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게 왔다. 사드 배치가 실질적으로 이뤄지면 개별 자유여행객에 대한 전면 금지는 물론 항공 운항 역시 모두 막힐 수도 있다. 외상은 우리가 크지만 중국 역시 일부 손실은 감안해야한다.

중국이 관광금지 조치를 문서화 시키지 않는 이유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관련 규정 저촉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지만 어찌됐던 그들 입장에서는 매우 노련한 조치다.

이에 반해 우리의 전략은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전략이 있다한들 최종 결정권한을 가진 이들이 모두 부재중이니 비통한 마음이다.

한심한 수준의 관련부처 대응은 ‘소통강화’라는 일반적인 논리만 내세우고 있으며 개별관광객 비중은 올라가고 단체 관광객 비중은 낮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크게 염려하지 말라고 다독거린다. 이것이 대책이고 전략이다. 매우 성의 없는 비현실적 대책이며 시장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비전문가적 수준의 대책이다.

일부 언론을 통해 나오고 있는 대안 역시 아마추어적 발상의 극치다.
이왕 이렇게 된 마당이니 몇 년 전 일본의 경우를 본받아 인바운드 시장 구조를 바꾸자고 주장한다. 말은 맞는데 내용이 틀리다.

일본의 경우 덤핑가격, 과도한 쇼핑 옵션, 저질 상품이 없는 우리와는 전혀 다른 시장 구조를 갖고 있었다. 비교적 안정적 구조속에 방향만 바꾸면 됐었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도 덤핑가격에 대해 매일매일 ‘자아비판’을 하는 상황이며 스스로를 힐랄하는 상태다. 이같은 상황에서 중국 대신 다른 시장에 더욱 집중하자하면 다른 시장도 망쳐놓겠다는 논리일 뿐이다.

취약한 ‘관광 콘텐츠’ 역시 이번 사태에 직면한 우리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른바 ‘한류’는 연예인으로 가득 채워졌으며 정작 우리만의 것, 우리만의 고유 콘텐츠는 대단히 취약한 구조를 갖고 있다.

이번 사태의 가장 큰 피해자는 중국 인바운드 여행사다. 면세점, 호텔도 피해가 있지만 매출 감소다. 하지만 여행사는 매출 자체가 아예 없어질 수 있다. 고작 몇 백개의 여행사가 문닫는 게 아니다. ‘한국’이 차단되는 것이다.

지난 몇 년 중국 시장을 바탕으로 역사상 유례없는 성장을 거듭해온 인바운드 시장.
먹고 살만하면 다가오는 위기. 참으로 ‘박복(薄福)한 민족’이다.

이정민 기자  ljm@travel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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