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퀸즐랜드’ 난생 처음 보는 것 투성이

①곳곳에 이야기를 숨겨 놓은 ‘브리즈번’
②고래를 쫓는 사람들 ‘골드코스트’

③여행은 ‘골드코스트’ 전과 후로 나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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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말하자면 인생은 ‘골드코스트’ 여행 전과 후로 나뉜다. 주관적 차이는 있겠지만 목숨을 걸고 결정한 행위인 만큼 전과 후를 구분하는 것은 어쩌면 매우 당연하다.

▲골드코스트는 휴양지의 여유로움을 담은 도시다

하늘을 날았다.
골드코스트 외에도 몇 곳이 있겠지만 하늘과 바다의 적절한 바람과 빛은 ‘골드코스트’만큼 천혜의 조건도 흔치 않을 것이다.

‘만약’이라는 것이 있다. 목숨을 내놓고 전제하는 ‘만약’은 사실상 ‘끝’을 의미한다.
끝나더라도 위안을 삼기 위한 감정의 장치일 뿐 그 이상은 아무것도 없다.

▲국제선 고도의 절반가량 오르니 좁은 기내가 소란스러워 진다.

▲지상에서의 ‘내려놓음’과 구름 위에서의 ‘내려놓음’은 다르다.

이왕이면 아름다우면 더 좋겠다. 자세히 봐야 예쁘다는 말도 있지만 요즘 세상엔 자세히 보려하다가는 범죄자로 오해 받는다. 멀찌감치 떨어져서 ‘관망’하는 것이 어쩌면 더 아름다울 수 있겠다.

난이도 최상의 액티비티 골드코스트의 ‘스카이 다이빙’이다.
최상의 레벨이지만 특별한 신체조건이나 이른바 ‘피지컬’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심박수, 근력, 파워, 민첩성, 순발력 이따위 것들은 아무 쓸데가 없다. 난이도 최상위 액티비티인데 말이다.

마음만 잘 다스리면 된다. 그렇다고 대단히 거룩한 생각이나 대단한 각오, 필승의 신념 따위도 아니다.
모든 것을 내려놓을 수 있는 마음, ‘내려놓음’만 필요하다.
그리고 또 하나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등 뒤 바짝 붙어 시시각각 긴장을 풀어주기도 하며 힘내라 파이팅을 외쳐주는 이를 의지하면 된다.
미치지 않고서야 둘 사이 연결돼 있는 고리를 풀어버리는 일은 없을 테니 말이다. 체험자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묵직한 스틸재질의 차가운 촉감이 어깨와 허리를 감싼다. 생명줄이다.
무슨 메시지를 남기라 한다. 유언이 될 수 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에”라는 단어는 꺼내지도 않았다. 가열차게 “화이팅”만 외친다. 싸울 일도 없는데...

승합차를 타고 인근 격납고 및 활주로에 이른다. 경비행기는 매우 낡아 보인다. 곧 추락해도 전혀 이상할 게 없어 보인다. 하지만 곧잘 상승한다. 어느새 구름이 밑이다. 낡은 비행기지만 걱정이 안 된다. 어차피 잠시 후면 스스로 뛰어 나갈 터이니...

국제선 고도의 절반가량 오르니 좁은 기내가 소란스러워 진다.
지상에서의 ‘내려놓음’과 구름 위에서의 ‘내려놓음’은 다르다.

▲하늘을 날았다. 하늘과 바다의 적절한 바람과 빛은 ‘골드코스트’만큼 천혜의 조건도 흔치 않을 것이다.

“악악악” 소리를 내며 하늘로 공중으로 뛰어내렸다. 이제부터 목숨은 오로지 신에게 맡길 뿐이다.
가속도로 인해 적당한 고통이 예상됐지만 그런 건 없다. 마치 공중부양하는 것처럼 새털처럼 가볍다. 땅이 가까워지는 것 역시 인지할 수 없다. 그랬듯...어디가 하늘인지 어디가 물인지 알 수 없다.

▲어디가 하늘인지 어디가 물인지 알 수 없다.

구름층을 통과 할 때 즈음 약간의 고통이 몰려오며 낙하산이 펴친다. 어느새 자세는 직립보행 자세다. 앞을 보면 하늘과 지평선, 수평선이지만 발 아래를 보면 하늘과 육지의 공간이 같이 보인다.
‘관망’의 아름다움이며 난생 처음 보는 세상이다. 아름다워 눈물이 난다는 말은 거짓도 아니며 과장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