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혜절경과 다양한 문화까지 만나는 1석 2조 힐링여행

대만을 찾는 여행자들이 범하는 오류 한 가지가 있다.
그것은 바로 대만여행은 타이베이가 진리라는 것.

시끌벅적한 사람들과 중화권 음식에서 나는 특유의 향이 거리를 메우는 타이베이와는 달리 이국적인 정취와 휴양이 펼쳐지는 가오슝(高雄).

가오슝여행객들이 가장 먼저 찾는 렌츠탄의 용호탑

사실 이곳은 타이베이와 달리 쉬이 발길이 향하는 여행지는 아니다. 대만과 그곳의 문화를 좋아하는 이들은 매우 당연하게도 가장 먼저 타이베이를 떠올린다. 그러나 오랜 세월이 오롯이 간직한 비밀스러운 이야기. 그 안에 담긴 유구한 역사와 색다른 매력으로 이방인을 사로잡는 까오슝의 매력은 자연이며 동시에 도시스러움이 한곳에서 어우러진다.

다양하고 싱싱한 해산물이 가득한 육합야시장

한눈에도 고풍스러운 도심과 골목골목 자리한 소박한 풍치는 거리를 걷는 사람들의 여유로운 표정과 닮아 있다. 회색건물, 한자(漢字)간판 뒤에 또 다른 매력이 숨어있는 이곳에 머무는 내내 세계적인 항구도시다운 아름다운 풍광과 다채로운 볼거리가 눈 안에 가득 담긴다.

타이베이와는 전혀 다른 도시의 흔적이 공존하며 그 거리위에 시간이 쌓여 자연스러운 멋이 베어나는 대만의 속살 가오슝.

대만여행에 관심있는 이들이라면 가오슝이야말로 가장 먼저 여행해야 할 지역 중 하나라고 나는 감히 이야기한다.

우리에게 익숙한 이름 타이베이에 가려 외면당하기 일쑤였던 가오슝이 잠에서 깨어나 숨겨왔던 매력을 발산하며 여행자들을 유혹하고 있기 때문이다.

항구도시가 선물해준 아름다운 시간 가오슝
인천국제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2시간30분가량 이동하면 나타나는 가오슝은 타이완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이자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항구도시다.

특히 연중 날씨가 온화해 최근들어 국내 젊은이들과 겨울이면 골퍼들이 가장 즐겨 찾는 여행지로 떠오르는 이곳은 항구도시의 우아한 경치를 배경으로 하늘높이 시원하게 뻗은 마천루가 특별한 매력을 뿜어낸다.

특히 대만을 대표하는 항공사 중화항공(주 4회)과 자회사인 만다린항공(주 7회)이 각각 인천~가오슝 직항 노선을 운항한 후 한국관광객들과 더욱 친숙해진 가오슝은 대만 최고의 휴양도시로 떠오르고 있다.

게다가 가오슝에서 기차로 30분이면 대만의 옛 수도 타이난을 경험할 수 있고 버스로 한시간 반가량 이동하면 남국의 정취를 물씬 풍기는 컨딩의 해변에 닿을 수 있다. 가보지 않고는 모르는 은밀한 매력을 느끼고 싶다면 대만 남부로 떠나보자.

눈과 마음이 정화되는 가오슝 탐방
까오슝의 첫인상은 다른 동남아 여행지와는 다르게 조금 특별하다. 항구의 화물 수송량이 세계 4위일 정도로 거대해 활기차고 생동감이 넘쳐난다.

중화권 도시답지 않게 나름 깔끔하게 정돈된 도심과 여유로운 표정으로 거리를 활보하는 사람들과 색다른 남국풍경이 여행객들의 눈과 마음을 정화시켜준다.

