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한국 관광산업의 체질 개선을 위해 대규모 정책 변화를 시도했다.
황명선 초대 관광정책실장의 의견과 생각이 어느정도 반영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민간 출신인 만큼 어느정도 의지는 반영됐을 것이라 예상된다.
발표된 내용들을 보면 그렇다. 기존 때만 되면 나오던 정책들과는 방향성과 구체적 내용이 달라졌다.

일단 환영의 입장이다.
주요 정책에 대한 분명한 비판과 해석도 필요할 듯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은 1만원짜리 김밥까지 거론하며 인바운드 재방문에 대한 문제점을 꼬집었다.
올바른 지적이며 이 정부의 관광산업 발전에 대한 의지만은 높이 평가하고 싶다.

하지만 세련되지 못하고 아직까지도 투박하기 짝이 없는 몇 몇 콘텐츠에 대한 디자인은 다시 할 필요성이 있다. 명칭에 대한 디자인이다.

‘코리아 둘레길’이 대표적인 예다.
일본의 '료칸'은 명품 관광 콘텐츠다. '료칸'은 일본어다. 일본어 자체가 세계적인 관광명품 콘텐츠가 된 것이다. 하지만 '코리아 둘레길'은 도대체 무엇인가? 이름부터 바꿔야 한다.

‘K컬처 존 지정 등 다양한 관광코스 개발’에도 나선다. 하지만 위치가 애매하다. 강남과 상암이 주요 해당지역이라고 하는데 강남까지는 이해해줄 만 하다. 그러나 4대문 안이 빠졌다. 단체객과 FIT객 모두를 위해 위치가 적절치 않다. 바꿔야 한다.

공유민박업의 본격 도입을 위해서는 안전망 구축이 먼저다. 세계적인 공유 숙박 브랜드인 ‘에어비앤비’에서도 심심치 않게 사고가 터진다. 운영망의 확대 이전에 치안과 식품 안전에 대한 시스템 구축이 먼저다. 바꿔야 한다.

이번 정부 발표 정책 중 가장 칭찬할 만한 대목은 바로 관광통역안내서비스 부분이다.
수요 대비 공급이 턱없이 부족했던 소수어 관광통역안내사를 위한 시험 합격 기준 완화가 그것으로 그동안 중국 인바운드를 제외한 소수 언어 관광통역안내사는 자격증 소지가가 매우 부족해 불법 가이드가 판을 쳐 왔다.

정부에서 범죄자를 양산하는 꼴 이었다. 관계 여행사 역시 이 부분에 대한 애로가 많았지만 스스로를 범죄자로 인정해 버리는 것이라 ‘벙어리 냉가슴’이었다. 하지만 이번 정책 변화는 소수언어 인바운드 여행사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한시적이긴 하지만 여행업등록 기준 완화 방침은 업계 이기주의와 정부의 일자리 창출이 부딪치는 부분으로 매우 민감한 사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인·아웃바운드 등 업체 수는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먹을거리는 한정돼 있는데 업체 수만 대책없이 늘어나면 이른바 ‘대략 난감’이라는 표현 일색이다.

자유시장경제 체제에서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정부의 적절한 조절 능력을 보여줘야한다.
자칫 ‘먹튀’ 업체만 양산하는 정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정부 발표만을 놓고 보면 그동안의 정책 중 가장 괜찮은 내용을 담았다.
더 다듬고 업계 현장의 목소리가 더 반영되기를 기원해보며 이번 정책은 100점 만점에 80점이다.

이정민 기자  ljm@travel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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