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기업 이음주간’에 다녀왔다. 

2021년에 시작해 올해로 4회째를 맞이한 ‘관광기업 이음주간’은 관광벤처기업 간 협업을 도모하고 성장을 위한 투자를 유치하는 소통의 장이라고 주최측이 설명하고 있는 행사다. 

주제발표에 관심이 많아, 잘나가는 기업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어떤 전략과 계획이 있는지 인사이트를 얻기 위해서다. 

장소는 기발했다. 익선동이다. 역시 스타트업 관련 행사답다. 
아직 남아 있는 한옥밀집 지역이다. 물론 겉모습만 한옥이며 속은 웨스턴이다. 그 사이 위치한 건물, 1층에는 시작 전임에도 자리는 이미 꽉 찼다. 
연령층은 젊다. 추측컨대 30세~40세 정도가 주측이다. 그중 30대가 대부분으로 보인다. 
아이디어가 팽팽히 돌아갈 나이다. 

저무는 산업이 분명해 보이는데 유난히 관광스타트업 관련 행사에는 젊은세대가 몰린다. 젊은 ‘촉’으로는 아직 미래가 찬란해 보이는 산업인가 보다. 하긴 스타트업 관계자들이 대부분일테니 늙은이가 오는 게 오히려 이상하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주제발표가 시작된다. 
여행정보 수집 경로에 대해 이야기한다. 유튜브, 인스타를 언급한다. 이어 산업의 대융합으로 관광산업도 경계가 희미해 질 것이라 말한다. 최근 미국에서 금융상품에 여행상품을 합쳐 파는 추세를 강조한다. 국내선 수요와 공급이 우리와는 차원이 다른, 지극히 지엽적 현상임에도 불구하고 곧 트렌드가 될 것처럼 이야기 한다. 그리고 지속가능성을 논한다. 
PT자료는 몇 번 봤던 그 PT자료다. 이런 행사에 너무 많이 쫓아다닌 나의 문제다. 

중간중간 작은 스타트업의 간략 소개시간도 깨알같이 마련했다. 투자유치를 위한 발표다보니 자기 회사 자랑 뿐이다. 인사이트를 얻기 위한 발걸음이 조금씩 후회되기 시작했다. 
아예 무의미한 것은 아니다. 간혹 고개가 끄덕여 지는 ‘소리’도 있다. 

다음 야놀자의 순서다. 
‘글로벌 여행시장의 변화와 야놀자의 혁신’이라는 제목이다. 글로벌 여행시장이 과연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너무너무 궁금했다. 자칭 ‘1등 기업’이라기에 기대감이 충만했다. 

딱 2줄로 정리 됐다. 
“여행상품의 디지털 유통구조는 매우 복잡하고 파편화 돼 있다. AI 기술 진화는 더 가속화 될 것이다.”

“잠을 안자면 졸릴 것이고 밥을 안 먹으면 배고플 것이다” 라는 말처럼 들렸다. 
하지만 때론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가 가장 중요한 것일 수 있다. 
겸손한 자세로 다음 순서를 기다리기로 했다. 

그런데 신기한 현상이 목격됐다. 야놀자의 순서가 끝나자 앞자리, 옆자리에 앉아 꽉 찬 열기의 현장을 보여주었던 사람들이 일제히 일어나 자리를 뜨기 시작한다. 일부는 발표자를 뒤 쫓으며 일부는 휴식시간을 이용하려는 모습이다. 
그런데 다시 강연이 시작됐음에도 불구하고 일어났던 자리는 더 이상 채워지지 않았다. 
역시 야놀자의 힘이었던 것이다. 

수많은 행사장의 지체 높으신 권력자들이 인사만 하고 자리를 뜨면 수행원과 가신들이 줄줄이 쫓아 나간다. 그 모습 그대로를 목격했다. 젊디젊은 스타트업 관계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목격하니 이채롭다. 

스타트업, 소중한 자원인데 뭔가 잘못 되어 가는 것 같다. 

계획한바 아니지만 또 다른 깊은 ‘인사이트’를 얻었다. 

이정민 기자  ljm@travel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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