렌츠탐(연지담) 풍경구

가오슝 여행의 출발점은 누가 뭐래도 렌츠탄(연지담)풍경구의 매력일게다.
어떤 도시와도 비교하기 힘들만큼 자신만의 독특한 색을 지닌 가오슝에서 가장 대만스러운 풍경을 만날 수 있는 렌츠탄은 여행객들이 가장 먼저 찾는 곳으로 어느덧 가오슝 젊은이들의 만남의 장소로 떠올랐다.

대만의 풍경을 가장 잘 나타낸 호수 렌츠탄의 면적은 7.5㎢, 폭 400m, 길이는 1.4㎞에 이른다. 드넓은 호수를 배경으로 7층 높이의 용호탑과 춘추각, 관제묘 등이 우뚝 서 있다.

그중 용호탑은 탑 양 입구가 용의 목으로 들어가서 호랑이 입으로 나오는 형상을 하고 있어 많은 사람이 “악운을 행운으로 변화시킨다” 고 믿고 있다. 용의 목으로 들어가면 24명의 효자도가, 오른쪽으로는 극락왕생을 바라는 그림이 화려하게 채색돼 있어 사진 한 장의 추억을 만들기에는 그만이다.

불교문화단지 불광산
렌츠탄과 함께 자타공인 가오슝 최고의 명소로 꼽히는 곳이 있다.
여행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자 대만불교의 총 본산지인 불광산에 첫 발을 내딪는 순간부터 어마어마한 규모에 압도당한다.

불광산

불광산

12년의 불사를 거쳐 5년여 전에 완공된 부타기념관의 108m 높이에 좌불한 높이 36m인 불광대불은 구리 1872t으로 만들어져 보는 이를 압도한다.

하지만 사찰의 웅장함에 비해 사찰 특유의 엄숙함은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누군가가 '불광 랜드'로 표현한 것처럼 사찰이라기보다는 우리나라의 에버랜드를 연상시킨다.

불광산

부처님 진신사리와 100년마다 한 번씩 개방예정이어 모두 개방하려면 4800년이 걸리는 48개의 타임캡슐 등 콘텐츠도 다양하다. 특히 설날을 시작으로 등불축제가 열리는 음력 정월 대보름 기간에는 산 전체가 마치 등불바다가 된 듯한 광경을 만들어 내며 수 만명의 참배객이 진풍경을 연출한다.

가오슝의 밤이 가진 두 얼굴··· 육합(六合)야시장
가오슝에서는 야시장 나들이도 중요한 일정 중 하나다.

육합야시장 명물 통어징어 구이

해질녘 옷을 갈아입는 육합야시장

특히 육합(六合)야시장은 외국인들에게 인기가 높다. 해산물에서 꼬치까지, 싸고 다양한 먹거리가 유혹한다. 개장은 매일 오후 6시부터 이튿날 새벽 1시까지.

사랑의 유람선 애하(愛河)강
여기까지 둘러본 뒤엔 강가의 산책로로 돌아가 노을을 만끽할 차례. 옆길로 새지 않으려면 육합야시장에서 풍겨오는 음식냄새의 치명적인 유혹을 잠시 뿌리치고 애하강으로 발길을 옮겨야 한다.

애하강 야경

시간이 여유롭다면 건축물이 그려내는 화려한 야경을 즐기고 매일 밤 강위를 떠다니는 유람선에 올라 유유히 흐르느 애하강 주변의 크고 작은 빌딩들이 야한 불빛을 밝히는 아름다운 풍경을 느긋이 마주하다보면 여행의 행복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싶어질 정도로 순도 100%의 행복함에 젖어들 것이다.

희귀종들이 가득한 국립해양생물박물관
가오슝에서는 화려한 도심만 즐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국립해양생물박물관

국립해양생물박물관 입구에 자리한 고래모형의 분수대

핑동에 자리한 국립해양생물박물관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정도의 방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가오슝 최대 해양박물관이다.

관람객들이 거대한 상어 가오리등의 다양한 해양생물들이 지나다니는 언더워터널을 지나고 있다.

