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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여행업계의 ‘다이소’ 등장
이정민 기자 | 승인2024.05.19 18:01

팔자에도 없는 미국을 1년 안에 세 번이나 다녀왔다. 
다녀오니 지인들이 그런다. 누구는 일생에 한 번 갈까 말까 하는 미국을 자주 간다고...
이제는 그런 세상 아닌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정작 그 소리를 들으니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해외여행 경험률도 30%를 넘지 못한다 하니 매번 가는 사람이 가는 모양이다.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이 해외여행을 갔다고는 하지만 갔던 이가 또 가고 또 간 것이다. 

중복 여행을 1회로 따진다면 1천 만 명은 고사하고 몇 백 만명 수준이 될 수도 있겠다. 
그나마 이정도 숫자가 나오는 것도 우리 여행사들의 역할이 컸다. 
어쨌든 지금도 해외여행이 쉬운 건 아니다. 단순히 나가는 게 어렵다기 보다 현지에서 먹고, 마시고, 자고, 돌아다니는 행위는 분명 ‘긴장’이라는 어깨 근육통을 동반해야만 가능하다. 
그런 의미에서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 중 하나는 여행사임을 자신한다. 
그것도 패키지 상품이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각자도생’하는 여행이 됐지만 고령화로 인해 점점 패키지 여행 상품이 선택 받을 여지는 커지고 있다. 패키지 상품이 좋기도 하지만 나이먹어 봐라 눈에 뵈는 게 없어진다. 특히 유럽의 경우 레스토랑의 메뉴판 글씨는 피자 빵가루만큼 작다. 여행사가 남아 줘야하는 절실한 이유 중 하나다. 

그런데... 
자신했던지 최근 이른바 ‘메이저급’ 여행사 중심으로 처절한 가격의 상품이 재등장하고 있다. 한때 유행처럼 번진 199상품(199만원이 아니다)은 이제 귀여운 수준이다. 119상품이 등장했다. 이 역시 119만원 상품이 아니다. 11만 9000원 짜리다. 

앞서 미국 여행을 언급한 이유는 자랑질 하려 한 게 아니다. 
119상품이 어떤 의미인지를 알리기 위함이다. 2년전 선물로 받은 운동화는 지금도 애착하는 물건중 하나다. 어찌나 신고 다녔던지 이제 수명이 보이기 시작한다. 같은 모델의 운동화를 지난해 가을 L.A의 한 매장에서 절반에 가까운 가격에 판매하는 것을 기억하고 이번 L.A 방문 시 다시한번 찾았다. 환율 영향으로 다소 오르긴 했지만 정확히 11만 9000원의 가격이다. 

운동화 가격의 해외여행 상품이 우리나라에서 등장한 것이다. 
그야말로 혁명 수준이며 여행업계의 ‘다이소’ 또는 'TEMU'의 등장이다. 

199, 179 상품도 우후죽순 등장하기 시작했다. 공통점은 모두 중국 여행 상품이라는 점이며 대형 여행사 상품이라는 점이다. 

중국전담여행사 중 특정업체가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결정적 이유는 불법으로 자사의 ‘중국전담여행사’ 자격증을 빌려준 탓이지만 기저에는 초저가 상품의 유통이라는 죄(?)가 깔려 있었다. 
문체부의 공식 발표 자료에도 저가 상품의 유통이 첫 번째 ‘죄목’처럼 명시돼 있다. 
재미있는 대목이다. 
비꼬아 표현하자면 중국 여행자 분들은 고귀하게 한국여행을 해야 하며 한국 여행자들의 중국여행은 저렴하고 아무렇게나 해도 된다는 것으로 읽힌다. 
그런데 이같은 현상 모두가 중국이 아닌 우리 스스로 먼저 만들어 내고 있다는 것이 더 흥미롭다. 
중국 아웃바운드 시장이 이제 다시 열리기 시작했다. 항공이 예전처럼 더 늘어나고 이로 인한 상품 유통 역시 더 늘어날 텐데 시작이 이러면 다시 여행관련 뉴스는 ‘문화면’이 아닌 ‘사회면’에서 더 많이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최근 다이소 물건은 질도 가격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정민 기자  ljm@travel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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