잽.
권투에서 계속적으로 팔을 뻗어 상대의 안면이나 몸통을 가볍게 연타하는 동작을 뜻한다.

지금은 좀처럼 보기 힘든 권투경기에서는 이른바 ‘한방’인 스트레이트나 어퍼컷으로 상대편이 쓰러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런데 권투 전문가들은 ‘넉다운(knockdown)’의 이유를 어퍼컷보다는 누적돼온 잽으로 쌓인 피로에 기인한다고 말한다. 아무리 작은 충격이라도 쌓이고 쌓이면 무너짐에 결정적인 원인이 된다는 것이다.

전 세계를 놀라게 한 유나이티드항공의 승객 폭행 사건을 두고 많은 경영학자와 기업 전문가들은 그동안 지적돼온 유나이티드항공의 소통 부재를 꼬집는다.

전조 증상도 언급한다. 이런 저런 이유로 상식을 벗어난 탑승 거절 사건도 새삼스럽게 나오고 있으며 평상시 인종 차별도 심심치 않게 발생했다고 지적한다. 큰 사건이 터지고  ‘넉다운(knockdown)’이 되고 보니 그동안의 ‘잽’이 더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매우 안타깝고 불행한 일이며 다시는 발생하지 말아야 할 일이다. 이번 사건이 주는 교훈은 ‘잽’에 대한 경각심이다. 일백 번 맞아도 ‘잽’은 별다른 충격을 주지 않는다. 하지만 무서운 것은 101번째의 ‘잽’이다. 그리고 102번째의 ‘잽’에 모든 것이 무너진다. 이후 강력한 어퍼컷이 없어도 스스로 무너질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고객의 지적, 고객과의 소통, 작은 사건 사고에 대한 최선의 방어, 적극적인 보상과 고객만족에 대해 필요 이상의 대응이 요구되는 시대다.

이제는 수익 감소와는 별도로 온 세상의 조롱거리라는 또 하나의 벌칙이 더해지는 시대다.

인·아웃바운드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고객 불만 역시 증가하고 있다. 이제는 ‘고객 불만’을 대수롭지 않은 ‘잽’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 101번째 고객불만으로 자칫 ‘넉다운(knockdown)’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정민 기자  ljm@travel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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