해양박물관 전시장안에 설치된 돌고래의 모형, 뒤로는 고래, 상어 등의 모형들이 바다로 돌아간다는 의미로 바다쪽을 향하고 있다.

형형색색의 크고 작은 희귀종의 해양생물들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도심의 오아시스라 불릴 정도로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한다.

백사완 해변
그림자가 길어지는 오후부터 노을이 질 무렵 한 두시간 산책코스로 그만인 백사완 해변은  다른 해수욕장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고운 모래가 특징으로 땅끝마을 섬들 사이로 떨어지는 석양이 장관인 곳이다.

백사완 해변

백사완 해변

아직까지는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아 유난히 깨끗하고 아름다운 해안선과 짙푸른 바다가 어우러진 이국적인 풍광으로 유명하다.

동화책 같이 재밌는 보얼예술특구
예전의 가오슝항역과 철로, 부두를 문화예술공간으로 바꾸어 놓은 보얼예술특구는 창고 건물 외벽에 재미있는 벽화를 그리거나 내부를 리모델링해서 갤러리, 기념품 가게로 꾸며 놓아 관광객들이 즐겁게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새로운 관광명소로 유명하다.

보얼예술특구

보얼예술특구

보얼예술특구

보얼예술특구

특히 가오슝의 노동자를 상징하는 다양한 옷을 컬러풀하게 입힌 독특한 조형물들은 마치 동화책에서 뛰어나온 듯 인상적이다.

항구도시라는 거대한 캔버스 위에 그려진 작은 쉼표 하나, 컨딩··· 그 곁을 걷다
항구도시 가오슝의 묘미는 강화도에서 석모도 가듯 10분이면 닿는 치진섬.
치진페리 선착장에 내려 이곳을 즐기는 또 다른 방법은 자전거. 바닷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기분이 상쾌하다.

자전거를 타고 즐기는 치진섬 해변

자전거를 빌려 타고 해수욕장에 가까워질수록 양 옆으로 크고 작은 해산물 가게가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새우, 조개 오징어 바닷가재 등 싱싱한 해산물이 가득하다.
페리터미널앞에 포진해 있는 빙수거리에서 시원하게 입가심 해 보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미식 여행.

치진섬으로 들어가는 훼리에서 바라본 풍경

바다분위기를 좀 더 누리고 싶다면 ‘어롼비 등대’를 둘러보자.
하늘과 바다사이에 그림처럼 서 있는 하얀등대 어롼비 등대는 대만 끝자락에 자리한 대만8경중 하나로 꼽히는 곳이다. 청나라 시절에 세워지고 제2차 세계대전 후 재건한 하얀등대의 나이는 자그마치 133살. 석회암 바위와 푸른바다, 초록의 열대식물이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는 이곳에서 바라보는 해협의 경치가 장관이어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대만의 숨은 보물
보얼예술특구에서 3km 지나 길가를 따라 걷다보면 나무사이로 빨간 벽돌건물이 살포시 고개를 내민다.

다구어 영국영사관 전경

865년 지은 건물로, 서양이 대만에 세운 가장 오래된 건축물 다거우 영국영사관  은 1867년 영국 정부가 이곳을 임차해 영사관으로 사용했고 현재는 전시관과 카페, 기념품, 레스토랑 등으로 꾸며져 있다.

다구어 영국영사관에서 바라본 해안풍경

바다를 마주한 언덕 위에 자리한 영사관은 해가 지면 건물에 조명이 들어와 자연채광아래 자태를 뽐내며 아름답게 변신한다.

어롼비 등대를 배경으로...가오슝 팸투어단

특히 언덕에서 내려다보는 탁 트인 시즈완(西子灣)의 이국적인 바다 전경은 뇌리에 박힌 듯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
 
대만여행 문의=엘트래블 02-6080-8940
취재협조=중화항공, 엘트래블

가오슝=이대석 기자  lds@travel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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