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업은 다른 산업보다 여성 인력이 유난히 많다. 양적 우위를 넘어 주요 보직도 여성들이 차지하고 있다.
정확한 실태조사 한번쯤 해보고 싶을 정도로 '우먼파워'가 돋보인다.
이는 항공, 여행사, 관광청, 호텔 등 여행업 전 분야를 망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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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사의 경우 OP, 발권담당자, 고객 응대자, 예약접수자 등 아마도 대부분의 책상은 여성들이 차지일 것이다. 특히 발권 담당자의 경우 기본 20년 이상의 경력자로 행여 길거리에서 마주치면 평범한 주부지만, 없던 좌석도 만들어 내는 이른바 ‘발권의 신’ 이라 불릴만큼 전문성을 자랑한다.
항공사의 경우 주요 임원 자리는 아직 유리 천장이 느껴질 만큼 장벽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중간관리자 또는 주요 실무자는 모두 여성의 차지다. 외항사의 경우 지사장이 여성인 경우도 수두룩하다.
관광청은 남성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전무하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북미, 중남미, 독일을 비롯한 유럽 주요 관광청이 그렇고 동남아 주요 국가 역시 관광청 대표 업무를 맡고 있는 이들은 대부분 여성이다. 최근에는 인도네시아 관광청까지 여성이 맡게 됐으니 그야말로 전성시대다.
뿐만 아니다. 필자의 직종인 여행 전문기자 역시 여성 기자가 대부분이다. 여행 작가는 또 어떤가···
그래서인지 여행 수요자는 남성을 압도한다. 여행사, 관광청의 전략중 주요 타깃은 20~40대 여성에 맞춰져 있다. 직접 돈을 벌어 여행에 투자하는 이들이 바로 20~40대 여성이며 그 이상의 연령층은 경제적 안정을 이룬 남편들로부터 여행비용을 여유롭게 조달한다. 여성이 여행 주요 수요자가 될 수 있는 ‘충분조건’인 셈이다. 이로인해 여행지 선택권 역시 여성들이 주도한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이는 우리나라만 있는 현상은 아니다. 가장 많은 인바운드를 차지하는 중국 역시 여성이 압도적이다. 와서 구입하는 쇼핑목록 역시 화장품 등을 비롯한 여성 용품이다.
깨끗하고 세련된 또는 개성있는 호텔에 머물고 아기자기한 물건들을 구입하며 맛있는 음식점을 찾아다니는 본능은 남성들이 절대 따라할 수 없는 ‘신의 영역’인 셈이다.
단언컨대 여성이 없다면 전 세계 여행 시장은 사리질 수도 있다.
봄이 다가오고 있다. 봄이면 벚꽃이고 벚꽃은 여성스럽다. 아름답다.
아름다움을 쫒아 수많은 여성들이 여행을 떠날 것이다.
우연 또는 말장난일 수도 있지만 ‘여행’을 ‘女行’으로 표기해도 반대 이유를 찾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정민 기자 ljm@travel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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