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월이면 젯스타(JETSTAR Airways)가 한국~호주 노선에 취항한지 5주년이다. 인천~시드니 노선 운항을 시작으로 현재 인천~브리즈번 노선까지 확장 운항하고 있는 젯스타는 대양주 시장 성장에 기여를 하며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올해는 창립 20주년으로 지나온 시간보다 앞으로의 시간을 어떻게 메울 것인지 고민 중이다. 

2019년 인천~골드코스트 운항 중 코로나 펜데믹으로 운항 중단 등을 겪었지만 코로나 여파가 식기 시작한 2022년부터 본격적인 운항을 재개한 젯스타는 현재 인천~시드니 주 4회(월·수·금·일), 인천~브리즈번 주 3회(화·목·토) 운항중이다. 
자세히 살펴보면 시드니와 브리즈번 격일 운항이다. 한국~호주 매일 운항인 셈이다.

인천~브리즈번 운항편의 경우 두 달 정도 전에 예약 할 경우 왕복 70만원대의 항공비용이다. FSC 동남아 항공료와 비슷한 수준이다. 계절의 정반대 여행지로의 항공료로는 만족해도 되는 수준이다. 관건은 다음부터다. 어떻게 항공상품을 꾸려 가냐가 관건이다. 

여행자가 만들어야 한다. 저렴한 가격의 튼튼한 'BOX'를 구입한 셈이다. 이 상자에 무엇을 어떻게 담는지에 따라 후회없는 선택이 된다. 

◆언제 탈 것인가?
앞서 밝혔듯 인천~시드니는 월요일 출발이다. 인천~브리즈번은 화요일 출발이다. 여긴 북반구 호주는 남반구다. 심리적 거리는 매우 멀다. 장거리다. 장거리는 4박 이상은 머물러야 한다. 그래야 본전 생각이 안 난다. 레저 여행객이라면 화요일 출발, 토요일 저녁 귀국하는 일정이 권할 만 하다. 화요일 브리즈번 행 편을 타봤다. 

◆어떻게 탈 것인가?
저녁 10시경 출발이다. 평일 하루종일 하던 일, 하던 업무 마무리하고 공항에 가면 되는 매우 좋은 일정이다. 거리는 장거리인데 시차는 1시간이다. 밤 10시에 이륙, 두어 시간 어영부영하면 잘 시간이다. 간단히 먹고 자면 그만이다. 아침 호주 브리즈번 도착 일정이다. 

온라인 체크인도 가능하지만 챙기지 못했다면 공항 현장에서 기다리는 재미도 쏠쏠하다. 
의외로 긴 줄이다. 붐비지만 체크인 카운터에는 꽤 많은 스텝들이 맞이한다. 금방 끝난다. 
전 좌석 부치는 수하물 제한이 7kg이다. 부족하다. 하지만 사전 온라인으로 구매하면 저렴한 가격에 추가 구입이 가능하다. 이코노미의 네 가지 번들 중 '스타터 플러스'와 '플렉스 플러스' 선택 시 부치는 수하물 제한이 20kg이다. 이정도면 충분하다. 

▲붐비지만 체크인 카운터에는 꽤 많은 스텝들이 맞이한다. 금방 끝난다/ 트래블데일리 DB

사전에 준비할 것은 또 있다. 간단한 먹거리다. 기내에서 파는 먹거리 종류는 꽤 많다. 하지만 이마저도 아깝다면 미리 구입해 탑승해도 된다. ‘외부음식 반입금지’ 젯스타엔 이런거 없다. 
또 하나의 팁이 있다. 자기만의 텀블러를 갖고 탑승하면 승무원으로부터 언제든지 따뜻한 물을 무제한 서비스 받을 수 있다. 커피를 마시고 싶다면 봉지 커피 몇 개 갖고 타면 된다. 요령과 방법에 따라 남반구로의 여행, 100만원 이하로 가능하다. 

◆어떻게 먹을 것인가?
이도저도 귀찮아 기내식 바우처를 선택했다. 갈 때 15달러(호주달러다. 한국돈 1만 5000원이 조금 안 되는 가격이다),올 때 15달러다. 

국적 LCC를 타고 3시간 이상 비행 경험이 있다. 그래서 걱정했다. 10시간 비행인데 좌석이 좁으면 일단 다리에 피가 안 통한다. 좌석너비를 걱정했다. 앉아보니 앞뒤좌우 일반 FSC 너비와 간격이다. 좌석 주머니에는 메뉴판이 있다. 출발전 선택을 위해 일독해보니 메뉴가 수십가지다. 15달러 짜리 바우처를 파는 이유가 있었다.

▲햄치즈 샌드위치를 주문하니 뜨겁게 나온다. 간단히 먹고 자면 된다 / 트래블데일리 DB

콤비 메뉴를 보니 드링크 1개에 샌드위치를 고를 수 있다. 각각 주문하면 20달러가 넘는 가격인데 콤비로 묶어 판매하고 있다. 그냥 이걸 선택하라는 얘기다. 눈치 빠른 승객은 대부분 이것을 선택한다. 햄치즈 샌드위치를 주문하니 뜨겁게 나온다. 간단히 먹고 자면 된다. 

◆무엇을 볼 것인가?
많은 이들이 모르는 게 있다. 이어폰이다. 유료인줄 안다. 말만하면 준다. 무료다.

