현재 스위스도 자연적인 산악자원에 케이블카, 산악열차· 톱니 궤도열차 등 시설의 경쟁력으로 세계의 관광을 주도하는 국가로 위치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자연적인 경쟁력을 더욱 홍보하고 상품화하는 노력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얼마 전 발표하여 추진을 계획중인 설악산 오색케이블카의 건설과 향후 운행이 한국 최고의 산수를 자랑하는 설악산을 세계인에게 어필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소원해 본다. 자연자원의 경쟁력은 관광에 있어서 가장 핵심적인 요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변화하는 현대관광의 시대에 도시관광, 섬관광, 문화관광, 특별관심관광 등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다양한 관심과 관광욕구와 기회가 확대되는 차원에서 자연자원에 시설이 추가되며 시설관광자원이 부각되는 관광의 변화하는 트렌드에도 부응하는 노력이 더욱 요구되는 때라고 생각된다.

◆고종원
-연성대학교 관광과 호텔관광전공 교수
-경희대학교 국제경영전공(경영학박사)
-천지항공여행사·계명여행사 부서장(과장)
-랜드오퍼레이터 오네트투어 대표
-인천관광공사 섬발전지원센터 평가위원
-주제여행포럼 공동위원장, 회장
-kojw12@naver.com

고종원 교수 kojw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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