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는 생물(生物)이다.
살아 움직인다는 의미다. 살아 움직이는 것은 예측 불가하다.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되며 오늘의 동지가 내일의 적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많은 이들은 정치판을 이른바 ‘더럽다’고 한다.

하지만 정치는 생물인지라 오늘과 어제가 같으면 오히려 이상한 것이다.
선거 역시 정치다. 온갖 이합집산이 이뤄지며 권모와 술수가 판을 친다.
정치판에서 고단수를 ‘정치 9단’에 비유한다. 최소한의 후유증으로 최대한의 이익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정치의 온갖 비유를 거둬내고 무엇보다 우선돼야할 것이 있다. 바로 ‘정책’이다.
정치 후진국적 성향을 보이는 우리나라는 이 정책 대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3대 주요 협회장 선거가 곧 다가온다. 역시 중요한 것은 ‘정책’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정책’을 발표한 이는 아무도 없다. 가장 대두되는 것은 전임자에 대한 비판 뿐이다. 비판은 마땅하다. 실수도 있을 수 있고 공과도 있을 수 있다. 오로지 빠진것은 출마 당사자 혹은 출마가 예상되는 이들의 공약이다.

공약은 비전이며 계획이다. 계획이 있어야 실행방안이 나온다는 것은 누구다 인지하고 있는 사실이다.

개인적인 지지를 떠나 현재까지 공약을 대외적으로 밝힌 이는 한국관광협회중앙회 회장 선거에 출마를 선언한 양무승 회장 뿐이다.

지난 3년간 한국여행업협회를 이끌면서 대외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도 뒤잇는다. 최근 드러난 협회 회원 관리에 대한 부실함도 있긴 했지만 전반적인 평가는 긍정적이다.

3년전 한국여행업협회 선거 출마 당시 그에겐 뚜렷한 공약이 있었다. 이후 그 공약에 대한 실천 계획도 명확했다.

대한민국에서 대통령 또는 국회의원 선거때 누구나 시기를 보고 출마를 선언한다. 정치적인 노림수다. 대부분 분위기를 살피고 가장 먼저 뛰어드는 이들은 드물다. 그만큼 정치적 부담감이 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무승 회장은 공약을 들고 나왔다. 공약으로 승부하겠다는 의미다.
회장으로서의 자질, 능력을 떠나 준비돼 있다는 반증이다.

누가돼도 상관없다. 모두 자기들끼리의 놀이다. 정치판은 더럽다. 우리에게 뭐가 도움이 되나? 하는 식의 관망은 위험하다.

완벽한 정책과 계획은 있을 수 없다. 실천 역시 많은 부분이 현실화되긴 어렵다.

하지만 준비된 정책마저 없다면 ‘여행산업’이 무시당하는 일은 계속 그리고 꾸준히 이어질 것이다.

이정민 기자  ljm@travel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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