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의 대표국 노르웨이를 다녀왔다.
북극에 가까운 곳까지 다녀오는 이색체험을 할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었다. 그들은 예상대로 평온했고 조용했다. 관광 선진국임에도 불구하고 요란한 환대나 시끌벅적한 움직임도 없었다.

아직은 미진한 한국인 수요에 큰 관심이 없는 것은 당연했으며 최근 전세계적으로 대접받고 있는 중국 관광객들에 대한 관심 역시 없어 보였다. 올 사람들만 와서 보고 가라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한편으로는 성의없는 관광 환대인 듯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조금만 자세히 살펴보면 그 어느 나라보다 촘촘한 준비가 돼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소한 도심 지도 서비스부터 1일 대중교통 이용 서비스, 시간별, 일자별, 단위별 누구나 쉽게 여행을 즐길 수 있는 각종 서비스들이 상상 이상의 수준을 보이고 있다.

한마디로 ‘구질구질’한 관광 인프라가 아닌 깔끔하고 체계적이며 세련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현지에서 외신을 통해 한국에 방문한 중국 관광객 4000명이 한강 인근에서 삼계탕을 먹었다는 소식을 접했다.

뉴스의 가치를 판단할 때 많은 사람이 동시에 똑같은 행동을 했을 때 뉴스 보도로의 가치는 어느정도 인정된다. 이런 이유로 이른바 ‘뉴스거리’는 되는 셈이다. 여기까지면 족한 것이다.

이 구질구질한 이벤트를 두고 이에 맞춘 관광 환대 정책에 대한 이야기들이 흘러 나온다.
한류 인기 드라마 주인공이 라면이라도 먹었다면 또 라면으로 환대를 할 작정인 셈이다.
정책 수립에 대한 기준도 없고 판단 능력도 상실한 듯 보인다.

5월 들어 다른 해 보다 부산과 제주에 크루즈 입항이 늘고 있다. 애써 입항했음에도 불구하고 출입국 관리 인력이 모자라 크루즈선에서 내리는 시간만 3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또 다른 크루즈 승객들은 도심까지 3시간 이상 걸리는 바람에 아예 배에서 내리지도 않았다고 한다. 그야말로 엉망진창이다.

해당 크루즈선사들은 미래 한국 수요를 점치기 위한 수단으로 한국에 잠시라도 입항하는 중이다. 그래야만 홍보 효과도 누리고 장차 한국인 수요를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준비 상태는 아직도 1980년대 수준에 머물고 있다.

너무나 유명한 고사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
하지만 현 우리의 수준은 적을 알지만 나를 모르는, 그래서 백전백패의(百戰百敗) 필요충분조건은 다 갖추고 있을지 모른다.

이정민 기자  ljm@traveldaily.co.kr

<저작권자 © 트래블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