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천사들의 섬 신안 여행 철부선을 타고 임자도를 떠나는 쉼표 이별

임자도 진리선착장에서 철부선을 타고 지도 점암 선착장으로 나온다. 임자도는 전체 면적의 절반가량이 해수면 아래에 있었지만 섬 주민들이 바작에 돌을 지고 와 섬과 섬 사이 바다에 둑을 쌓아 만들어진 섬이다. 150년 동안 각고의 노력 끝에 흩어져 있던 6개 섬이 하나로 합쳐졌다. 조상들의 피나는 노력으로 자연과 싸워 새로운 땅을 만들어 오늘날 풍요로운 임자도가 되었다.

임자도 진리 선착장의 물길

임자도 진리 선착장은 썰물로 배가 갯벌위에 있다.

임자도를 떠나며 임자도에 대한 깊은 애정이 생긴다. 임자도라는 이름에는 섬 전체가 모래언덕으로 되어 있어 깨를 쏟아 놓은 것 같아 붙인 지명이다. 실제로 임자도 토질은 사질토라 들깨가 많이 생산된다. 그래서 들깨의 한자어인 임자(荏子)를 섬 이름에 붙였다.

임자도 진리 선착장의 썰물로 닻을 내린 배

예전에는 임자도가 여섯 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육섬이라고도 불리었다. 깨알같이 분산돼 있는 여러 곳을 매립과 간척으로 만들어낸 섬인 것이다. 신안군 대부분의 섬이 이러한 대규모 간척 사업으로 면적을 넓힌 것은 국토개발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임자도의 특징은 모래이다. 한국의 유일한 사막이라 불릴 만큼 섬 전체가 모래이다. 또한 갯벌과 바닷속 모래에 산란하고 성장하는 특성을 가진 백화 새우와 둥근 돗대기새우 등이 많이 잡히는 임자도는 우리나라 최대 새우젓 산지이다.

임자도 진리 선착장에서 지도로 나가는 천사 카훼리호 승선

임자도는 삼국시대에 백제의 고록지현에 속했다가 통일신라시대에는 압해군의 영속인 염해현에 속하였다. 고려 시대에는 임치현에 소속되었다가 조선시대 초기에는 영광군에 편입되었고 후기에는 나주목으로 이속되었다.

조선 숙종 37년, 1711년 임자진의 설치와 함께 임자 목장이 개설되어 말 175마리를 길렀다. 1896년에는 지도군에, 1914년에는 무안군에 이속되었다가, 1969년 신안군이 분리되면서 신안군에 포함되어 오늘에 이르렀다.

지도 점암과 임자도가 연결되는 연륙교 공사가 진행 중이다.

임자도의 면 소재지인 진리에는 1500년경 김해 김 씨, 광산 김 씨, 밀양 박 씨, 탐진 최 씨, 강화 봉 씨, 현풍 곽 씨 등이 터를 잡고 마을을 형성하였다. 임자도에 최초로 들어온 사람이 강화 봉 씨라 전해오고 있으나 기록이 없다. 기록에 의하면, 고종 7년, 1870년경에 장흥 고씨가 이주해 와 정착한 것이 최초의 기록이다.

임자도는 매년 15만여 명의 관광객이 찾아오는 섬이다. 천혜의 비경과 가장 긴 모래사장을 간직한 섬 임자도를 떠나며 신안의 섬 여행이 나를 쉬게 하는 쉼표 여행이 된다.

Tip
신안군 임자면 철부선 매표소 찾아가는 길 주소: 전남 신안군 임자면 진리 선착장

엄금희 작가  hankookce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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