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훈 시인의 마을은 태백산맥이 한반도 등줄기로 내려오다가 소백산맥이 갈빗대처럼 서쪽으로 뻗어나가는 갈림목, 바로 그 남서쪽 첫 번째 골짜기가 영양이고 그곳에 바로 주실 마을이 있다.

주실마을 입구의 주곡숲이다. 장승을 뜻하는 사투리를 섞어 '수구막이 숲'이라고 부르기도 하는 주곡숲은 영양에서 봉화 가는 길가에 있다.

주실마을 입구의 주곡리 표지석

물론 그곳은 첩첩산중이라 숨이 턱 막힐 만큼 좁으니 풍요한 살림을 일굴 만한 넉넉한 토지라고는 꿈에서조차 찾을 수 없는 곳이다.

주실마을은 시인의 마을임을 보여주는 조지훈 시인의 안내판

주실마을 입구의 반변천이다. 반변천은 낙동강의 지류이다.

조지훈 시인의 생가로 알려진 경북 영양군 일월면 주곡리 주실 마을 입구는 숲으로 싸여 있다. 주실 마을은 주곡리에 위치한 전통마을이다.

마을 북쪽에는 일월산이 있고 그 옆으로는 문필봉과 연적봉, 노적봉 등 해발 200m 높이의 봉우리가 마을을 둘러싸고 있다. 주실 마을의 주실교를 흐르는 냇물은 낙동강의 지류인 반변천이 흐른다.

주실마을로 가는 길

주실마을 전경

주실 마을 입구에는 주곡 숲으로 수백 년 된 느티나무와 소나무 등이 있다. 시인의 숲과 장승을 뜻하는 사투리를 섞어 '수구막이 숲'이라고 부르기도 하는 마을 숲이다.

영양에서 봉화 가는 길가에 있으면서도 훼손되지 않고 수백 년 된 아름드리나무들이 모여 있다.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숲은 그 향기부터 다르다.

주실 마을은 약 380년 전에 형성되었다고 전해진다.
기묘사화가 일어난 후 한양을 떠나 마을로 온 조전은 1630년 가족들과 함께 이곳에 정착하였고 이후 한양 조 씨의 씨족마을이 되었다.

예부터 이곳 주실 마을은 붓을 닮은 문필봉이 있어 문필가나 학자가 많이 나오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호은종택도 정면으로 문필봉을 바라보고 있는 곳에 터를 잡고 있는 고택이다.

이곳 작은 시골마을인 주실 마을에서는 지금까지 14명의 박사가 나왔다. 주실 마을 출신의 대표적인 인물은 조지훈 시인이다. 시인이자 국문학자였던 조지훈은 박두진, 박목월과 더불어 청록파 시인 중 한 명이었으며 대표작인 '승무'와 '지조론'이 유명하다.

주실 마을은 풍수에 따르면 배 형상을 하고 있다고 하여 마을 안에는 되도록 우물을 만들지 않았는데, 배에 구멍을 뚫으면 가라앉게 되는 것처럼 액운을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현재까지도 마을 내 우물은 옥천종택 한 곳에만 있으며 주민들은 50여 리 떨어진 곳에 수도 파이프를 연결하여 식수를 해결하고 있다.

마을의 대표적인 건축물은 조지훈의 생가인 호은종택으로 경상북도 기념물 제178호다.
1630년 호은공 조전 선생이 마을에 처음 정착하기 위해 마을 뒷산에 올라가 매를 날려 매가 날아가다가 앉은 자리에 집터를 잡았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17세기 말 처음 세워진 것으로 경상도 북부지역의 전형적인 양반가옥 형태인 ㅁ자형 구조 가옥이다. 한국전쟁으로 일부가 소실되었다가 1963년 중건되었다.

주실 마을은 조선시대 성리학을 고수하며 보수적이었던 영남지역의 일반적인 양반마을과 달리 일찍이 실학을 접하고 근대화를 빨리 받아들였다.

김난희 작가의 서예와 동양화 작품 전시회이다. 연담 김난희 작가는 고 조지훈 시인의 부인이다.

영양에서 교회가 가장 일찍 들어섰고 1900년대 초에는 마을 전체적으로 단발을 시행하였다. 또한 영양지역 최초의 근대학교인 영흥 학교에서 신교육이 이루어졌으며 1911년에는 노비를 해방하는 등 보수적인 영남지역에서는 찾기 어려운 개혁적인 변화가 일어난 곳이다.

주실마을 조지훈 문학길 안내판이다. 조지훈 문학길은 외씨버선길과 겹쳐지는데 외씨버선이란 말은 조지훈 시인의 승무에서 표현한 보일듯 말듯한 외씨버선과 같다하여 붙여진 길 이름이다. 외씨버선길은 우리나라 대표적인 청정지역인 청송과 영양, 봉화와 영월 4개 군이 모여 만든 길이다.

조지훈 시인의 마을을 보고 이제 연당 마을에 있는 서석지를 보러 간다. 서석지는 완도 보길도의 부용정, 담양의 소쇄원과 함께 우리나라 3대 민간정원으로 꼽힌다.

Tip
경북 영양 주실 마을 찾아가는 길 주소: 경북 영양군 일월면 주곡리 주실 마을

엄금희 작가  hankookce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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