좌석 앞 화면은 적당한 크기다. 최신 대형 기종의 대형 화면을 제외하면 타항공 기종과 같은 크기다. 엔터테인먼트로 영화 작품수가 많다. 이것은 유료다. 돈을 지불하고도 볼 만한 작품들이 많다. 한국영화가 많지 않다는 건 좀 아쉽다.

개인적으로 비행상태에 관심이 많다. 어디쯤 가고 있으며 고도는 얼마나 되는지, 현재 비행 속도는 얼마인지, 남은 시간은 얼마나 되는지...공간이 바뀌면 시간의 흐름 속도가 다르다는 생각이다. 

▲골라 볼 수 있는 영화 작품수가 많다/ 트래블데일리 DB

지상에서의 시간 흐름은 여행자의 나이에 따라 다르다. 어릴적에는 천천히, 그러나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가속도가 붙어 속도는 빨라진다. 비행 중 하늘에서의 속도는 더 빠르다. 과학적 증명은 할 수 없다. 젯스타에서의 시간은 더 빠르다. 챙겨간 OTT 작품 몇 개 보니 비행시간이 두어 시간도 안 남았다. 이 역시 젯스타를 즐기는 또 다른 방법이다. 

▲개인적으로 비행상태에 관심이 많다. 어디쯤 가고 있으며 고도는 얼마나 되는지, 현재 비행 속도는 얼마인지, 남은 시간은 얼마나 되는지.../ 트래블데일리 DB

◆어떻게 잘 것인가?
“화장은 하는 것 보다 지우는 게 중요하다”는 말이 있다. 
비행은 깨어있는 시간보다 잠들어 있는 시간이 중요하다. 
많은 항공사들은 최고의 서비스 최상의 서비스를 자랑한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잠 잘오는 항공기, 항공사가 제일 이다.

자는 시간만큼 빨리 지나가는 시간이 없다. 물론 180° 눕혀지는 비즈니스 좌석은 언제든지 잘 수 있다. 돈이 문제인거다. 이코노미 여행자에게 주어진 조건에서의 수면은 각자의 노력과 준비도 필요하지만 기내 환경이 8할 이상이다. 

젯스타의 인천~브리즈번에 투입된 기종은 창문개폐가 전자식이다. 중앙에서도 컨트롤이 가능한 시스템이다. 브리즈번으로 향하는 새벽시간이다. 잘 시간에는 적절히 빛을 막아준다. 
일괄적으로 제공되는 전승객 대상 기내식 서비스가 없으니 기내 번잡함은 없다. 

화장실은 비즈니스석 대상 1개, 이코노미 좌석 대상 6개다. 눈에 보이는 화장실 대기 시간을 체크해 봤다. 평균 2분정도다. 다리에 흐르는 피 잘 통하라고 스트레칭 몇 번 하면 내 차례다. 저녁 10시 이륙, 기내식 먹으니 밤 12시, 잠을 청하고 깨니 새벽 5시경이다. 곧 착륙이다. 잠 잘오는 항공사가 최고다. 

▲브리즈번에 도착한 젯스타 / 트래블데일리 DB

◆비행 쇼쇼쇼!
여행자 입장에서 이륙은 긴장이지만 착륙은 여행지에 따라 '비행쇼'가 될 수 있다. 
이집트 여행 시, 비행 좌석은 반드시 창문석일 필요가 있다. 착륙 시 하늘에서 보는 피라미드는 돈으로도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라스베이거스 야경 역시 최고의 '착륙쇼' 중 하나다. 
시드니는 오페라하우스와 주변 브릿지는 한편의 그림이다. 브리즈번 역시 하늘에서 볼 수 있는 몇 안되는 장관 중 하나다. 지상최대의 '비행쇼' 젯스타의 브리즈번 착륙을 앞두고 펼쳐지는 기내 즐거움이다. 

▲올초 새로운 유니폼을 공개한 젯스타

◆재미있는 젯스타 
한 조사에 의하면 한국~호주 항공편의 85%는 출발 예정 시각 한 시간 내에 이륙했고 항공편 운항 취소율은 0%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최근 호주 연방 정부 통계에 따르면 올해 3월 젯스타의 호주 국내선 항공편의 78.3%가 출발 예정 시각에 이륙했으며 80% 이상은 정시에 도착했다. 

항공편 운항이 급감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을 제외하면 젯스타는 LCC 중 가장 높은 정시 도착률을 기록했다.

정시 도착률은 항공사의 자랑거리다. 비행기는 과속을 할 수 없기에 항공사의 정시 운항은 뜨기 전, 그리고 내린 후, 활주로에서의 대기시간이 관건이다. 젯스타는 이걸 잘 했다는 방증이다. 예외란 것은 항상 존재한다. 브리즈번발 인천행이다. 

인천 활주로에 사뿐히 착륙한 젯스타 한국어 기내 방송에서는 이런 어나운스가 흘러나온다. 
비행기는 한참동안 계류장을 찾지 못하고 헤매고 있는 상태며 승객들은 지쳐가고 있다.

자신감이 한껏 담긴 한국인 남자 승무원의 목소리다. 

“저희 비행기, 너무 빨리 도착해서 아직 계류장 지정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젯스타다. 

취재협조=젯스타항공

브리즈번=이정민 기자  ljm@travel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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