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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사는 ‘장사꾼’이 아니다
이정민 기자 | 승인2017.06.18 18:45

‘1박 2일’ ‘꽃보다 할배’ 시리즈로 여행 붐을 자극한 나영석 PD가 또 다시 일을 내고 있다.
개인적으로 그의 콘텐츠 제작 능력에 매우 공감하고 열광한다.

일단 재미있다. 그런데 단순히 재미로 끝나는 게 아니다. 그가 제작한 프로그램은 몰입하게 만든다. 몰입 후 마음과 머리에 남는다. 그리고 프로그램 출연자들을 따라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따라한다는 것은 곧 그 곳으로의 발걸음을 의미한다.

나 PD가 얼마전 선보인 인도네시아를 배경으로 한 ‘윤식당’ 프로그램 방영 후 또 다시 열풍이 불고 있다. 현지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미 인근 숙박요금은 때 아닌 가격 폭등이 일어났으며 예약마저 대부분 마감된 상태로 전해진다. 한 두 번에 끝나면 우연이라 할 수 있지만 이제 나PD의 존재감은 방송계는 물론 여행업계를 좌지우지 할 만큼 막대한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번에는 다시 국내로 돌아왔다. ‘알쓸신잡’이라는 프로그램으로 이미 내용 중 소개된 한권의 책이 다시 세상의 주목을 받고 있단다. 문학에 특별한 관심이 있는 일부 매니아층에서만 논의됐던 책이 출연자들의 몇 분간의 대화로 유명 도서가 될 지경이니 TV 방송의 매체 파워로만 치부하기에 이 역시 모자람이 있다.

‘알쓸신잡’을 통해 소개된 국내 곳곳은 이미 많은 사람들의 관심 지역이었다. 학창시절 누구나 한번쯤 수학여행 코스로도 다녀온 곳이며 이제는 진부하게 여겨질 정도로 사람들의 관심 밖 지역이다. 그런데 여기서 나PD의 역량이 빛을 발한다.

각자의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성을 발휘하는 지식인들을 한데 모아 그 곳의 이야기를 풀어놓고 이야기를 엮어 가다보니 그 곳이 다르게 보인다.

인간의 본성 중 하나인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으며 여기에 이른바 ‘먹방’ 요소를 적절히 가미하고 있다.

그동안 나PD의 프로그램은 지루함을 막기 위해 연예인들의 등장을 주로 활용했다.

연예인은 아니지만 대중들로부터 인정받고 사랑받는 지식인들을 등장시키며 그들을 철저하게 이용하고 있다. 얄미울 정도로 영악한 전략이다. 그리고 이 전략이 대중에게 먹혀들고 있다.
 
단언컨대 이번 나PD의 새 프로그램이 안정적 시청률을 유지한다면 국내관광은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당부할 것이 있다.
히트작을 따라 비슷한 일정과 코스로 아무 사명감없이 상품을 만들어 선보인다면 시장만 망쳐놓을 확률이 매우 높다.

성공하려면 ‘이야기’ 곧 ‘스토리’를 갖다 붙여야한다. 스토리텔링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방송 중 강릉 오죽헌을 방문한 출연자들은 신사임당의 오죽헌을 기대했지만 막상 퇴계 선생콘텐츠로 가득 찬 오죽헌에 실망하며 비판한다. 바로 이런 것을 발견하고 찾아내고 이에 따른 이야기를 만들어 가야한다.

여행사는 단순한 ‘장사꾼’이 아니다.

 

이정민 기자  ljm@travel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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