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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비밀스런 비법은 며느리에게만 전수 하나?전라북도 남원·순창 두 번째 이야기
이정민 기자 | 승인2021.04.18 21:38

남원이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곳이라면 전라북도 남쪽의 여행지 역시 이어짐이 계속된다. 전통이 이어지고 있으며 공간과 공간을 이어주기도 한다.

남원에서 순창으로 향한다. 마치 남원과 순창을 이어 주 듯 24번 국도를 타고 순창으로 가다보면 뜬금없이 하늘과 하늘을 이어주는 다리가 눈에 들어온다.

◆이어짐에는 ‘믿음’이 필요하다
채계산 그리고 적성 채계산과 동계 채계산을 이어주는 빨간 다리가 머리위에 놓여있다.
제 아무리 크고, 길고, 무겁다 해도 하늘위에 있으면 좀 만만해 보인다. 너무 높아서일까 아니면 손에 닿을 수 없어서 일까 아무튼 머리위의 모든 것들은 현실과는 좀 멀다. 그래서 만만해 보인다.

처음에 그랬다. 그래도 세계적으로 유명하다는 다리란 다리는 대부분 가 봤는데 이 정도 쯤이야 했다.

이론상으로는 국내에서 가장 긴 무주탑 산악 현수교란다. 길이는 270미터, 높이는 최고 90미터다.

이름도 ‘출렁다리’라 하여 다리 위에 오르면 사람들의 움직임에 의해 때론 바람에 의해 출렁거릴 것이라는 예상이었다.

▲채계산 출렁다리 입구

막상 오르고 보니 지상에서 다리까지 오르는 동안 왠만한 산악 행군 이상의 고단함이 몰려왔다. 이 때문에 마음이 그리고 속이 출렁거렸다. 그래서 출렁다리일리는 만무하겠지만 경치 하나는 일품이다. 출렁다리를 건너기 위해서는 약간의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믿음이다.
다리를 받들고 있는 그 아무것도 없는 무주탑이기에 믿을만한 그 무엇도 없다.

채계산 출렁다리를 건너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 역시 믿음이었다.
다리를 만든 이들에 대한 고마움과 안전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채계산 출렁다리를 온전히 건널 수 있으며 그러다 보면 기대 이상의 선물도 받을 수 있다. 풍광(風光 view)이다. 그리고 바람이다.

▲지상에서 바라 본 채계산 출렁다리

멀리 남도의 논과 밭이 반대쪽으로는 지리산 자락 근처가 보인다. 칼로 무 자르듯 성의 없이 구분해 놓은 듯 한 논과 밭이 한눈에 들어온다. 인근에 바다까지 있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바다의 바람은 분명 이 출렁다리를 가만 놔두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상상 이상의 공포감과 긴장감을 느낄 수 있는 채계산 출렁다리다. 공포라기보다 짜릿한 스릴 정도가 어울리는 표현이겠다.

출발점과 도착지점이 정해져 있지는 않지만 양쪽 모두에 출렁다리 안전수칙이 게시돼 있는데 첫 번째 주의사항이 재미있다. 내용인 즉, 출렁다리 및 전망대 등 위에서 밀거나 겁을 주는 행위 절대금지!
하지만 출렁다리를 지나는 동안 일행인 것으로 보이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겁을 주는 행위(?)를 서슴치 않고 있었다. 이 또한 여행의 또 다른 재미일터.

▲채계산 출렁다리를 건너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 역시 믿음이다.

채계산 출렁다리의 행정구역은 전라북도 순창군이다. 하지만 남원에서의 거리가 더 가깝게 느껴진다.
채계산 출렁다리의 이어짐을 뒤로하고 순창 고추장 마을 투어는 전라북도 여행에서 빼 놓을 수 없는 곳이다.

◆순창의 ‘적당함’
우리 것의 소중함이나 자랑질 정도에만 그칠 것이라면 순창을 굳이 찾을 이유는 없다. 하지만 고추장이라는 맛의 역사를 고집스럽게 이어가고 있는 순창의 사람들이 궁금했다. 때론 전통 그 자체보다 전통을 이어가는 사람들이 더 궁금해진다. 전통에 사람이 빠진다면 그것은 전통이 아니라 유물이기 때문이다.

한국땅에서 어쩌면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음식 재료가 고추장이다. 아마도 물 한잔 인심과 맞먹을 만큼 쉽게 내어 줄 수 있는 것이 고추장이다.

▲고추장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 '고추장 익는 마을'

하지만 고추장의 제조 과정을 제대로 안다면 세상 가장 귀한 것이 바로 고추장이다.

순창이 고추장으로 유명해진 이유는 바로 고춧가루에 있다. 고춧가루는 고추 재배가 선결돼야 하는데 순창에 내리쬐는 햇빛이 그만큼 좋다고 전해진다.

순창 고추장마을로 가다보면 고추장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는 체험 학습장 ‘고추장 익는 마을’에 들릴 수 있다.

▲고추장 만들기 체험

코로나19로 인해 단체 방문객이 끊겼지만 평상시에는 주로 단체 관광객 위주로 고추장 만들기 체험 교육이 진행된다.

고추장 제조 전문가의 장황한 설명을 듣고 미리 준비된 재료들을 섞어 소량의 고추장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으며 만든 고추장으로 온 국민의 간식거리인 떡볶이를 만들어 먹을 수 있어 일석이조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고추장 만들기 체험을 마치고 나면 떡볶이를 만들어 먹을 수 있다

고추장 만들기 체험을 마친 후 고추장 마을 투어를 위해서는 20여분 이동하면 고즈넉한 마을이 나온다.

대부분 한옥으로 이뤄진 고추장 마을에는 기본 3대 이상 이어지고 있는 가문들이 즐비하다.
대부분이 시어머니로부터 며느리로 그 며느리는 또 자신의 며느리에게 전수해 온 고추장 제조 기술이다. 그 시어머니의 딸들은 어디서 무엇을 하는 지 순간 궁금해졌다. 그리고 시어머니들은 그 소중한 고추장 제조 비법을 왜 딸도 아닌 아들도 아닌 며느리에게만 전수해 줬는지도 의아하다.

▲고추장이라는 맛의 역사를 고집스럽게 이어가고 있는 순창의 사람들이 궁금했다

아무튼 현대사회와는 어울리지 않는 불합리성의 유교 중심의 문화였지만 이같은 전통의 맛을 이어올 수 있었던 또 다른 힘이 되어 주고 있으니 그 시어머니가 고맙고 며느리에 감사하다.

순창의 볕이 좋긴 좋다.
봄날 오후 순창 고추장 마을의 볕은 적당히 건조하고 적당히 습했다. 따사로움 역시 적당했으며 그늘의 시원함도 적당했다. 고추장의 맛은 적당함의 극치다. 적당한 볕, 적당한 그늘, 적당한 기간, 그리고 만드는 이들의 욕심없는 적당한 인생살이가 그렇다.

▲봄날 오후 순창 고추장 마을의 볕은 적당히 건조하고 적당히 습했다.

순창에 가면 그들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그들이 만들고 있는 진짜 고추장을 맛 볼 수 있다.

▲발효소스 동굴에는 세계 각국의 발표 소스를 볼 수 있다.

여행지 ‘순창’
적당한 욕심, 적당한 절제, 적당한 희망, 적당한 행복, 적당한 인내...
그래서 적당한 때에 다시 찾고 싶은 곳이다.

◆여행 영상 바로보기
https://youtu.be/BW6AxLdR-tk

 

 

 

이정민 기자  ljm@travel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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