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내년 한국과 대만을 대상으로 ‘사전 입국 심사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사드 배치 문제로 중국의 보복성 비자 발급문제가 이슈가 되고 있는 가운데 주목할 만한 조치다. 사전 입국 심사제 도입이 중국의 비자 발급 변경 조치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오비이락(烏飛梨落)’임에는 분명하다.

일부 언론에서는 연일 변경된 중국 비자 발급 제도를 언급하고 있지만 모든 초점은 보복성에 맞춰져 있다. 실제 따져보면 예전보다 불편해진 점은 분명 있지만 관광 복수 비자 신설은 오히려 편리해진 점이라 할 수 있다.

한·중·일.
어마어마한 시장이다. 특히 우리 입장에서 양국은 국가의 존망을 결정지을 만큼 중요하다. 역사와 정치적 논제를 말하고자 함은 아니다. 관광측면에서만 봐도 중·일 양국의 중요성은 누구나 다 알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일본의 사전 입국 심사제 도입은 중국과 한국의 기묘한 상황에서 내놓은 절묘한 한 수 다. 특히나 한국과 대만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 또한 최근 중국과 대만의 어쩔 수 없는 정치적 상황에서만 봐도 한·대만 관광객의 편의를 돕는다고만은 볼 수 없다.

어쩌면 주도권을 찾아오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중국 경제의 눈부신 약진으로 관광 시장 역시 중국이 대세가 됐다. 하지만 일본의 이른바 잘나갔던 시절을 생각하면 주도권 경쟁은 너무나 당연하다.

분위기도 살아나고 있다. 많은 수의 한국 여성 관광객의 일본 여행 선호도는 날로 늘고 있다. 지난해 오사카, 후쿠오카 등 일본 주요 여행지는 항공, 숙박이 동 날만큼 인기가 높아졌으며 그 여세는 올해도 지속되고 있다.
자연재해로 인해 잠시 주춤했지만 회복세는 뚜렷하다. 對일본 인바운드 역시 한번에 1만여명 유치라는 반가운 소식도 들린다.
‘치맥 파티’라는 망칙한 콘텐츠만 피한다면 대규모 일본 인바운드 유치는 계속 될 여지도 충분하다.

여행의 우선 조건은 편리함이다.
일본은 주도권 경쟁에 이 ‘편리함’을 선택했다. 그것도 일본 여행을 가장 선호하는 나라를 대상으로 말이다. 이쯤되면 첫 번째 주도권 경쟁은 일본의 승리다.

이정민 기자  ljm@travel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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